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드코로나 시대, 목회에 대한 반성적 제언
위드코로나 시대, 목회에 대한 반성적 제언
  • 최상현 기자
  • 승인 2021.12.13 21: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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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_고형진 목사 (강남동산교회)
인류 역사상 한 번도 예배당 예배를 멈추지 않았던 교회가 대면 예배를 멈췄다. 픽사베이 이미지.

1. 비정상(abnormal)을 새로운 정상(new normal)으로

코로나 19 팬데믹(Pandemic)은 우리의 모든 일상을 바꾸어놓았다.

사람들의 만남은 물론이고 모든 경제활동에 영향을 끼쳤으며 인류 역사상 한 번도 예배당 예배를 멈추지 않았던 교회가 대면 예배를 멈추고 온라인으로 예배하는 상황에까지 이르렀다. 이런 엄청난 사태를 겪으면서 교회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모여야 예배가 되고, 모여야 교육이 되고 모여야 선교도 하고 전도도 하는데, 모일 수 없는 교회의 현실 앞에 무기력해지기까지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상황이 곧 끝날 것이라는 실낱같은 희망을 지금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부인할 수가 없다. 그렇게 되기를 모두가 희망하지만 많은 학자들은 이러한 비정상이 결국 새로운 정상(new normal)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예측하며 두려워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성경에 보면 지금과 유사한 비정상적인 상황이 이미 존재했었다. 그것은 바로 바벨론 포로기이다.

이스라엘 백성이 바벨론 포로로 잡혀갔을 당시 그들 신앙의 중심이었던 예루살렘 성전은 무너졌고 그들은 머물던 땅에서 살수 없었다. 당시의 거짓예언자는 포로시대가 1-2년 내에 끝나고 다시 예루살렘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예언한다. 그러나 예레미야는 포로로 잡혀간 백성들에게 놀라운 예언을 선포한다.

“너희는 집을 짓고 거기에 살며 텃밭을 만들고 그 열매를 먹으라 아내를 맞이하여 자녀를 낳으며 너희 아들이 아내를 맞이하며 너희 딸이 남편을 맞아 그들로 자녀를 낳게 하여 너희가 거기에서 번성하고 줄어들지 아니하게 하라 너희는 내가 사로잡혀 가게 한 그 성읍의 평안을 구하고 그를 위하여 여호와께 기도하라 이는 그 성읍이 평안함으로 너희도 평안할 것임이라” (렘 29:5-7)

즉, 잘 적응하면서 살아야 한다는 말씀의 예언이다. 포로생활이라고 하는 새로운 체제 속에서 살아있는 예언자들의 리더십으로 인해 비록 예루살렘 성전이 무너지고 유대가 멸망하는 상황에서도 이스라엘 백성들은 신앙을 지킬 수가 있었던 것이다.

2. 코로나 이후의 새로운 교회운영

코로나가 어느 정도 진정되는 상황이 온다 해도 교인들이 예전같이 완전히 복귀할 것이라고는 기대하지 않는 것이 좋다. 이미 주일성수라는 개념이 약화되고 자신들만의 유대관계가 형성되어 있기 때문에 코로나 이전의 상태로 돌아가기는 어려울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제 한국교회는 새로운 방식의 교회 운영을 고민해야 한다.

첫째, 예배의 틀과 다양성을 고민해야 한다.

지금까지 한국 교회는 예배가 너무 많았다. 주일에도 오전예배. 저녁예배, 수요기도회, 금요기도회, 새벽기도회...이제는 모이는 예배가 쉽지 않게 될 것이다. 그곳에 쏟을 에너지를 목회자는 주일예배 말씀에 전심전력해야 한다고 본다. 즉 한 번 모이더라도 그 예배를 통하여 위로받고 힘을 얻으며 바른 신앙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지금까지 예배가 일방통행식의 예배였다고 한다면 이제는 쌍방이 서로 소통하는 예배가 실험적으로 시작되었고 등장했다. 물론 아날로그 세대에게는 여전히 일방통행식 예배가 편하고 익숙하기 때문에 갑자기 쌍방 소통을 위한 예배를 실시하는 것은 위험의 소지가 다분하다.

그러나 20-40대 성도에게는 쌍방 소통의 예배도 가능하다고 본다. 따라서 20대 이하의 다음세대를 위해 전적으로 쌍방이 소통하는 예배를 철저하게 고민해야 하고 시작해야 한다.

둘째, 교회재정의 문제이다.

온라인 예배로 전환되면서 아무리 건강한 교회라고 할지라도 재정이 지난 해 대비 80%를 넘는 교회가 그렇게 많지 않다. 그리고 시간이 지날수록 헌금에 대한 인식은 낮아질 수밖에 없고 더구나 이번세대와 다음세대는 십일조에 대한 충성심이 기성세대와는 확연하게 차이가 난다. 이런 상황에서 가장 우려되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건축하는 교회, 빚을 지고 있는 교회이다. 이런 교회는 이제 빚을 갚을 수 없게 될 가능성이 높다. 앞으로 교회는 건축, 설립에 대하여 심사숙고해야 한다.

또 하나는 미자립교회, 소형교회의 재정적 상황이다. 교회가 아무리 본질적인 가치를 추구한다고 할지라도 경제적인 뒷받침이 되어주지 않으면 비본질이 본질을 가로막거나 먹어버리게 된다. 우리 통합측도 이중직을 금지하고 있는데 이것부터 해결해주어야 한다. 총회가 책임져주지도 않으면서 이중직을 금하고 있는 것 자체가 모순이다.

