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교체'라면, 무속과 주술의 정치도 찬성 하는가
'정권교체'라면, 무속과 주술의 정치도 찬성 하는가
  • 가스펠투데이 보도팀
  • 승인 2022.02.10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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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념과 진영논리에 갇힌 기독교 신앙
한국 교회 시험대에 올라
'비선정치ㆍ무속정치를 염려 하는 그리스도인 선언' 기자회견. 보도팀.
'비선정치ㆍ무속정치를 염려 하는 그리스도인 선언' 기자회견. 보도팀.

20대 대통령 선거가 한 달 남았다. 3월 9일, 국민은 어떤 선택을 할까. 여론 조사에서 이재명 후보와 윤석열 후보는 지지율 1위를 두고 오차범위 안에서 자리다툼을 계속하고 있다.

역대 대통령 선거는 한 달 전에 지지율이 거의 그대로 반영되어 당락을 알 수 있었다고 하는데, 이런 선거는 처음이라는 여론조사 기관들의 의견이다. 그리스도인이 어느 정당 어느 후보를 지지하고 선택하든 그것은 민주시민으로서 당연한 자유이다.

최근 한국 교회와 그리스도인에게 핫 이슈가 된 사건은 무속과 주술의 정치 문제다. 지난 1월 25일에는 예장통합 목회자와 평신도 300여 명이 “우리는 무속에 의존하는 국가 지도자를 반대한다”는 성명서를 발표했고 뒤를 이어 목회자와 성도 522명과 71개 교회 단체가 “비선 정치, 무속 정치를 염려하는 그리스도인” 기자회견을 기독교회관 앞에서 가졌다.

28일에는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도 “검찰, 법원, 언론 모두 비정상, 주술, 선제타격 등 주장은 비이성적”이라며 ‘이성과 신앙의 회복’을 촉구하며 나섰다. 같은 날 비교적 보수적이라는 기독교대한성결교회 목회자 평신도 연대도 “우리는 그 어떤 대통령의 무속 정치도 반대한다”고 성명을 냈다.

또한 “주술에 국민과 국가의 내일을 맡길 수는 없다!”며 감리교단 전 현직 감독회장 및 감독들이 주술에 오염된 제20대 대통령 선거를 우려한다고 486명의 목회자들과 함께 선언했다.

계속해서 30일에는 “사이비 주술 정치 노름에 나라가 위태롭다”며 전국 여러 신학교에서 신학을 가르치는 교수들이 “정치가와 종교인들이 주술에 휘둘리는 실로 어처구니없는 행태를 직면하여 개탄스런 심정으로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힌다”고 발표했다.

아울러 2월 3일에는 “무속 비선 정치가 주권재민의 공론장을 대신 할 수 없다”며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회장 장만희 사령관, 총무 이홍정 목사)와 한국YMCA 전국연맹(이사장 송인동, 사무총장 김경민) 공동명의로 입장을 밝혔다.

개신교와 천주교가 대선 정국에서 한 목소리로 외친 일은 드문 일이다. 쉽게 자신의 입장을 밖으로 표출하는 구조가 아닌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이나 보수 교단이라는 개신교 성결교단이 정치적 이슈를 밝히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며 이는 무속과 주술의 정치 문제가 간단히 넘어갈 사건이 아니라는 것이다.

임희국 교수(장신대 명예교수)는 “현 대선 정국이 심각한 상황이라는 뜻”이라며 “한국 기독교 신앙에서 샤머니즘 신앙 요소들이 우리도 모르게 스며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현대 민주주의 사회에서 정치가 무속과 주술에 의존한다면 이는 또 다른 불행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전적 의미에서 ‘샤머니즘(Shamanism)은 신적인 존재를 불러들이는 무당(巫堂), 곧 샤먼(shaman)을 중심으로 한 신앙 체계이며, 샤먼은 이상심리상태에서 신령이나 정령 등 초자연적 존재와 직접 교류하고, 이 사이에 예언, 탁선, 복점, 치병, 제의 등을 행하여 샤머니즘 신앙의 중심이 된다’고 정의하고 있다.

바로 이런 샤머니즘 무속과 주술의 의혹을 촉발시킨 것은 윤석열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 씨의 7시간 인터뷰 녹취 파일이다.

