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치컨설팅] “측정할 수 없으면 관리할 수 없다”
[처치컨설팅] “측정할 수 없으면 관리할 수 없다”
  • 김대학 박사
  • 승인 2021.12.16 11:2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처치 컨설팅 (1)
A교회 컨설팅 사례
컨설팅 사역 이후, A교회가 안고 있던 갈등 요소들이 매듭지어졌다. 픽사베이 이미지. 

1. 교회 사역 시스템, 부지 활용 방안 연구 요청을 받다

어느 날 사무실로 교회 컨설팅 문의 전화가 왔다. 몇 가지 질문은 하던 A교회 장로는 통화 후 일주일 뒤, 사무실로 직접 찾아와서 교회 상황을 설명했다. 그리고 교회 컨설팅 제안서를 보내달라고 요청했다.

A교회가 요청한 컨설팅 이슈는 크게 두 가지였다. 하나는 교회의 현재 상황을 객관적으로 분석한 후 바람직한 사역 시스템을 제안해 달라는 것이었고 다른 하나는 교회가 가지고 있는 부지에 교회 건물을 지을 수 있을지 확인해 달라는 내용이었다.

필자는 교회 전체 사역 현황을 분석하고, 지역사회를 분석한 후 지역주민들에게 설문 조사를 실시했다. 아울러 교회 재정의 배분 현황을 분석하고, 교회 부지를 조사하여 바람직한 모델을 제안했다.

한편, 담임 목회자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부교역자들을 대상으로 교회 사역 전반에 대한 설문을 진행, 주일 1, 2부 예배 후에는 교회 성도들을 대상으로 설문을 실시했다.

또한 평신도 리더들을 만나 교회에 대한 생각과 당회 및 담임 목회자에게 건의하고 싶은 사항을 파악했다. 흥미로웠던 것은 부임한 담임목사와 비교적 젊은 제직들이 원로목사 및 연로한 장로들의 생각도 반영해달고 요청한 점이다. 그렇게 처음 계획보다 훨씬 더 많은 리더를 인터뷰하게 됐다.

2. 진단 결과

교회를 진단한 결과 A교회는 전반적으로 볼 때 ‘느리지만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교회였다.

교회가 직면한 문제는 첫째, 사역이 명확한 목표 없이 진행되고 있었고, 여러 부서가 다양한 사역을 하고 있지만 교역자들과 성도들이 수고한 것만큼 사역의 결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둘째, A교회는 규모가 작지 않고 재정도 부족하지 않은 교회였지만, 여러 부서 사역에 필요한 교회의 자원이 효율적으로 배분되고 있지 않았다. 어떤 부서는 예산을 정하는 위원회에 관련 장로님이 계시다는 이유로 예산 배정에 우선권을 갖고 있었고, 실제로 재정이 많이 필요한 부서는 소외되는 경향이 있었다.

셋째, 교회 1세대 어른들과 1.5세대 및 2세대 젊은 리더 사이에 교회 시설, 건축과 관련해서 갈등이 있었다. 청빙 받은 담임목회자를 따르는 1.5-2세대 젊은 리더십들과 개척한 원로 목사님을 따르는 1세대 사이에 건축 방향성을 두고 이견이 있었던 것이다.

교회를 일구었던 1세대는 새로운 리더십이 교회의 여러 가지 사항들에 대해 너무 빠르게 변화를 추구한다고 느끼고 있었고 1.5세대와 2세대 젊은 평신도 리더들은 변화가 너무 더디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3. 대안 수립

진단을 통해 교회가 가지고 있던 이슈들에 대한 원인들을 확인하고 대안을 제시하였다.

첫째, 기획의 부족을 채울 수 있는 기획부서의 신설이었다. 교회 여러 부서들이 각각의 행사들을 통일성 없이 기획하고 진행하고 있어 재정과 자원이 중복해서 투자되는 경향이 있었다. 전체적인 틀을 조정해 주는 기획실과 같은 부서가 미비하여 행사가 제각기 이루어지고 있었기 때문에 그 일을 담당할 수 있는 교역자를 충원하고 교회의 기획 기능을 일원화 하도록 제안했다.

둘째, 교회의 비전을 정립하고 마스터 플랜을 수립하도록 제안하였다. 예산의 배분, 새로운 건물을 건축하는 것과 같은 부분은 교회의 미래 사역 방향과 비전에 직접적으로 연동되어 있는 문제였기 때문에 이를 위해 교회의 비전을 정립하고 그에 따른 마스터 플랜을 세우도록 했다. 그 후에 재정 운영을 개선할 수 있는 운영위원회를 조직하도록 제안했다.

