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브라이트신학대학원 강남순 교수, “예수를 믿는다는 것은 예수의 시선을 배우는 것”
[인터뷰] 브라이트신학대학원 강남순 교수, “예수를 믿는다는 것은 예수의 시선을 배우는 것”
  • 정성경 기자
  • 승인 2018.07.13 0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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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 시선은 늘 중심부에 머물러 있어
예수처럼 주변 살피는 이중적 시선 가져야
집중해야 하는 것은 예수의 가치, 삶

지난 달 연세대학교에서 열린 미래교회 컨퍼런스에서 강남순 교수는 기독교가 혐오의 종교에서 환대의 종교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2006년부터 미국 텍사스크리스천대학교 브라이트 신학대학원 교수로 재직 중인 강 교수는 현대사회와 교회의 존재에 대해 누구보다 치열하게 성찰하고 비판적이다. 감리교 신학대와 영국 케임브리지대 신학부 등에서 교수를 역임하고 코즈모폴리터니즘, 포스트모더니즘, 포스트콜로니얼리즘, 페미니즘과 같은 현대 철학적, 신학적 담론을 가르치고 있는 강 교수를 만나 교회 권력과 세계화시대 한국교회의 새로운 미래상에 대해 들어보았다.

강남순 교수는 한국교회의 시선이 늘 중심부에만 머물러 있다고 지적한다. 교회의 지도자들은 중심과 주변을 보는 예수의 이중적 시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정성경 기자
강남순 교수는 한국교회의 시선이 늘 중심부에만 머물러 있다고 지적한다. 교회의 지도자들은 중심과 주변을 보는 예수의 이중적 시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정성경 기자

-이 시대 한국교회와 성도, 목회자의 정체성에 대해

교회가 무엇인지 질문하지 않고 자체 존재를 유지하기 위해 존재하고 있다. 제도, 건물 자체를 유지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면서 교회가 왜 존재하는지 잊어버리고 있다. 교회는 예수가 중심이어야 하는데 정작 예수가 무슨 얘기를 하고 어떻게 살았는지 생각하지 않는다. 제도화된 종교로 배제와 포괄의 매커니즘이 작동된다. 이단 논쟁, 직분제, 목사안수제도 등과 같은 것들이 마치 교회의 본질처럼 절대화되고 있다.

교회 지도자들은 늘 중심만 본다. 권력을 가진 부자들, 남자들, 이성애자들, 비장애 몸 같은 정상적 구조에서 권력의 가치를 대변하는 구조가 돼버렸다. 예수가 대변하는 가치는 무엇인가. 교회에서 예수의 복음은 사회 중심에 있는 사람들에게만 좋은 소식이다. 주변에 있는 사람들은 혐오의 대상으로 본다. 신의 축복을 받지 못한 사람들로 생각하고 신의 질서라고 소수자를 더 배제하고 차별하는 구조에 교회들이 앞장서고 있다.

목회자는 예수처럼 이중적 시선이 필요하다. 예를 들면 삭개오를 보자. 예수를 둘러싼 수많은 사람들 중에 사람취급 받지 못하는 삭개오에게 시선을 줬다. 바람직한 목회자상은 예수처럼 이중적 시선으로 중심뿐만 아니라 주변도 같이 보는 것이다.

-교회에서의 권력, 그리고 한국교회의 가나안 성도들에 대해

기독교는 다양한 폭력의 역할, 억압자와 해방자 역할을 했다. 포스트처치 (post-church) 크리스천들이 집중하는 것은 어떻게 예수의 가르침을 실천할 것인가이다. 예수가 한 유일한 것은 ‘서로 사랑하라’이다. 예수가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라고 했는데 예수의 삶과 걸었던 길을 봐야 한다. 예수가 말하는 회심은 부자가 다 팔아서 가난한 사람을 도와주는 것이다. 한국교회는 회심을 타종교 멤버였다가 기독교 멤버가 되는 것을 말한다.

다양한 이유에서 교회를 안 나가지만 한국교회가 가나안 성도를 탈교회, 탈기독교, 탈종교인으로 무효화하지 않고 성도라고 부르는 것에 의미가 있다. 비판적 성찰을 하는 가나안 성도라면 오히려 한국교회 미래는 가나안 성도들에게 있지 않을까. 그렇다고 가나안 성도들이 일구어 갈 공동체에 희망이 있다고 할 수는 없다. 인간이 만든 집단이나 사람이 만든 이상은 오래가지 않는다. 그 어떤 대안적 교회상을 절대화 시키는 것은 위험하다. 다만 집중해야 하는 것은 예수다.

교회가 가나안 성도나 이단을 보는 시각에도 물음표를 가져야 한다. 정통과 이단이라고 하는 것은 끊임없이 권력의 문제와 연결되어 있다. 시대 문화적 정황에 따라서 한때 '이단'이라고 했던 것도 '정통'으로 이해될 수 있다. 아주 간결한 예는 여성들이 설교하는 것이다. 여성설교의 허용이 이단으로 치부 될 때가 있었다.

-기존교회가 바뀌려면 어떤 노력이 있어야 하는가

한국교회는 한국사회의 축소판이다. 한국사회의 특이한 것이 위계주의다. 한국교회도 유교적 혈통중심주의로 젠더에 따른, 나이, 직분에 따른 사회적 계층, 학력에 따른 위계주의로 운영된다. 교단간의 교류도 없다. 조금씩 한국사회가 바뀌지 않는 이상 교회가 먼저 바뀌지 않을 것이다. 사회가 가지고 있는 문제점들을 교회가 나서서 해결하는 방식이 맞다. 예수의 탈위계적인 운영방식으로 진행되어야 한다.

구제 행위와 정의를 위한 행위에 차이가 있다. 구제는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가에 대하여 묻지 않고 수혜자에게 동정을 가지며 베푼다. 즉 구제를 행한 사람과 수혜자 사이에 윤리적 위계가 형성된다. 그런데 '왜' 이런 일이 있는가를 물음으로서 구조적인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되고, 연대를 가능하게 한다.

-교회의 실천과 한국교회 변화를 꿈꾸는 신학생들에게

교회가 해야 될 것은 교인들을 의식화 시키는 것이다. 교회에서 성서연구와 설교를 다시 해야 한다. 바르트는 한손에 성서, 다른 손에 신문을 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세상에서 일어나고 있는 모든 문제에 개입하라는 것이다. 교회들이 가장 무지한 것이 사회적 이슈다. 교회가 소수자에 대한 공부를 해야 한다. 소수자들이 누구인가, 왜 그런가를 생각해봐야 한다. 목회자들은 교회에서만의 지도자가 아니라 사회의 지도자라는 인식을 해야 한다. 작은 교회든 아니든 사회의 상징적 의미는 지도자로 살아가기로 했다는 것이다. 의미를 만들어내고 확대하는 것이 필요하다. 치열한 독학자가 되길 바란다. 지도자로서 차별받은 사람들에게 예수의 삶을 실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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