“기독교 영성은 하나님과 함께 기뻐하는 것”
“기독교 영성은 하나님과 함께 기뻐하는 것”
  • 정성경 기자
  • 승인 2019.09.19 1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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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본래 ‘묵상적 존재’
현대사회에서 기독교 영성이란
현 시대방향에 편승되지 않고
다른 삶을 상상할 수 있는 능력
김기석 목사는 “하나님과 함께 기뻐하는 것”이 기독교 영성이라고 했다. 정성경 기자

현대사회의 특징으로 흔히 공업화, 도시화, 전문화, 대중 사회화, 정보화 등을 꼽는다. 기독교 영성학계에서 종교의 맥락 속 공간과 장소의 본질과 영성 일반을 연구해 온 필립 셸드레이크(Philip Sheldrake)는 지난 해 12월에 출판한 ‘도시의 영성’에서 “현대 서구 도시들에서, 사회적 혜택을 받지 못하는 사람들을 포함한 모든 부류의 사람들은, 꾸준히 신체적 따스함이나 정신적 위로 혹은 그들이 분명히 정의할 수 없는 보다 영적인 무언가를 찾아서 도시의 거리들로부터 교회 안으로 들어간다”며 교회라는 ‘장소와 신성함’에 대해 설명한다. ‘삭막함’으로 표현되는 도시에서도 사람들은 ‘교회’에 대해 여전히 기대하고, 기독교인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교회와 기독교인을 싸잡아 욕을 하는 이유가 기대와 다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기독교인에게 있어서 ‘영성’은 무엇이며, 어떻게 발현되어야 하는가.

가을이 시작되는 길목에 현대사회와 기독교 영성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는 강좌가 청파교회 김기석 목사와 전 장로회신학대학교 영성학 교수이자 모새골공동체교회 유해룡 목사를 강사로 지난 5일 미래목회와 말씀연구원에서 열렸다.

김기석 목사는 “역사에서 어느 방향으로 보기 위해서는 과거를 제대로 봐야 된다”며 “가속화된 시간을 살면서 인간답게 산다는 것은 무엇인지 고민해봐야 한다”며 강의를 시작했다. 김 목사는 “‘왜 나는 없지 않고 있는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는 하나님께서 창조하셨을 때를 생각해봐야 한다”고 했다. “하나님께서 동물들을 아담 앞에 부르신 것은 함께 경탄하기 위해서”라고 말한 그는 “인간이 가지고 있는 존재론적 쓸쓸함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이 하나님이 창조하신 세상을 보며 그 기쁨에 동참하는 것”이라고 했다. 또한 “하와를 갈비뼈로 창조하신 것은 인간은 상호귀속된 존재라는 것”이라며 “‘인간은 너 없이 존재 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려 준다”고 말했다. 그런데 “이런 근원적인 사실을 잊게 만든 게 ‘죄’”라고 했다.

김 목사는 “하나님께서 인간에게 던진 첫 번째 질문이 ‘네가 어디 있느냐’인데 마주봄의 관계에서 등돌림의 관계로 바뀌는 것을 볼 수 있다. 에덴동산 이후 인간의 삶은 언제나 자아를 강화하고 자기중심의 삶을 사는 것이었다. 그래서 인류의 첫 번째 살인자가 된 가인은 타인의 행복에 공감할 수 있는 능력이 없었다. 아벨의 제사를 받으시는 하나님을 용납할 수 없었던 가인은 하나님의 사랑받는 자를 제거함으로 하나님께 보복했다”며 “함께 살라고 지었던 형제자매들에게 가하는 폭력은 하나님을 향한 변형된 복수심일 수 있다”고 했다. 하나님과 기뻐 할 수 있는 능력이 사라진 인간은 자신의 존재를 통해서가 아니라 존재자들을 통해 자아를 확보하려 한다. 자신을 포장하기 위한 재료들을 필요로 하지만 한정되어 있기에 다른 이들과 경쟁이 내면화되면서 타자의 아름다움에 기쁨을 누릴 수 있는 능력이 부족해지고, 타락하게 된다.