정권교체냐 정권유지냐, 독재 정권의 유산물로서의 정치 프레임

먼저 기독교적 가치를 우선, 우위에 두고 정치적 판단 해야

김건희 씨는 한 유튜브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영적인 사람이다. 도사들하고 얘기하는 걸 좋아한다. 내가 무당들보다 더 잘 본다”고 발언했다.

김건희 씨 주변에는 천공스님, 무정스님, 건진법사 등 여러 무속인과 주술사가 등장하고 있다. 김 씨 본인만 무속과 주술에 심취해있다면 문제는 다르다. 그런데 윤석열 후보 당사자와도 깊이 관련돼 있다는 의혹이 짙게 드러나고 있다.

여론의 도마 위에 올려 진 손바닥 ‘왕王’자를 써준 사람이 윤석열 후보와 배우자 김건희 씨를 연결해줬다는 무정스님으로 알려졌다.(오마이뉴스 9월 6일자 보도) 이 발언이 사실이라면 동네 할머니가 왕王자를 써줬다는 말은 거짓말이다. 나아가 김건희 씨의 국민대 논문 주제도 운세와 관련된 것이라고 한다.

윤석열 후보가 주역 전문가 서대원 씨에게 ‘조국이 대통령이 되느냐’고 물었다는 보도와 관련해서도 서 씨는 “‘너는 검찰총장까지는 올라간다’ 그 이상 얘기는 안한 것”이라고 했다. 후보를 검증해야지 왜 후보 배우자의 사생활까지 야단들이냐, 녹취 파일 자체는 불법이며 정당성이 없다, 대부분 사실이 확인 안 된 정치적 음모라는 반론도 많다.

후보의 유불리를 떠나 기독교 신앙 입장에서 과연 무속과 주술의 정치를 받아들일 수 있는가가 지금 한국 교회와 성도들의 뜨거운 관심사다.

여러 반대 성명에도 불구하고 일부 단체는 정권교체를 위해서라면 무속과 주술의 정치 의혹에도 불구하고 윤석열 후보를 지지한다고 한다. 공개적으로 ‘한국교회연합’(대표회장 송태섭 목사)은 윤석열 후보를 지지한다고 지난해 11월 1일 일찍이 선언한 바 있다.

지형은 목사(한국목회자협의회 대표회장, 성락교회 담임목사)는 “먼저, 생각할 것은 정권교체에 관해서 찬반양론이 다 존재한다는 점이다. 그 중에서 정권교체에 찬성하는 쪽 입장을 놓고 생각해 볼 때 무속이나 주술 정치를 하는 세력을 통해서라도 정권교체를 이뤄야 하는 것인가 하는 질문이 된다”며 “기독교 신앙의 본질은 성경의 가치에 관한 신뢰와 헌신이다. 무속과 주술은 성경에서 엄격하게 금지하는 사항에서 대표적인 몇 가지 중 하나다. 무속과 주술의 세계관에서 가장 큰 문제점은 윤리와 역사의식의 결여다. 성서의 가르침은 고도의 윤리와 역사의식에 토대를 두고 있다. 하나님은 사람을 인격적인 존재로 창조하셨고 타인과 더불어 살도록, 자연만물을 돌보며 살도록 창조하셨다. 성서적 윤리의 기초는 더불어 사는 삶”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무속과 주술은 영적인 힘을 활용하여 자신을 중심한 복을 추구한다. 그 영적인 힘이 어떤 것이든 상관하지 않는다. 인간의 정신적이고 영적인 심리 구조를 이용하여 편익을 추구한다”고 설명하며 “그것이 이웃과 세계에 더불어 사는 데 어떤 유익을 주는지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지 목사는 “정권이 교체돼야 한다고 생각하는 그리스도인이 무속과 주술도 마다하지 않는다면 이미 기독교의 정체성을 잃어버리는 것이다. 특히 선거의 연속성을 생각한다면, 정권 교체를 위해서는 무속과 주술도 좋다는 생각을 하는 것은 정당화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앞서 임희국 교수도 “정권교체란 후보의 정책이나 공약을 보고 결정되는 것이다, 그런데 특정 후보를 먼저 지칭하고 무조건 정권교체를 주장한다면 이는 정당화될 수 없다. 특히 핫 이슈가 된 윤석열 후보의 정치적 행적을 보면 언론에서 의혹 제기하는 무속과 주술 정치에서 자유롭지 못한 것 같다. 이는 샤머니즘 사고, 자기의 권력 야욕과 야심, 자기의 복을 위하여 정치권력을 행세할 수 있는 위험 요소가 있다”고 비판하면서 “과거 고시에 계속 떨어지니까 포기하려다가 점을 보고 다시 공부했다는 얘기나 조국 전 장관에 대한 점술이나 왕王자를 손바닥에 쓴 행적을 보면 나라가 걱정 된다”고 피력했다.

