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추 목사 이춘식의 마을목회 이야기
배추 목사 이춘식의 마을목회 이야기
  • 박세홍 지역기자
  • 승인 2018.04.28 16: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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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담호 수몰민의 아픔을 위해서 시작한 일
경관농업으로 농촌 지역경제 이끌어

마을과 함께 한 29

마을목회의 모범적 사례로 손꼽히는 전북 진안 배넘실교회 이춘식 목사를 만났다. 30년 동안의 지친 도시 생활에서 맑고 평화로운 시골을 동경하였고, 농촌 사역을 할 기회가 주어진 것이 하나님의 응답이라 믿었던 이 목사는 19908, 지금의 교회에 부임했다. 부임한 첫날 밤, 벼 익는 향기와 풀벌레들의 소리, 쏟아지는 별빛 사이를 날아다니는 반딧불이, 남북으로 펼쳐진 은하수는 아직도 생생하다고 한다.

전북 진안 배넘실교회 이춘식 목사
전북 진안 배넘실교회 이춘식 목사

 

배추 목사가 되다

하지만 도시 촌놈의 로망은 바로 깨졌다. 마을에는 차 한 대가 다니지 않을 정도로 경제적으로 어려웠으며 그해 배춧값이 한 포기에 80원까지 떨어지는 일이 발생했다. 농민들은 배추를 그대로 갈아엎었고 이를 본 이 목사는 충격에 빠졌다. 그리고 그 즉시 트럭을 빌려 배추를 싣고 도시로 나갔다. 지인, 교회, 아파트를 돌아다니며 배추를 팔았다. 목사가 이런 일까지 해야 하냐며 주변에서 만류도 있었지만, 마을 사람들에게 제값을 받아줘야겠다는 일념뿐이었다. 그렇게 배추 목사라는 별명이 붙었다.

 

강도 만난 자를 외면할 수 없었다

1990년대 후반 용담댐이 완공되고 수몰되기 시작했다. 수몰로 이익을 본 마을 주민은 극히 일부였다. 대부분 땅문서도 없이 남의 땅을 경작하는 사람들이어서 거의 빈손으로 쫓겨났다. 배운 것이라고는 농사밖에 모르는 사람들은 정부에 제대로 대응할 수 없었다. 이 목사는 이들의 아픔이 강도 만난 자처럼 느껴졌고, 이 상황에 눈 감을 수 없었다. 그렇게 약자를 위해서 일하다가 오해도 생기고 반대파도 생겼다. 이들은 노골적으로 이 목사를 공격했다. 목사가 험한 말을 듣고 도저히 목회를 지속할 수 없었다. 그렇게 교회를 떠나기로 마음먹었을 때, 모친의 장례가 있었고 마을 전 주민들이 찾아와 물심양면으로 장례를 도왔다. 그 후, 농민들의 고단한 삶을 생각하면서 이들의 행복을 위해 마을에 남아 사명을 감당하기로 마음을 고쳤다.

용담댐 수몰민과 함께
용담댐 수몰민과 함께

 

자립 경제공동체가 답이다

날이 갈수록 이상 기후가 빈번하게 나타나면서 안전한 먹을거리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저명한 의료분야 지도자는 이 목사와의 대화 중에 ‘6년 전만 해도 건강을 위협하는 가장 높은 농산물은 담배였지만 지금은 오염된 음식이다라고 말했다. 기업과 식당에서 음식의 단가를 맞추기 위해서 GMO와 같은 유전자 변이 식품을 사용한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 때문에 농촌은 점점 어려워지고, 젊은이들은 소득이 되지 않다 보니 농촌을 떠나게 되었다. 이를 극복하려면 적당한 노동과 만족할 만한 경제소득을 얻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야 한다. 독일과 프랑스의 농촌을 견학하여 배운 것은 방문객이 필요한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아름다운 경관을 개발하여 관광객을 유치하여 생산된 농산물을 가공해서 팔고, 농가 레스토랑을 활용하여 요리해서 팔고, 숙박과 체험시설까지 갖추어 머물 수 있는 환경을 갖추고 있었다.

지역 축제를 활성화했다. 진안 배넘실 축제 중에서
2010년 진안 배넘실 축제

 

경관농업의 기적

그래서 시작한 것이 배넘실 통일 유채꽃 축제였다. 수몰민들이 떠나고 잡초가 무성하게 자라는 오만 평의 국유지를 매일 오가며 아쉬운 마음으로 바라보다가 기도하던 중에 주님께서 유채꽃과 해바라기를 심도록 영감을 주셨다. 이 일을 추진하기 위해 진안군과 용담댐수자원공사 관리단과 협의를 통하여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 통일 해바라기와 유채꽃 농장을 조성할 수 있었다. 작년부터 개최된 유채꽃 축제는 올해도 54일부터 2주간 전북 진안 상전면 배넘실마을에서 평화적 통일을 기대하며 열릴 예정이다. 작년에 이 축제에 오만 명의 관광객이 방문했고 마을에서 생산된 농산물과 통일을 염원하며 만든 해바라기 가공품을 '통일해바유'라는 브랜드로 판매했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소득이 발생했고 마을 사람들은 더욱 행복한 꿈을 꾸게 되었다.

용담댐 주변 5만평 위에 펼쳐진 유채꽃밭
용담댐 주변 5만평 위에 펼쳐진 유채꽃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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