나아가서 앞으로 교회는 어떤 형태로든지 자립적 교회 형태로의 전환이 요구되어진다. 지금 해외선교 역시 본국에서 지원받는 재정적 도움으로만 선교하는 선교지는 어느 순간에 무너질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현지에서 자립선교라고 하는 새로운 프레임을 가지고 준비하는 선교는 지속가능성이 높다. 마찬가지로 한국 교회에서 새로운 개척교회의 유형가운데 하나는 자립적 교회의 등장이어야 한다. 사회적 기업이든, 공공의 기업이든 그러한 이익을 통하여 교회가 본질을 추구한다면 건강한 교회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셋째, 교역자 운영의 문제다.

교회운영이 어려워지면 가장 쉽게 언급되는 것이 인건비의 축소다. 어느 교회가 부교역자 구조조정을 할 때 제비뽑기를 한다는 씁쓸한 이야기를 들으면서 너무 속상했다.

코로나 19가 시작되면서 교역자 사례비부터 줄이자고 하는 당회가 있다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화가 났다. 사실 교역자의 사례비와 생활비는 그 교회의 마지막 보루다. 교회를 유지하는데 재정이 없다고 한다면 당연히 교역자들이 먼저 알아서 사례비를 줄여나갈 것이다. 그런데 당회에서, 제직회에서 교역자의 사례비를 거론하는 것은 교회 조직을 흔드는 것이다.

교회의 최고 콘텐츠가 무엇인가? 바로 교역자다. 교역자들이 살아야 교회가 산다. 만약 현실적으로 구조조정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한다면 새로운 패러다임의 교회조직을 고민해보아야 한다. 오프라인 팀과 온라인 팀을 따로 운영하는 방안도 검토되어야 한다.

넷째 당회 운영의 문제다.

이 시기에 한국교회의 가장 시급한 문제는 당회다. 매 순간 긴급하게 결정되어야 할 당회가 소모적인 논쟁과 자신들의 입장에서 문제를 보는 관점차이로 인해 결정이 늦어져 교인들에게 혼선을 주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더구나 한국교회 당회원들의 평균연령은 60세 이상이다. 이러한 기성세대가 주도하는 당회가 다음세대를 이해하고 과감하게 수용하는 것은 쉽지가 않다. 그러다보니 교회가 늘 젊은이들로부터 외면당하고 있는 실정이다.

당회결정은 가급적 빨리 진행할 수 있는 시스템이어야 한다. 예를 들어서 ZOOM 당회, SNS 당회 등을 실행하여 신속한 결정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나아가 이제는 당회원들의 헌신만으로 교회가 운영되는 시대가 아니라 온 교인들이 마음을 합하여 함께 운영을 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당회는 이제 운영위원회 등을 조직해서 온 교인들이 함께 공유하는 시스템으로 탈바꿈되어야 한다.

한국 교회가 지금까지 성장하면서 놓쳤던 많은 부분에 대해 이번 코로나 19를 계기로 건강하고 바른 교회운영이 이루어져서 함께 가는 공동체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

다섯째, 목회자의 리더십 문제이다.

코로나 19를 겪으면서 코로나에 대처하는 목회자의 리더십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교회 유지를 위해서(?) 대면예배를 강행한 리더십의 목회자, 예배를 못하는 위험을 무릅쓰면서도(?) 예배당에서의 예배를 내려놓은 리더십의 목회자, 그리고 어떤 것도 결정하지 못하고 주저하다가 여기까지 온 목회자의 리더십 등이 있다.

그러나 지금의 상황에서는 특히 비대면 상황에서의 리더십이 가장 중요하다. 비대면은 만날 수 없는 관계를 일컫는다. 많은 교인들은 그동안 직접적으로 만나는 신앙생활을 주로 해왔다고 보아도 과언이 아니다. 예배당에서의 예배, 찬양, 설교 그리고 목회자의 심방 등 모두 대면활동이었다.

그런데 코로나 19 이후에 비대면으로 많은 것들이 전환되었다. 이 상황에서 최고의 리더십은 소통의 리더십이다. 교인들과 어떻게 만나야 하고 어떻게 나누어야 하는가를 알고 행하는 목회가 요구되어진다. 소통의 리더십은 수평적 관계의 리더십이다.

아날로그가 수직적 관계라고 한다면 디지털은 전적으로 수평적 관계에서 출발한다. 수평적 관계가 되기 위해서는 교인들과 함께 공유가 되어야 하고 그 공유는 상식적이어야 한다.

3. 어디로 갈 것인가?

코로나 19가 앞으로 이 세상에 그리고 교회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가에 대하여 모두가 고민하고 있다. 미래에 대한 예측의 불확실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여러 가지 고민을 해보고 대안을 찾아보고 있다. 주목해야 할 사실은 하나님이 우리에게 분명한 메시지를 준 것이고 그 메시지를 우리가 잘 해석해서 하나님이 원하시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런 혼란스러운 상황 앞에서는 늘 본질을 찾고 물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어느 학자가 한 말을 인용하면서 글을 마치려고 한다.

“내가 두려워하고 있는 것은 교회가 회복되지 않을 것 같아서가 아니라 교회가 과거처럼 회복 될까 봐 그것이 두렵다”

고형진 목사 (강남동산교회)
고형진 목사 (강남동산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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