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성의 날 특집] 강명옥 전도사(사랑의교회) “세상이 알아주지 않아도 하나님만 다 아신다면 끝난 것”
[세계 여성의 날 특집] 강명옥 전도사(사랑의교회) “세상이 알아주지 않아도 하나님만 다 아신다면 끝난 것”
  • 김유수 기자
  • 승인 2021.03.12 09: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회복의 경험으로 주님 위한 삶 결심
옥한흠 목사 곁에서 여러 사역 담당
16,000여 명의 제자교육 수강생 배출
“여성 사역자들에게 억울함이 많겠지만
하나님께 초점을 맞춰 사명 따랐으면”

사랑의교회(오정현 목사) 제자훈련 전문가 강명옥 전도사는 신실하게 신앙생활을 했던 외할머니로부터 영향을 받아 신앙생활을 시작했다. 고등학교 무렵엔 아버지의 인도로 여의도순복음교회에 출석해 영적 훈련을 받았다. 그러다 대학교를 졸업할 무렵 폐결핵을 앓고 죽을 고비를 수차례 넘기면서 죽으면 천국이고, 살려주신다면 평생 주님의 일을 하겠다고 기도했다. 기적같이 회복한 그는 신학을 해야겠다고 결심했고 개혁주의 보수신학자들을 만나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에 입학했다.

강 전도사는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에서 교수로 있던 옥한흠 목사를 만났고, 졸업할 시기에 옥 목사의 요청으로 막 개척한 사랑의교회에서 유치부를 섬겼다. 그후 강 전도사는 교회에서 풀타임 사역자가 되자마자 가장 먼저 아버지를 찾아갔다. 장로였던 그의 아버지는 딸이 신학을 하기보다는 좋은 남자를 만나 결혼해 살기를 원했다. 그래서인지 그가 신학을 시작하겠다고 했을 때 일절 학비을 지원해주지 않았다. 그는 아버지 도움 없이도 딸이 어엿한 사역자가 됐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런데 풀타임 사역자가 되어 나타난 딸에게 아버지는 대뜸 같이 기도하자고 말했다. 그의 아버지는 딸이 신학을 하겠다고 한 뒤 딸에게 줄 학비, 생활비, 책값을 모두 교회에 헌금하면서 “주님이 쓰실만한 종이면 쓰시고, 아니라면 돌아오게 해달라”고 기도해 왔다고 고백했다. 그리고 “너는 주님이 쓰실 종인 것 같으니 섬기게 된 사랑의교회를 남편으로 생각해라”고 격려했다. 이후로 강 전도사는 남편 같은 사랑의교회를 위해 평생을 헌신했다.

개척한 2층 교회에서 건물관리와 화장실 청소, 강사들 식사 대접에 이르기까지 교회 모든 자질구레한 일들을 도맡아 했지만, 한 번도 그 일이 힘들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리고 누가 시키지도 않았지만 옥한흠 목사의 설교 후고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으로 1년간 옥 목사의 모든 설교를 녹음해 정리, 요약하는 작업을 시작 했다. 옥 목사는 “하라는 일이나 하지 힘들게 시간 낭비를 한다”고 말렸지만, 그는 아랑곳하지 않고 “사람은 역사성이 있어야 합니다. 나중에 목사님 설교집이 나와서 누가 읽을지 어떻게 아세요?”라고 답했다. 그리곤 도서관학을 익혀 교회의 역사인 주보와 교회 초창기 개척 예배 자료 등을 모두 체계적으로 정리했다. 아니나 다를까 곧 이동원 목사(지구촌교회)가 옥 목사의 설교를 모아 설교집을 내자고 제안했고, 강 전도사가 정리한 설교자료를 바탕으로 설교집 ‘고통에는 뜻이 있다’가 출판됐다. 이후로도 수많은 옥한흠 목사의 책들이 그가 정리한 자료를 바탕으로 발간됐다.

제자훈련은 방법이 아니라 ‘목회 철학’이요, ‘정신’

사랑의교회는 80년대에 엄청난 부흥을 경험했다. 하지만 개척과 부흥, 교회 건축 과정에 문제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교회 건축 중에 지붕이 무너져 사람이 다치기도 했고, 건축사가 부도가 나서 큰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이런 숱한 위기에도 사랑의교회가 모든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었던 힘은 ‘제자훈련’에 있었다. 옥한흠 목사는 평생 한 사람 한 사람을 제자로 키우는 교육과 전도에 집중했다. 당시까지만 해도 제대로 된 제자훈련 교재가 없었지만, 제자훈련은 방법이 아니라 ‘목회 철학’이요, ‘정신’이라는 신념으로 한국 교회에 제자훈련을 개척해 나갔다. 자료를 모아 교재를 만들고 직접 제자훈련 세미나를 개최했다. 그런데 8차 제자훈련 세미나를 앞두고 옥 목사가 그만 쓰러지고 말았다.

병상에서 옥 목사는 항상 옆에서 제자훈련 자료를 정리하고 함께 교제를 만들었던 강 전도사에게 강의안을 만들어오라고 했다. 그리고는 그에게 이번 세미나에서 강의하라고 했다. 강 전도사가 “제가요?”라고 물었더니 옥 목사는 “그래 네가”라고 답했다. 당시 강 전도사는 34살의 여성 전도사였고, 세미나를 들으러 올 80여 명의 목회자들은 모두 남성 담임목사들이었다. 평소 평신도 훈련은 많이 진행했지만, 예장 합동이라는 보수 교단에서 여전도사가 남성 목사들 앞에서 강의하기에는 너무도 부담스러웠다. 당장 교회 부목사들부터 목사님께 못하겠다고 말하라 했다. 그래서 몇 차례 찾아가 말했더니 옥 목사는 “누가 뭐라 하더냐?”라고 물으며 상황을 알아챘다. 그때 “왜 내가 ‘사람’의 눈치를 보지?”라는 생각이 들어 담대하게 강의를 맡겠다고 말했다. 그 강의를 마친 강 전도사는 이후 브라질과 일본 등에서도 세미나를 이어가며 9차부터 116차까지 세미나에서 단 한 번도 빠짐없이 강의를 진행했다. 그가 참여한 제자교육 세미나는 누적 16,000여 명의 수강생을 배출했다.

