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신학대, 패러다임의 전환 필요
위기의 신학대, 패러다임의 전환 필요
  • 정성경 기자
  • 승인 2018.08.31 0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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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만큼 뜨거운 신학대 문제, 해결 방법은?

지난 23일 교육부가 발표한 ‘2018년 대학 기본역량 진단’에서 부산장신대가 국가장학금과 학자금 대출을 받을 수 없는 ‘재정지원제한대학(Ⅱ유형)’에 들었다. 323개 대학교를 대상으로 진단한 결과 11개 대학교 중 유일한 신학교였다. 신학대를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과연 문제와 해결방안은 무엇인지 옥성삼 교수(연세연합신학대학원 책임교수)의 사회로 정덕주 목사(한들출판사 대표), 김대진 교수(고려신학대학원 설교학 외래교수), 김혜령 교수(이화여대 교양학부 기독교윤리학 교수)가 좌담회를 통해 의견을 나눴다.

-신학대와 관련해 문제제기를 하는 사람들이 많다. 대체로 어떤 내용들인가?

정덕주 : 신학교가 존재해야 하는 이유를 보면, 먼저 신학 하러 온 사람들이 평생 살아갈 직업인으로서 오는 건지 자기가 믿는 신학에 근거해 소명인으로 오는 건지 살펴봐야 한다. 신학생들을 보면 신학 교수의 영향을 받고 신학을 하는 사람은 없다. 오히려 현장 목회자들의 영향을 받고 신학교에 들어오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현재 신학교는 소명을 가진 사람을 교육을 시키는 것인가 직장인으로서 목회자를 양산하고 있는가. 본질적인 문제보다 어떻게 신학교를 운영할까 고민하는 것이 현실이다. 교수들 월급주려고 학교를 운영하는 것 같다. 신학대의 통폐합을 실행하지 못하는 이유도 이것 때문이다.

김대진 : 신학교 교수들은 “난 잘 가르쳤는데 목사들이 목회 현장에서 엉터리로 해서 그렇다”라고 말하고, 목사들은 “신학교에서 가르친 게 뭐 있냐”고 말한다. 신학회 어떤 모임에 가도 “결국 우리가 목회자들을 잘못 양성했기 때문”이라고 반성하고 신학이 제대로 된 건지 다시 한 번 연구하고 새롭게 하자는 Reformed theology(개혁신학)의 정신이 없다. 신학에 개혁이 없기 때문에 교회 개혁도 없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1994년까지 진행됐던 아파르트헤이트(Apartheid) 정책(흑백분리정책)을 보면, 그 정책의 철학과 종교적 신념을 제공한 것이 화란개혁교회 총회 직영신학대이면서 3대 국립대학에 속했던 스텔렌보쉬대학교(Stellenbosch University) 신학자들이었다. 넬슨 만델라 대통령과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던 드 클락(F.W. de Klerk) 대통령은 화란개혁파 목회자였다. 백인정권의 마지막 대통령이었던 그는 흑인차별정책으로 인해 나라가 이상해진 것을 깨닫고 신학적 고민을 시작했다. 그러면서 스텔렌보쉬대학을 중심으로 “The Theology of Suspicion”이라는 반성의 신학이 시작되었다. 과연 우리의 신학이 하나님 말씀에 맞는지, 신학 자체를 점검하기 시작한 것이다. 1994년 만델라 대통령 정권이 들어서면서 흑백분리정책의 철학을 제공했던 스텔렌보쉬대학의 신학이 위기에 처할 줄 알았지만 오히려 반성의 목소리로 신학적 개혁을 이루면서 수많은 학생들이 몰려왔다. 핍박받던 흑인들이 교회에 오지 않을까 우려했던 것과 달리 현재 남아공의 크리스천 비율은 85%가 넘는다.

김혜령 : 신학자와 목회자들이 서로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 같다. 목회자들은 신학자들에게 왜 적용할 수 없는 신학을 하느냐는 입장이고, 신학자의 관점에서는 전도학, 설교학, 선교학 같은 학문 실천 영역이 제한되어 있다. 신학은 학문이기 때문에 의심이 있을 수밖에 없다. 이미 신학교 안에서 의심의 신학을 하는 분들이 있는데 그 안에서 답을 얻고 목회자도 양성해야 된다.

대부분의 학문들이 서구에서 들여와서 소개하고 권력을 만드는 것이 문제다. 신학자들 중에서 교회 환경을 잘 안다는 것은 신학자로서 실천영역을 잘 안다는 것이다. 외국에서 공부한 것을 한국 사람들이 알아듣게 한국적인 언어로 표현할 수 있고, 한국적인 사상으로 발전시키는 소수의 좋은 신학자들이 필요하다. 신학교마다 한 두 명만 있어도 영향을 끼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큰 언어와 사상을 가진 신학자들이 나올 수 있도록 시스템과 실천적 프로그램이 있으면 좋겠다.

신학교, 소명인을 키우나 직업인을 키우나

신학의 개혁은 곧 교회의 개혁으로부터

재구조화로 혁신·변화하는 것이 관건

-어떻게 해결해야 될까?

