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번 외친 그 ‘자유’
35번 외친 그 ‘자유’
  • 가스펠투데이 편집인
  • 승인 2022.05.26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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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룩한 것을 개에게 주지 말며 너희 진주를 돼지 앞에 던지지 말라”(마태7:6)

지난 10일 제20대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35번이나 ‘자유’를 외쳤다. 취임식 장면을 보지는 않았지만 35번 언급했다고 해서 전문을 찾아봤다.

35번 외친 그 ‘자유’를 나는 거부한다. 아니, 믿지 않는다. 그 이유는 자유를 향한 역사적 자유투쟁사와 그 투쟁사를 지난 46년 간 실천해온 나의 삶이 반사적으로 거부하기 때문이다. 유신 시절, 국민교육헌장으로 무장된 머리로 고등학교를 갓 졸업하고 청춘의 꿈과 하나님을 향한 믿음과 열정을 갖고 신학교를 입학했다.

그런데 신학교는 수업 시간이든 심지어 예배 시간에도 살벌한 감시의 눈빛, 유신공화국이었다. 하늘 아래 하나님과 가장 가까운 곳이 신학교라고 생각했는데 하나님보다도 더 큰 힘, 정치권력이 신학교를 짓누르고 있음을 몇 개월이 지난 후에야 알게 됐다. 신학의 자유도 정치권력 하에서 자유였다. 이것이 자유가 무엇인지를 탐구하고 탐구한대로 실천하게 된 계기이다.

그래서 자유투쟁사를 배우고 배운 대로 성직자가 되어서도 지난 46년 간 자유 찾아가는 길을 택한 것이다.

자유투쟁사는 역사적으로 약자들의 피 흘림의 역사이다. 인류 역사는 오랜 기간 기득권자들의 자유 시대였다. 그들은 약자들의 자유를 빼앗아 자기들만의 자유를 향유했다. 약자들, 민중이 피 흘려 싸우면 그때마다 힘 있는 기득권자들은 참정권 투표, 언론의 표현, 집회 결사, 여성평등, 직업과 노동, 인종, 종교와 신앙의 자유 등등을 선심성으로 베풀어 준 것이 사실이다.

피 흘려 싸우지 않으면 자유는 저절로 오지 않는다는 것이 역사적 진실이다. 그래서 일부 학자들은 계급투쟁사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오징어게임에서 보듯 자본 권력이 소수에게 집중된 현실에서 자본 권력은 정치, 경제, 문화, 언론 등 모든 영역에서 약자들의 자유를 잠식, 압살하고 있다. 소위 자유민주주의, 시장 경제에서는 사적 소유가 많고 능력이 있는 자들이 더 자유를 누리는 것이 현실이다.

문제는 모든 자유가 법과 원칙, 공정과 상식에서 평등하게 기회가 주어져야 하는데 불평등, 불공정하다는 것이다. 얼마 전 임명된 법무장관이 자신의 자유와 인권을 위해 핸드폰 비밀번호를 열어주지 않아 공수처는 포렌식을 포기하고 수사를 종결했다고 한다. 자기들의 자유와 인권은 보호하면서 국민, 민중이 바라는 자유는 무시, 천시하고 있다.

그래서 35번 외친 ‘자유’를 믿을 수 없다. 아니, 거짓이다. 그 ‘자유’가 지나온 궤적을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국민의 자유와 인권을 위해 검찰개혁을 확실히 하겠다고 강하게 강조한 사람을 검찰총장으로 세웠더니 결국 그 ‘자유’를 최고 권력자가 되는데 사용한 것이다. 그래서 거룩과 진주를 개돼지에게 준 결과가 된 것이다.

누구를 위한 자유인지 35번 외친 그 ‘자유’에게 묻는다. 진정한 자유는 미사여구의 국민을 위한 자유가 아니라 힘없는 민중을 위한 자유가 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그 ‘자유’는 진정성이 없는 개돼지의 외침이다.

유신 군사독재 시절 9시 뉴스를 틀면 당시 대통령 얼굴이 나왔다. 먹던 밥을 토했다. 위장병이 생겼던 것처럼 지금, 이름 석자만 듣고 보아도 알레르기 반응이 나온다. 하나님께서 주신 자유 찾아가는 길에 그 무엇도 민중의 자유를 빼앗아 갈 수 없다. 그 길을 방해하는 것들은 다 우상이기 때문이다. 자유 찾아가는 길이 멀고 험해도 나는 남은 인생 그렇게 목회하며 투쟁할 것이다.

신자유주의 시장경제는 세계를 양극화의 비극으로 치닫게 했다. 신자유주의는 실패했다고 유수의 경제학자들과 세계적 기업가들은 자성하고 있다. 35번 외친 그 ‘자유’가 신자유주의가 아니기를 기도한다.

기본 생존권과 매일 싸우고 있는 약자들, 민중이 자유를 마음껏 누리는 세상, 하나님의 샬롬이 강 같이 넘쳐나는 그 세상이 속히 오기를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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