강 전도사는 여성 목사 안수를 허락하지 않는 예장 합동 교단 안에도 하나님이 남녀를 만드신 것은 이 둘의 역할이 다르기 때문이고, ‘시대는 변해도 성경은 변하지 않는다’는 신념이 있었다. 그래서 다른 교단 목사들이 와서 목사 안수를 받고 같이 일하자고 해도 흔들리지 않았다. “하나님이 왜 나를 여자로 지으셨을까. 창세기에서 여자를 지으실 때에 돕는 배필이라고 하신 것을 보면 여자를 만드심은 분명 남자의 부족한 부분을 하나님이 주신 지혜로 도우라는 뜻라고 생각한다. 사실 돕는 자가 더 높은 자다. 남성들이 큰 것을 본다면, 여성들은 세밀한 것들을 돌볼 수 있다. 교회의 70%가 여성 성도들이니 여성 사역자들은 여성도들의 힘든 부분을 파고 들어가야 한다. 21세기엔 성폭력, 성추행이 대두되는데 이런 때에 여성 사역자들이 해야 할 일이 정말 많다. 상담과 심방, 여성 성도들의 제자훈련을 위해서는 여성 사역자들이 더 활발하게 활동해야 한다.”

하나님께 초점을 맞춰 사명 따라 살아가면아버지께서 안아주시면서 잘했다, 고생했다고 말해주시는 날이 반드시 올 것

많은 이들의 신뢰를 받으며 제자훈련 전문가로 우뚝 선 강 전도사지만 여성 사역자로서 힘든 일이 없었던 것은 결코 아니다. 그가 처음 교회에서 제자훈련을 시작했을 때 첫 제자반에서 맡았던 30-50대 아주머니들은 질문을 해도 대답조차 하지 않고 그를 투명인간 취급했다. 그럴 때면 청계산 기도원을 찾아가 기도했다. 그렇게 3개월이 지나니 그들은 강 전도사를 제자반 선생으로 인정했다. 처음 그들은 “저 어린 것한테 뭘 배우나? 부부싸움, 애 키우는 것, 시어머니 얘기, 시댁 얘기도 못 하는데…”라는 생각이었다고 했다. 그런데 강 전도사와 같이 기도할 때만 되면 자신들도 모르게 눈물이 났고 그 기도의 힘에 3개월 만에 KO 당해 그를 제자교육 선생으로 받아들였다.

“너무 힘들 때면 청계산 기도원에 내가 ‘강명옥 바위’라고 이름 지은 바위 앞에서 기도했다. 접이식 방석을 들고 올라가서 울며 기도하는데 입에서 피가 나왔다. 그때 저기 멀리서 하나님이 ‘내가 다 안다. 내가 다 보고 들었다’라고 하시는 말씀이 들렸다. 하나님만 아신다면 끝난 것이다. 그래서 너무 힘들어 무너질 것 같았던 순간이 하나님 앞에서 정리됐고 앞으로 설렘으로 하나님이 나를 통해 이루시는 일을 보겠다고 약속했다. 다른 여성 사역자들에게도 말로 다 못 할 불이익과 억울함이 많겠지만 하나님은 그것을 다 알고 계시고, 다 보고 계신다. 사람에게 초점을 맞추지 말고 하나님께 초점을 맞춰서 사명에 따라 살아가면 하나님 아버지께서 안아주시면서 잘했다, 고생했다고 말해주시는 날이 반드시 올 것이다.”

 

가스펠투데이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Array ( [0] => Array ( [0] => band [1] => 네이버밴드 [2] => checked [3] => checked ) [1] => Array ( [0] => talk [1] => 카카오톡 [2] => checked [3] => checked ) [2] => Array ( [0] => facebook [1] => 페이스북 [2] => checked [3] => checked ) [3] => Array ( [0] => story [1] => 카카오스토리 [2] => checked [3] => checked ) [4] => Array ( [0] => twitter [1] => 트위터 [2] => checked [3] => ) [5] => Array ( [0] => google [1] => 구글+ [2] => checked [3] => ) [6] => Array ( [0] => blog [1] => 네이버블로그 [2] => checked [3] => ) [7] => Array ( [0] => pholar [1] => 네이버폴라 [2] => checked [3] => ) [8] => Array ( [0] => pinterest [1] => 핀터레스트 [2] => checked [3] => ) [9] => Array ( [0] => http [1] => URL복사 [2] => checked [3] => ) )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종로구 효제동 298-4 삼우빌딩 402호
  • 대표전화 : 02-742-7447
  • 팩스 : 02-743-7447
  • 청소년보호책임자 : 최상현
  • 대표 이메일 : gospeltoday@daum.net
  • 명칭 : 가스펠투데이
  • 제호 : 가스펠투데이
  • 등록번호 : 서울 아 04929
  • 등록일 : 2018-1-11
  • 발행일 : 2018-2-5
  • 발행인 : 채영남
  • 편집인 : 박진석
  • 편집국장 : 류명
  • 가스펠투데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가스펠투데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ospeltoday@daum.net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