정덕주 : 신학대에 대해 고민하고 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는 머리가 있어야 되는데 없다. 교회문제도, 현실적인 문제들도 현장이 아닌 중앙이나 신학교가 이런 역할을 해줘야 한다. 신학대가 살아남기 위해 자체적으로 줄여나가긴 하겠지만 생명을 연명하기 위해 입학 기준에 있어 자격미달인 사람들도 선발하면서 이들이 현장에 나가는, 악순환이 증폭될 것이다. 교육을 교수들에게만 맡기면 안된다. 팀티칭이 필요하다. 팀티칭을 통해 현장과 소통하고, 교회 지원을 받을 수 있다.

김대진 : 신학적 반성이 필요하다. 신학대 문제는 시간이 가면 해결 될 것이다. 내부적으로나 자체적으로 현실에 맞게 구조조정이 되어가고 있다. 하지만 그동안 한국교회는 죽어나갈 것이다. 그게 문제다. 한국교회 개혁은 신학교 개혁, 교수 개혁 그리고 반성의 신학이 필요하다.

신학교 개혁을 교회가 해야 되는데 교회 자체가 문제다. 그렇다면 신학자, 교수가 해야 한다. 더 공부하고 선택받고, 혜택을 받았기 때문에 교수들이 바뀌어야 한다. 교수들이 바뀌지 않는 한 대학을 바꿀 수 있는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칼빈의 기독교 강요는 로마 카톨릭의 횡포라는 현장 속에서 나온 실천적 책이라고 생각한다. 로마교의 교리적 주장에 반박 하면서 개혁교회 성도들을 지키기 위한 것이다. 현장의 컨텍스트(Context)를 빼고 신학하려고 하는 것 자체가 문제다.

옥성삼 : 신학대 문제를 통·폐합이나 사이즈를 줄이지 않아도 재구조화로 해결할 수 있다. 장신대 같은 경우, 하나의 대학인데 캠퍼스화 해서 역할 분담을 하면 된다. 현재는 목회자 양성이 85% 차지하고 있는데 과감하게 절반으로 축소해야 한다. 그래서 30% 정도는 목회자 재교육을 해야 한다. 재교육에 대한 재원은 각 교회나 시찰회, 노회가 감당할 수 있을 것이다. 평신도 같은 경우, 음악, 미술, 영어, 사회복지 같은 전문사역을 신학교에서 진행하면 된다. 이렇게 하면 교수 그룹이 강의하고, 연구하고, 현장 목회를 돕는 그룹으로 각각 나눠진다. 지금도 연구교수를 30% 정도 두고 있는데, 신진·시니어·목회자 양성·재교육·각 분야별 전문 그룹으로 나누면 된다. 한국은 3분의 2이상 등록금에 의존하고 있는데, 교회와 교단, 기업으로부터 적극적으로 후원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김혜령 : 교수들에게 있어 생계에 관련된 일이기 때문에 소명론으로 신학대를 통·폐합하는 것은 힘들다. 현실적인 접근과 정치적 조율이 필요하다. 이들을 설득해나가고 현실적인 대안들을 만들어가는 신학교의 좋은 리더십이 필요하다. 만약 통·폐합이 필요하다면 총회 차원에서 손실이 나는 만큼 과감하게 투자해야 한다. 교수에게 소명 탓하며 희생하라고 하는 것은 무책임하다. 어느 누구도 손해보지 않으려고 하면서 누군가의 생존권을 박탈하는 것은 협상이 아니다.

신학은 3년 과정으로 끝낼 수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목회자 재교육이 필요하다. 교회와 신학교가 대등하거나 협력관계가 된다면, 좋은 신학자들과 소통하고 교육받을 수 있을 것이다. 신학교가 중요한 이유는 목회에 있어 원천이 되기 때문이다. 신학적으로 내가 변해야 된다는 생각을 가지지 못하고 결단 없이 깊이 고민하지 않으면 자멸할 것이다. 중요한 것은 시대마다 문제가 있을텐데 하나님 나라의 긴박성 안에서 고민하는 것이 중요하다. 위기의식을 느끼는 하나님의 사람들이 필요하다. 신학은 목회자가 되기 위해 해야 되는 자격증이 아니라 평생 해야 되는 것이다. 배우는 사람은 먼저 질문하고 답해봐야 한다. 자기 신앙에 대해 혁신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정덕주 : 물리학자인 리처드 파인먼은 “답 없는 질문은 두렵지 않지만, 질문 없는 답은 너무나 두렵다”라고 말했다. 목회자들이 자기 언어로 말할 수 있는 실력을 갖춰야 한다, 책임은 결국 목회자에게 있다. 공부해서 자기가 성장해야 한다. 자기 확신과 신앙, 믿음은 자기를 부인하고 넘어서는 것이다. 신앙, 믿음이란 자기혁명이다. 자기를 넘어서는 것이다. 강단에서 바뀌어야 한다. 목회자가 신앙인으로서 목사로서 자기 정체성 존엄성, 자긍심을 가지고 변해야 한다. 목회자가 성장하지 않으면, 내부에서 변화하지 않으면 안 된다.

왼쪽부터 김대진 교수, 정덕주 목사, 김혜령 교수, 옥성삼 교수
왼쪽부터 김대진 교수, 정덕주 목사, 김혜령 교수, 옥성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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