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칼럼] 성경이라는 이야기 세상
[전문가 칼럼] 성경이라는 이야기 세상
  • 최지영 교수
  • 승인 2024.03.18 10: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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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니라(창세기 1장 1절).”

성경의 첫 구절이다. 첫 구절의 이야기만으로도 우리는 중요한 질문과 상상을 하게 된다.

“태초, 처음 시작이란 어디부터를 말하는 것일까?”

“하나님이란 존재는 누구인가?”

“천지의 범위가 어디까지일까?”

“창조를 통해 만들어진 천지의 모습은 무엇일까?”

이 질문은 개인의 물음이지만, 인간의 근원, 생명의 근원, 신앙의 근원, 복음의 근원이 무엇인지를 탐색하는 성찰과 닿아있다. 이러한 성찰이 무엇으로부터 시작되었는가? 이야기로부터 시작된 것이다. 성경은 이야기로 시작해서 이야기로 끝난다.

이 세상 또한 이야기 세상이다. 미국의 신화학자 조지 캠벨은 『천의 얼굴을 가진 영웅(The Hero With A Thousand Faces)』(1945)에서, 전 세계에 퍼져있는 수천 개의 신화와 전설, 이야기들을 분석하여 정리했다. 캠벨은 이것을 영웅의 여정으로 말한다.

영웅의 여정은 길을 떠나며 시작된다. 익숙한, 자신이 머무는 세상에서 길을 나서 모험을 떠난다. 모험의 여정에서는 자의이건 타의이건 가로막는 장애물이 생기고, 그것을 넘어설 수 있는 멘토 혹은 조력자를 만나 낯선 세상의 문턱을 넘어간다. 영웅은 낯선 세상에서 시험을 거치며, 친구 또는 적을 만나고, 더욱더 깊은 동굴로 들어가 어두운 밤을 보내고, 시험을 통과한 후 다시 자신의 세상으로 돌아온다. 이때, 거의 금의환향을 성격을 띤 귀로가 펼쳐진다. 결국은 해피엔딩으로 끝날 것이라는 강력한 소망을 내포하고 있는 이야기. 이처럼 캠벨은 우리의 이야기를 영웅의 여정으로 풀어내고 있다. 여기서 ‘영웅’이란 누구인가? 바로 우리 자신이다. 우리 자신을 영웅에 빗대어 알아가고자 하는 것이다. 이야기는 우리 자신에 관해 말해준다. 우리가 누구인지를 알게 해 준다.

이야기가 기록의 산물로만 남아있지 않고, 이야기의 핵심과 의도, 그 가치를 전달하게 되는 핵심은 ‘내러티브(Narrative)’를 통해서이다. 내러티브는 이야기 속의 숨은 메시지를 전달한다. 또한 우리가 뚜렷하게 인식하지 못하는 것을 들추어내어 말하기도 하면서, 구체적으로 이야기의 의미를 알게 해 준다. 성경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는 우리 자신이 누구인지를 알게 된다. 우리 자신이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받은 존재임을 알게 되는 것이 아닌가?

“하나님이 그들에게 복을 주시며 하나님이 그들에게 이르시되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라. 땅을 정복하라. 바다의 물고기와 하늘의 새와 땅에 움직이는 모든 생물을 다스리라 하시니라(창세기 1장 28절).”

“하나님이 지으신 그 모든 것을 보시니 보시기에 심히 좋았더라(창세기 1장 31절).”

그 누군가는 “성경은 인간의 우월성과 지구의 이용 가능성에 대한 내러티브 중 가장 오래되고 가장 위험한 책이다(자미라 엘 우아실, 프리데만 카릭, 『세상은 이야기로 만들어졌다』)”라고 말하고 있지만, 창세기 1장 31절을 통해, 우리는 성경이 말하고자 하는 가치와 본질에 다가갈 수 있지 않을까? “보시기에 심히 좋았더라”의 세상 말이다.

*이 글은 ‘성경이라는 이야기 세상 읽어내기‘의 다음 회차로 이어집니다.

최지영 박사<br>Drama specialist<br>한국교육연극학회 회장<br>
최지영 교수
Drama Specialist
한국교육연극학회 회장
예목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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