박성철 목사(하나세교회, 정치신학 전공 교수)는 “정권교체 심판이냐 정권유지 재창출이냐는 건강한 정치 문화가 아니다. 자기가 지지하는 사람을 대통령으로 선출하는 것이 선거의 목적이 아니다”라고 설명하며 “독일 사회를 보면 고등학교 때부터 자기의 철학과 가치 지향에 따라 지지하는 정당을 선택하고 활동한다. 우선 정치적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전했다.

박 목사는 “먼저 그리스도인은 기독교적 가치를 우선, 우위에 두고 정치적 판단을 해야 한다. 그런데 지금 무속과 주술의 정치 논란은 기독교적 가치는 상실하고 이념이나 진영논리에 매몰되어 있다”고 지적하면서 “현재 논란은 사회적, 이성적 가치보다는 정치를 사유화하고 맹신하는 주술적 왜곡이며 퇴행 행위로 변질됐다”고 비판했다.

‘정권교체냐, 정권유지냐?’는 구분은 군사독재 정권의 유산물로서 이미 정치 프레임이다.

우리 사회와 한국 교회, 그리스도인도 이 프레임에 갇혀있다. 그 내면에는 진보 보수, 좌파 우파라는 이념과 진영논리가 숨겨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정권교체라는 프레임이 기독교 신앙과 가치 판단보다 우위에 있어 무속과 주술의 정치도 좋다는 위험에 노출됐다는 것이다.

논란에도 불구하고 후보자는 성경책을 들고 교회 예배에 참석하고 있다. 어느 교회는 그를 위해 축복 안수기도를 했다. 이에 관련하여 한목협 지 목사는 “예배 참석이야 막을 수 없지만 축복은 기독교적인 기도가 아니다. 통속적인 무속과 주술에서는 ‘복채만 많이 내면’ 대단히 흡족하게 축복의 기도를 받을 수 있다.

기독교 신앙의 대상인 하나님은 그런 신이 아니다. 아무리 헌금을 많이 해도, 사회적 신분이 대단한 사람이 교회 예배에 참석해도, 기도를 기복적인 방식으로 이용해서는 안 된다. 기도는 어느 한 교회나 어느 목사의 사회적 체면을 위해 이용하는 도구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제 한국 교회와 그리스도인은 시험대에 올랐다. 정권교체를 위해서라면 무속과 주술의 정치도 찬성할 것인가? “민주주의 정치 구조에서 선거는 한 번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한 사회와 역사가 성숙하고 발전하는 과정에서 대선만이 아니라 지방선거나 국회의원 총선거 등을 생각하면서 민주주의 정치가 진행된다.

기독교적인 가치를 중심에 놓고 선거에 임해야 한다”는 지 목사의 주장을 한국 교회와 그리스도인은 냉엄하게 들어야 한다. 무속과 주술의 정치로 민주주의 가치와 기독교 신앙이 위험하다. 아니, 공포스럽다.

촛불혁명으로 무너진 지난 정권, 사이비 종교심의 문고리 비선정치가 나라를 불행케 한 것이 불과 얼마전의 일인데, 국가의 미래가 집단지성과 민주주의 가치가 아닌 무속과 주술의 정치로 혼란에 빠진다면 세계 경제대국 G5도, 세계 문화강국도, 디지털강국도 물거품이 될 것이다.

단순히 이념과 진영논리에 갇혀 있는 정권교체라면, 그래서 무속과 주술의 정치도 찬성한다면, 한국 교회와 그리스도인은 하나님과 역사의 냉혹한 심판을 받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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