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장신대의 특별한 졸업생
한일장신대의 특별한 졸업생
  • 박세홍 객원기자
  • 승인 2018.02.10 11: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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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장신대 제57회 학위 수여식
가족 7명이 한일장신대 동문
'한일모범상'은 87세 만학도 오점녀 씨에게

지난 2월 9일 오전 11시, 한일장신대학교(총장 구춘서)에서 제57회 학위 수여식이 거행됐다. 이날 학위 수여식에는 대한예수교장로회(통합) 총회장 최기학 목사(상현교회)가 '거룩한 교회, 다시 세상 속으로'라는 주제로 말씀을 전했다. 최 목사는 “하나님께서 독생자를 보내주셔서 사랑하신 것 같이 우리 모두 세상에 나가 더 사랑하며 섬기는 인재들이 되자”고 당부했다.

이번 수여식에서는 학사 195명, 석사 106명, 박사 15명 등 총 136명이 학위를 받았다. 4년 전 신설된 간호학과는 올해 첫 졸업생 32명을 배출했다.

특히 이번 졸업식에는 특별한 사연을 가진 이들로 인해 졸업식의 감동이 더해지며 참석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한일장신대 제57회 학위수여식 모습,
한일장신대 제57회 학위수여식 모습

경남 진주에 사는 가족 7명이 전주의 한일장신대학교 동문

그 주인공은 한일 가족상을 받은 황예인(24, 음악학부) 씨다. 황 씨의 아버지는 황인학 목사(신대원 졸, 진주월드비전교회 담임목사), 어머니는 백희숙(신대원 재학), 남편은 이덕한(신학부 졸업), 동생 황산성(신학부 휴학)이 모두 한일장신대 출신이다. 뿐만 아니라 사촌까지 그 범위를 넓히면 이예찬(신학부 졸업)과 황예찬(신학부 휴학)까지 가족 중 7명이나 동문이 되는 셈이다. 이들은 모두 경남 진주 출신이지만, 우연찮은 기회로 한일장신대와 연을 맺게 되었다. 황 씨의 아버지 황인학 목사가 경남 남해의 작은 시골교회에서 전도사로 섬기던 중, 우연히 한일장신대 신대원 전액 장학 프로그램을 알게 되어 가족 중 처음 학교에 발을 들였고, 이후 학교의 훌륭한 교수진과 프로그램, 그리고 자신에게 장학금을 베푼 학교에 대한 빚진 마음으로 자녀들과 부인, 조카들까지 한일장신대 입학을 권유했다고 한다. 황 목사가 섬기는 교회는 본래 창립 110주년 된 송백교회였다. 3년 전, 교회 이전과 함께 더 큰 사명을 감당하고자, ‘월드비전교회’로 변경하고 교인, 그리고 가족들과 힘을 합해 큰 부흥을 이루고 있다.

왼쪽부터 백희숙(신대원 재학), 이덕한(신학부 졸업), 이덕한의 모, 다른 가족은 일정이 있어 졸업식에 참여하지 못했다.
왼쪽부터 백희숙(신대원 재학), 이덕한(신학부 졸업), 이덕한의 모, 다른 가족은 일정이 있어 졸업식에 참여하지 못했다.

87세, 오점녀 할머니의 졸업식

또 한 명의 특별한 졸업생(NGO 학과)은 만학도이다. 주인공 오점녀(87) 씨는 1932년 7월 1일 전주에서 태어났다. 유복한 가정에서 태어난 오 씨는 풍남 보통학교에 다니다가 해방을 맞았다. 하지만 강제 노역으로 오빠들이 만주로 떠나고, 아버지마저 병으로 돌아가시자 가세는 급속히 기울었고, 더 이상 학업을 이어가지 못했다. 6.25 한국전쟁을 치르고 연초장에서 잠깐 일하다가 어머니의 권유로 가난한 집, 9남매 장남에게 시집가게 되어 죽을 고생을 다 했다고. 남편은 잃고 자식들은 멀리 떠나보내고 홀로 살게 되었다. 다시 직장에 나가 봤지만 직장 상사들은 학력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허드렛일만 시켰고, 그마저도 IMF의 위기 속에서 강제퇴직을 맛 보아야만 했다.

87세에 대학졸업장을 받은 오점녀 할머니
87세에 대학졸업장을 받은 오점녀 씨

무료하던 차에 복지관을 다녔는데 그곳에서 컴퓨터를 처음 접하게 됐다. 복지관 직원이 노인이라고 하루에 버튼 4개(ㄱ,ㄴ,ㄷ,ㄹ)만 알려줬다고 한다. 더 많이 알고 싶었지만 꾹 참았고, 하루도 빠짐없이 1년 3개월을 다니니 영어와 일본어는 200타, 한글은 250타까지 칠 수 있는 수준이 되었다. 복지관에서 여고생들을 보내줘서 그 학생들에게 영어를 가르쳐달라고 해서 영어까지 배웠다고 한다. 무엇인가 자꾸 배우다 보니 주변의 칭찬이 자자해졌고 그 칭찬이 기분 좋아 이를 악물고 공부했다. 2008년 전북도립여성 중고등학교에 입학했다. 학력 인정 평생교육 시설인 이 학교 학생들의 평균 나이는 57세다. 이들보다도 20년이 손위였던 할머니는 6년간 중·고교 과정을 보내며 누구보다 뜨거운 학구열을 보였다. 그리고 할머니는 여기에서 만족하지 않았다. 무엇인가 하려면 10년은 해봐야 하지 않겠느냐는 생각에 대학을 진학했고, 작년 허리를 다쳐 10일간의 추석 연휴 때 수술과 휴식을 취한 것 빼고는 4년 내내 개근했다. 이렇게 학교생활을 성실하게 마친 모습이 다른 학생들에게 모범이 되어 학위 수여식에 ‘한일모범상’을 수상하게 되었다. 앞으로 건강이 허락된다면 대학원까지 진학하여 배워가는 행복을 느끼고 싶다고 말했다.

한일장신대 졸업식을 보며 졸업은 또 하나의 배움을 위한 첫 걸음이라는 말이 실감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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