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말기에 사자성어도 아닌 급(急)조어가 난무하면서 국민들을 피곤하게 만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검수완박’법안 통과를 당론으로 정하자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민주당이 입법을 강행하려고 한다면 그 결과는 '지민완박'날 것이라고 맞받았다.
검수완박은 ‘검찰수사권 완전 박탈’이며 ‘지민완박’은 ‘6·1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완전 박살’을 말한다. 여기에 한동훈 법무부장관 후보자는 ”검수완박 법안이 통과되면 국민이 크게 고통받게 될 것“이라며 거들었다. 왜 검찰의 수사권을 완전히 박탈해야하는지 또 그런 시도를 하면 오는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이 완전 박살이 날 것인지에 대한 설명은 없다. 또 한동훈 후보자는 어떤 근거로 ‘검수완박’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게 되면 ‘국민이 어떤 큰 고통을 받게 된다’는 것인지 설명이 없다.
국민 실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법안들이 국회에서 숙면(?)을 취하는 일이나 아예 상정조차 되지 못한채 사장됐던 일은 비일비재하다.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이 온 세상을 덮치기 전에 이미 우리 사회에서는 앞선 유사한 여러 차례의 경험을 통해 경고음을 내면서 공공의료인력 양성을 위한 공공의대 설립법안 통과를 그렇게 요구했으나, 두 거대정당은 두 귀 꼭꼭 막고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기고 삿대질만 하면서 깨끗하게 무산시켰다.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이 든다. 집권여당이 숫자만 많다고 일을 잘하나? 정답은 국민들이 더 잘안다. 그렇다면 야당은? 2019년 6월 3일 부산일보 사설에는 이런 글이 실렸었다.
”‘식물국회’를 향한 국민 시선이 매우 엄중하다. ‘네 탓 공방’으로 대립할 때가 아니다. (중략~)올해 들어 법안 처리를 위한 국회 본회의는 단 3일 열렸고, 4월 이후 민생법안은 단 한 건도 처리되지 못했다. 정부가 제출한 추가경정예산안이 국회에 묶인 지 벌써 40일째다.“
국회는 집권 여당이나 야당을 불문하고 또 의석수가 많고 적음을 떠나 국민이 원하는 방향으로 신속하게 일하지 않고 조직(소속정당)에만 충성하고 조직의 ‘스케줄’과 자신들의 이해관계에 따라 철저히 주판알을 튕기며 일 한다는 것이 안타깝지만 정설(?)이다.
‘검수완박’을 한다고 해서 ‘지민완박’이 나는 것도 아닐 테고(그런 말을 하는 자체가 국민을 우습게 보는 것이다) ‘검수완박’을 한다 해서 대다수 국민들이 큰 고통을 당하지는 않을 것이다.
민주당이 왜 뒤늦게 호떡 집에 불난 것처럼 호들갑스럽게 ‘검수완박’을 당론으로 채택했는지 그 속내를 알 사람은 다 알고, 윤석열 당선인이 의외(?)의 인사를 법무부장관 후보자로 택했는지도 알 사람은 다 안다. 검수완박이 뛰어넘어야 할 허들이 만만치 않다고들 한다. 그만큼 통과될 가능성도 희박하다는 지적이다.
풀어야 할 숙제를 뭉그적거리면서 한해 두해 미루다가 차기 대통령의 취임일이 한달 여도 채 남지 않은 시점에 허둥지둥 처리하려는 민주당도 하고 싶은 말은 많겠지만, ‘언제나 일 처리가 그 모양였다’는 핀잔을 받고 있다는 것을 알고나 있는지 참으로 궁금하다. 본연의 기능에 충실한 ‘국민의 머슴’으로서의 국회와 정치인의 모습을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