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발에 등이요, 내 길에 빛이 되신 주의 말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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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찬주 지역기자
  • 승인 2018.09.21 0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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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의빛교회 윤용 목사

“바로 수업이 있어 곧 가봐야 합니다” 인터뷰를 마치고 일어서며 윤용 목사는 이렇게 말했다. 이중직 목회자이기 때문이다. 목사가 되기 전부터 학원 강사로 영어를 가르쳤다. 윤용 목사가 섬기는 말씀의빛교회는 기독교 한국 침례회 소속으로 서울 강동구 천호동에 있다. 지난 5월 20일에 천호동으로 옮겨와서 첫 예배를 드렸다. 페이스북을 통해 윤 목사의 묵상 글을 읽어오던 한 부부가 자신들이 운영하는 회사의 기업 예배를 의뢰하면서 그 회사 건물 한 층을 교회로 얻어들어왔다. 윤 목사는 매주 수요일에 기업 예배를 인도하고 매일 아침 9시부터 10시까지 전 직원을 대상으로 말씀 묵상을 나눈다. 말씀 묵상은 직원들이 그룹을 지어 서로 자기의 묵상 내용을 나누는 형식으로 진행되는데 그룹마다의 섬김이를 윤 목사가 따로 지도한다.

이렇게 교회처럼 매일 말씀을 나누고 섬기는 리더들이 있는 이 기업의 이름은 아이앤유앤아이(INUNI). 란제리 회사다. 윤 목사 보기에 이 회사는 그 동안 보아온 어느 회사들보다 가장 기독교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곳은 말하자면 ‘일터교회’인 셈이다. 윤 목사는 마치 교회를 두 군데 섬기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라고 말한다.

어려서는 고신에서, 어른이 된 후엔 감리교에서 신앙생활을 했지만 침례교 신학에 자신이 추구하던 모든 것이 있었다는 윤용 목사.
어려서는 고신에서, 어른이 된 후엔 감리교에서 신앙생활을 했지만
침례교 신학에 자신이 추구하던 모든 것이 있었다는 윤용 목사.

윤용 목사는 늦깎이 목사다. 이제 안수 받은 지 1년 2개월째다. 전도사 시절인 2015년 1월에 동탄 병점 자신이 운영하던 학원에서 교회를 창립했다. 윤 목사는 개혁적인 마인드로 목회를 시작했는데 교인들에게 '예배는 주일 예배 한 번이면 족하다', '십일조는 하지 않아도 된다', '목회 사례비를 받지 않겠다'고 말했다. 대신 말씀 묵상만은 성실하게 해달라고 요구했다. 다른 것은 제쳐두고라도 말씀묵상만은 해달라는 뜻이었다. 그러나 교인들은 말씀 묵상은 하지 않고 의무가 없어진 것만 누리려 했다. 교인들이 늘어나자 학원 문을 닫고 주일에 카페를 빌려 예배를 드리다가 열 평 남짓한 아파트 상가에 임대를 얻었는데 15~6명이 모여 예배를 드렸다. 교회를 유지하기 위해 이제는 헌금을 해야 할 때가 아닌가 하는 이야기를 하니 윤 목사보고 변질되었다며 교인들이 떠나갔다. 세 명의 교인이 남았다. 기가 막힌 일이었다. 그래도 묵묵히 말씀 묵상을 하고 묵상 글을 올렸다. 그때 수지에서 연기학원을 하던 다른 교회 집사가 자기 학원에서 예배를 드릴 수 있도록 주선해줬다. 수지 이마트 근처 연기학원에서 예배를 드리게 되었는데 교인들은 용인, 수원, 분당 등 멀리서 찾아왔다. 그렇게 알음알음 모여든 교인들과 지난 5월에 아이앤유앤아이(INUNI)로 들어온 것이다. 두 개 교회의 합병이나 마찬가지였지만 이질감은 없었다. 마치 처음부터 같은 공동체였던 것처럼 교인들은 서로 잘 어울렸다. 윤용 목사라는 공통의 분모가 있었기 때문인 듯하다. 윤 목사가 지난 7년간 빠지지 않고 이어온 말씀 묵상이 그 분모요 두 개 교회의 교인들을 이어준 고리였다.

윤 목사에게 있어 말씀 묵상은 신앙의 교두보와 같았다. 한때 주 1회는 밤새워 도박을 하던 습관이 있었는데 그것이 그렇게 안 끊어졌다. 당시 교회에 특별새벽기도회가 있었는데 이 특새에 꼭 전출을 하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그래도 도박의 유혹은 쉽게 뿌리칠 수 없었다. 밤새워 도박을 하고 새벽에 나왔을 때의 자괴감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하지만 그 상태에서 하나님께로 가야만 한다고 생각했다. 아니면 나에겐 희망이 없다고 생각했다. 하나님 앞으로 나를 끌어다 놓고 졸다가 왔다. 그런데 그 후로 도박이 끊어졌다. 실패한 그 자리에서 하나님께로 돌아갈 수 있는 원동력, 그것이 바로 말씀의 힘, 묵상의 힘이었다고 생각한다. 도박에 빠져 있었던 그때에도 말씀 묵상은 하고 있었으니까.

일터교회답게 교회 건물이 곧 직장인 젊은이들이 쉬는 시간을 이용해 악기를 연습하고 있다.
일터교회답게 교회 건물이 곧 직장인 젊은이들이 쉬는 시간을 이용해 악기를 연습하고 있다.

윤 목사는 교인들도 윤 목사처럼 스스로 말씀의 은혜를 캐내서 그 샘물을 마시는 성도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한다. 말씀을 통해 하나님을 만나고 자기 자신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모임이 ‘말씀의빛교회’였으면 좋겠다. 근래에 곳곳에서 말씀 묵상에 관한 강의를 요청하는 연락이 온다. 교인들도 넉넉한 마음으로 이런 활동을 지지해 준다. 이런 활동을 통해 하나님 앞에 정직하고 솔직하게 나아가는, 말씀을 묵상하는 사람들이 도처에서 일어났으면 좋겠다. 그 일에 쓰임 받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아직은 목회 외의 다른 수입원이 있어야 하는 상황이지만 돈과 하나님 사이에서의 선택은 이미 너무 분명하다. 윤용 목사에게 하나님의 말씀은 인생을 걸만한 가치가 있는 유일한 것이고 삶의 동력이기 때문이다. 교회의 이름이 ‘말씀의 빛’인 이유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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