에덴동산 이후 하나님께서 가인에게 물었던 ‘네 동생은 어디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김 목사는 “이는 곧 동생으로 상징되고 있는 사회적 약자들을 품고 돌봐줄 수 있을 때 인간답다”고 했다. 그는 “‘네가 어디 있느냐, 네 동생은 어디 있느냐’라는 질문, 즉 이중적 책임을 다할 때 참다운 인간으로 되어가는 것이고 그게 곧 거룩”이라며 “항상 내 삶을 하나님 앞에서 돌아볼 수 있어야 된다”고 했다. 또한 레위기 25, 26장의 안식년과 희년법 등을 예로 들며 “기독교 영성은 우리가 살고 있는 제도가 하나님의 법을 어떻게 이룰 수 있도록 할 것인가, 우리가 어떻게 살 것인가까지 주목하는 것에 있다”고 덧붙였다.

김 목사는 “자본주의 세상에서 인간의 욕망은 자기를 강화하기 위해 하나님으로부터 멀어지게 한다. 끊임없이 행복이라고 하는, 누릴 수 없는 환상을 심어준다. 적어도 영성을 지향하는 삶이란 돈이 행복을 줄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허구인지, 자본주의가 우리에게 보여주는 행복의 신기루 너머를 보며 다른 삶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다른 사람들에게 입증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겨자씨 비유를 설명하며 “예수가 보여준 진실한 행복이라는 것은 겨자 풀처럼 보잘 것 없어 보여도 함께함의 기쁨을 맛보는 것, 그것이 바로 하나님 나라이자 생명의 삶”이라고 했다.

이어 김 목사는 “우리가 지향해야 하는 진정한 영성은 내가 하나님 앞에 서있다는 사실, 그리고 타자에 대한 책임을 져야한다는 사실을 일깨워준다”며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가 우리를 이끌어가는 방향의 삶이 아닌 다른 삶을 상상할 수 있는 능력이 영성”이라고 강조했다.

유해룡 목사는 “현대영성은 일상의 영성”이라고 정리했다. 유 목사는 “영성은 인간학”이라며 “인간은 하나님과 관계를 배제하고 참된 인간의 의미를 정의하거나 이해할 수 없고, 인간의 영은 하나님과의 어떤 연관성 아래에서 이해하고 경험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럼에도 신학이나 신앙적 접근을 통해서 인간의 영적상태를 탐구하는데 한계가 있기에 영성을 이해하기 위해 사회학, 인류학, 경제학, 정치학 그리고 심리학과 관련시켜야 하며, 형이상학(철학)의 도움도 받아야 된다고 봤다.

현대사회 영성의 특징으로 성직과 세족적 일의 상관관계가 있다고 했다. 유 목사는 “기독교적 신학을 일상적 삶에서 실현해 낼 때 그것을 기독교 영성이라고 한다”며 ‘성육신 영성’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요한계시록 21장 1절, 2절 말씀을 바탕으로 “하나님이 사람이 되셨다는 성육신 신학의 지향점은 하늘과 당의 통합과 일치”라며 “성육신적인 영성은 우리의 일상 삶으로 파고 들어왔다”고 했다.

유 목사는 일상의 영성을 실천하는 방법들로 묵상의 삶과 성무일과(聖務日課)를 소개했다. 묵상의 삶을 위해 먼저 ‘서두름과 머무름’을 강조했다. 그는 “묵상의 기본적 자세는 능동적인 훈련이라기보다 수동적인 받아들임”이라며 “절대자의 주도권에 마음을 개방하고 받아들임으로써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부름과 요구와 목적들을 분별하고, 그것들에 응답하며 살아갈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묵상의 원리로 ‘묵상적 존재’를 설명하며 “하나님으로부터 멀어질 수 있는 ‘원심력’과 하나님을 향한 ‘구심력’이 있는데, ‘묵상적 삶’이란 존재(하나님)를 향한 구심력을 항상 확인하면서, 창조활동(원심력)을 하는 사람들의 삶의 유형을 말한다”고 했다. 또한 제2바티칸 공의회 문서에 나온 성무일도(초대 그리스도교 전통을 따라 낯과 밤의 온 과정이 하나님께 대한 찬미로 말미암아 성화되도록 조직되어 있다)를 소개하며 “그리스도 예수를 시간과 공간 안으로 깊게 끌어들여 함께 살아가는 삶을 지향하는 일과표”라고 설명했다.

“현대사상 자체가 통합적이고 일상적”이라고 말한 유 목사는 “도시 한 가운데의 영성, 활동 속에서의 영성, 도시 속에서의 성무일과 등 삶의 태도의 의식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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