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유가족을 위한 행사 열어
지난 1일,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도림감리교회(장진원 목사)에서 자살유가족들을 위한 행사가 열렸다. 라이프호프(대표 조성돈)가 주최한 이번 행사는 성경 공부 세미나와 추모 예배로 진행됐다.
세미나에서는 자살유가족 중 한 명인 윤 집사(가명)가 주도해 만든 <로뎀나무 아래에서>라는 성경 공부 교재를 소개했다. 본 교재는 성경의 이야기들을 유가족 특유의 시각으로 해석하고 나눌 방법과 유가족들의 상황과 마음을 나눌 수 있도록 구성됐다. 저자는 “자살유가족들은 보통 교회 공동체로부터 상처를 받고 떠나는 경우가 많은데, 이 교재를 통해 다른 크리스천 유가족들이 좀 더 쉽게 교회에서 겪었던 아픔과 상처를 치유하고, 말씀 안에서 회복할 수 있길 바란다”며 집필 목적을 밝혔다.
이어진 추모 예배에서는 먼저 고인들을 기억하는 시간을 가졌다. 고인들의 이름을 부르며 생전의 모습을 추억했다. 설교를 맡은 라이프호프 대표 조성돈 목사는 ‘슬퍼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라는 제하의 설교에서 윤동주 시인의 ‘팔복’이라는 시를 소개하며 진정한 위로에 관해 이야기했다. 또한 ‘애통은 사랑하는 사람을 죽음으로 읽은 깊은 애도의 슬픔이다’라고 설명하며 ‘애통해하는 자는 위로함을 받을 것이요’라는 말씀으로 유가족들에게 위로를 전했다.
성경 공부 세미나와 추모 예배는 현장과 함께 온라인으로 중계됐으며 25개의 가정이 참석했다. 이번 행사에 참여한 유가족 중 한 명은 “9년 전 가족을 떠나보내고 교회에 실망하고 상처받았던 모습이 떠올랐다. 유가족을 위한 예배와 위로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는데 지금 제가 이 자리에 와있다”고 말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2019년 통계청의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자살률은 경제협력개발기구(Organization for Economic Co-operation and Development, OECD) 국가 중 가장 높다. 하루 평균 37.5명이 극단적 선택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살 자체도 문제지만 기독교인 자살자 유가족의 경우엔 더 큰 고통에 시달린다. 가족 상실과 기독교식 장례 금지, 구원 문제, 교회 공동체의 불편한 시선 등 많은 고통과 아픔 속에서 살아가는 유가족들에게 이번 세미나와 예배가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었길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