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칼럼] 영화 “라만차의 사나이”의 사닥다리 꿈 (3)
[전문가 칼럼] 영화 “라만차의 사나이”의 사닥다리 꿈 (3)
  • 김선중 목사
  • 승인 2022.05.26 13: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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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중 목사 (UMC. 위스콘신 연회 정회원목사)

(지난 호에 이어)

영화의 결정적인 장면에서 배경 음악으로 두 번 나오고 세 번 직접 불리워지는 주제가의 전반부는 다음과 같습니다. ‘불가능한 꿈을 꾸어라 / 꺾을 수 없는 적과 싸우라 / 감당할 수 없는 슬픔을 감당하라 / 용감한 자조차 갈 엄두를 못내는 곳으로 뛰어들라 / 시정할 수 없는 불의를 시정하라 / 멀리서 순전하고 순결하게 사랑하라 / 힘이 다해 지쳤을 때에도 시도하라 / 잡을 수 없는 별을 잡으라’

시종 산초가 알돈자에게 이제 알론조는 죽었다고 하자 알돈자는 “돈키호테는 죽지 않았다”고 항변합니다. 자신을 “알돈자”라고 부르는 산초에게 그녀는 자신은 “둘시네아”라고 대답합니다. 여관의 창부 알돈자는 돈키호테가 그녀에게서 본래의 고상함을 보았던 대로 이제 둘시네아 라는 새로운 정체성을 갖게 된 것입니다.

테네시 주 멤피스에 있는 마틴 루터 킹 기념관을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그가 암살당한 로레인 모텔 건물의 외관을 그대로 둔 채 그 내부를 기념관으로 꾸민 곳입니다. 첫 번째 방에 이런 글귀가 있습니다. “예술의 목적은 있는 그대로를 말하는 것 이상이다. 그것은 가능한 것이 무엇인지를 상상하는 것이다.” 세르반테스가 세상을 바라보는 눈과 같습니다.

보관된 각종 기록물과 역사적인 자료들을 통해 인권과 시민권과 투표권을 위해 투쟁해온 마틴 루터 킹의 꿈이 생생하게 되살아납니다. 그가 수감되었던 그대로 재현된 감방에서 그의 육성이 힘차게 울려납니다. “수년 동안 나는 ‘Wait’ 하라는 말만 들었습니다. 그러나 그 말은 언제나 ‘Never’ 만을 의미했을 뿐입니다… 정의를 지연시키며 미루는 것은 정의를 부정하는 것입니다.” 그가 묵었던 방에는 그가 암살당하기 두 달 전에 썼던 글이 있습니다. “만일 당신이 내가 드럼메이저(drum major)였다고 말하려 한다면 이렇게 말해 주시오. 나는 정의를 위한 드림메이저, 평화를 위한 드럼메이저였다고.”

건물 앞에는 Walk of Faith라는 제목으로 인권운동에 헌신했던 분들의 이름이 새겨진 보도블럭이 길게 놓여있습니다. 암살범이 총을 쏘았던 건너편 건물 역시 “Legacy” 라는 이름으로 기념관의 일부가 되었는데 그곳의 넓은 홀의 벽은 “Freedom Awards” 수상자들의 사진으로 가득 채워져 있습니다. 제가 깨달은 그 기념관의 목적은 마틴 루터 킹 목사가 꿈을 가지고 살았던 과거에 대해 안타까운 기억만 갖고 멈추는 대신에, 그가 꿈꾸었던 미래를 함께 끌어당겨 현재 시제로 살아내며 연대해야 함을 호소하는 것입니다.

영화에서는 쇠사슬로 올려지고 내려지는 나무층계가 있어 지하감옥과 지상을 연결합니다. 야곱의 꿈에도 사닥다리가 있어 야곱이 지쳐 누운 땅과 하늘을 연결합니다. 이 세상은 불의와 절망과 신음으로 가득한 채 끝나는 장소가 아니라 하나님께서 함께 하시는 장소요, 하나님의 구원이 일어나는 장소라는 뜻입니다. 바로 이 진실을 깨달은 야곱은 자신이 잠들었던 루스 광야를 “벧엘” (하나님의 집)이라고 불렀습니다. 예수님께서도 “하늘이 열리고 하나님의 사자들이 인자위에 오르락내리락 하는 것을 보리라” (요1:51)고 야곱의 사닥다리 꿈을 빗대면서, 자신을 통해 하늘이 열리고 새로운 세상이 주어진다는 메시야적인 꿈을 말씀하셨습니다.

돈키호테 연극을 끝내자마자 실제 재판을 위해 불리워져 감옥을 떠나는 세르반테스에게 동료 죄수들의 두목이 “돈키호테는 세르반테스의 형제이다”라고 말하자 세르반테스는 “돈키호테를 당신에게 준다”고 그 두목에게 화답합니다. 세르반테스가 나무 층계 위를 올라가며 떠날 때 모든 죄수들이 그를 올려다보며 주제가를 합창합니다. 영화는 그렇게 끝이 납니다. 불의한 세상을 바꾸려는 돈키호테의 꿈은 이제 모두에게 이어져 계속된다는 뜻입니다.

“나는 믿는 바, 투쟁은 영원하다. 누군가가 계속 이어갈 것이다.” (마틴 루터 킹)

김선중 목사<br>UMC. 위스콘신 연회 정회원목사<br>
김선중 목사
UMC. 위스콘신 연회 정회원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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