셋째, 교회 건축에 대한 준비위원회를 신설하도록 제안하였다. 교회의 개선사항에 대한 설문에서 “교회의 시설이 낙후되었기 때문에 시설을 개선해야 한다. 사역 시스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응답이 높게 나왔기 때문에 교회 건축에 대한 성도들의 인식을 확인할 수 있었다. 따라서 교회 건축에 대한 준비위원회를 신설하되 1세대, 2세대 평신도 리더들을 참여시키는 신구(新舊)의 조화를 고려하여 준비위원회를 조직하게 했다.

교회 건물의 이전과 관련한 통계를 분석하고 직분별로 교회에 출석하는 교통수단을 확인한 결과 모든 직분에 걸쳐 도보로 교회를 출석한다는 응답이 50% 이상으로 나타났다. 이는 교회 성도들의 50% 이상이 교회의 주변에서 걸어서 다닐 수 있는 거리에 거주한다는 것을 의미했다.

이 통계 결과는 교회에서 요청한 두 번째 이슈에 대한 해답의 실마리를 제공해 주었다. 교회 부지를 차로 10여분 이상 이동한 곳에 마련하여 교회 건물을 짓게 된다면 교회를 걸어서 다니는 성도들에게 여러 가지 불편함을 제공할 수 있었다. 연령대가 높을수록 새벽예배를 걸어서 다닐 수 있는 교회를 선호하기 때문이었다. 물론 자가 운전을 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교통은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있었지만, 연세가 많은 분들에게는 새로운 도전이 될 것은 자명한 일이었다.

A교회를 컨설팅하고 최종 보고 후 교회에서 감사하다는 뜻을 전해왔다. 교회가 여러 해 동안 갈등을 안고 왔는데 갈등의 요소들이 매듭지어졌고, 특정 이슈들에 대한 전체 성도들의 견해를 확인하고 그것을 구체적인 데이터로 제시해 준 것이 교회의 의사결정에 크게 도움이 되었다는 이야기였다.

컨설팅은 분석하는 일이다. 측정하지 못하는 것은 관리할 수 없다는 이야기가 있다. 성도들의 인식을 설문 통계를 통해 확인한 결과 가장 큰 이슈를 해결할 수 있었다.

몇 년 후, A교회가 새로운 교회 건물을 완공하고 지역 사회에서 힘 있게 사역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A교회를 컨설팅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교회의 1세대 어르신들이 교회의 급격한 변화에 대해 가지고 있던 서운한 마음들을 헤아려 드리기 위해 어떤 분은 1시간, 어떤 분은 2시간 이상을 들어드렸던 일이다.

교회 컨설턴트로서 성도들이 자기가 다니는 교회에 대한 마음 깊은 곳의 생각을 듣게 되는 것은 다른 곳에서 쉽게 경험하지 못하는 일이다.

주님의 몸 된 공동체가 안고 있는 문제를 발견하고 그에 대한 해결 방안을 제시할 수 있게 된 것에 감사했던 컨설팅 사역이었다.

김대학 목사(교회전문컨설턴트, 선교학 박사)
김대학 목사(교회전문컨설턴트, 선교학 박사)

 

가스펠투데이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Array ( [0] => Array ( [0] => band [1] => 네이버밴드 [2] => checked [3] => checked ) [1] => Array ( [0] => talk [1] => 카카오톡 [2] => checked [3] => checked ) [2] => Array ( [0] => facebook [1] => 페이스북 [2] => checked [3] => checked ) [3] => Array ( [0] => story [1] => 카카오스토리 [2] => checked [3] => checked ) [4] => Array ( [0] => twitter [1] => 트위터 [2] => checked [3] => ) [5] => Array ( [0] => google [1] => 구글+ [2] => checked [3] => ) [6] => Array ( [0] => blog [1] => 네이버블로그 [2] => checked [3] => ) [7] => Array ( [0] => pholar [1] => 네이버폴라 [2] => checked [3] => ) [8] => Array ( [0] => pinterest [1] => 핀터레스트 [2] => checked [3] => ) [9] => Array ( [0] => http [1] => URL복사 [2] => checked [3] => ) )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종로구 효제동 298-4 삼우빌딩 402호
  • 대표전화 : 02-742-7447
  • 팩스 : 02-743-7447
  • 청소년보호책임자 : 최상현
  • 대표 이메일 : gospeltoday@daum.net
  • 명칭 : 가스펠투데이
  • 제호 : 가스펠투데이
  • 등록번호 : 서울 아 04929
  • 등록일 : 2018-1-11
  • 발행일 : 2018-2-5
  • 발행인 : 채영남
  • 편집인 : 박진석
  • 편집국장 : 류명
  • 가스펠투데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가스펠투데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ospeltoday@daum.net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