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세대 향한 과천교회의 새로운 시도
다음 세대 향한 과천교회의 새로운 시도
  • 최상현 기자
  • 승인 2021.12.03 14: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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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스포츠 대회, 복음과 다음 세대 잇는 가교로 승화
불신가정 청소년 수십 여 명 찾아와 예배
먹을 것으로 전도하는 시대 끝, 새로운 길 모색해야
과천교회 e스포츠 대회 현장. 과천교회 제공.

세계 게임 산업 규모 200조원. 게임 시장의 상승세는 가파르게 치솟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더욱 급성장하고 있는 모바일, PC 게임은 하나의 국민 문화로 자리매김했다.

국내에서 ‘리그 오브 레전드’(이하 롤, LOL)를 모르는 청소년은 없다. 10년 전, ‘라이엇 게임즈’가 출시한 LOL은 수년 째 PC방 점유율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2021년 기준 유저 수 1억 1500만 명, 게임 대회 방송 순간 최고시청자 수 4500만 명에 달한다.

2022년에 개최하는 항저우 아시안 게임은 e스포츠인 LOL을 정식 종목으로 채택, 금메달을 획득하면 병역을 면제 받는다.

청소년들에게 게임은 더 이상 불온한 구역, 일탈의 공간이 아니라 평범한 일상 속의 문화가 됐다. 실제로 2-30대 사역자들이 청소년들과 함께 게임을 즐기며 대화의 물꼬를 트고, 이를 통해 깊은 유대 관계를 형성하여 복음을 전하는 사례 또한 적지 않다.

하지만 과천교회(주현신 목사 시무)와 같은 규모가 큰 교회가 공간을 마련하여 e스포츠 대회를 개최한 사례는 극히 드물다.

과천교회는 지난 11월 20일, 최대 인원을 200명으로 제한 한 가운데 ‘과천 e스타’ 대회를 개최했다.

과천시와 경기도콘텐츠진흥원이 후원하고, 팬브릿지, 엥커포인트, 시니스트, 와우게임(와우코리야)등의 기업에서 협찬한 이번 대회의 경기 종목은 ‘리그오브레전드, 카트라이더’로, 최광원 캐스터와 김배인 해설위원이 게임 진행을 맡았고 순위에 따라 총 440만 원의 장학금을 지급했다. 

‘교회에서 어떻게 게임 대회를 열 수 있느냐?’는 비판에 대한 부담을 감수하면서까지 청소년들에게 다가가려 했던 이유는 무엇일까?

주현신 목사는 “지역 청소년들이 답답한 일상을 벗어나 잠시나마 숨 쉴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고 싶었다”며 “교회의 가장 중요한 공간인 대예배실을 e스포츠대회 장소로 내어준다는 것은 그만큼 교회가 지역 청소년들을 환대한다는 의미가 담겨있다. 교회가 다음 세대와 대화하고, 동행하고 싶어 한다는 메시지를 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아울러 “저를 포함한 기성 세대가 게임 문화에 대해 우려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결국 그 문화와 가상공간의 영역을 건전하게 만들어갈 주역은 다음 세대”라고 강조했다.

대회 효과는 놀라웠다. e스포츠 대회 이후, 불신 가정 청소년 20여 명이 교회를 찾아와 예배를 드렸다. 고등부 담당 김기동 목사는 “다음 세대 담당 교역자들과 교사들은 생각지도 못한 열매에 크게 기뻐했다”는 후기를 전하며 “당회 장로님들과 성도님들께서 한 마음으로 응원하고 기도해주셨다”고 밝혔다.

과천교회는 이번 대회를 개최하기 10년 전부터 지역 청소년들을 위한 재능 오디션 프로그램 ‘과천 스타’를 매년 개최해왔다. 이를 통해 다음 세대와의 접점을 만들어가면서 한편으로는 말씀 사역에 힘을 쏟았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에는 온라인 사역을 위해 교육관을 리모델링 하고 신앙 교육 콘텐츠를 제작, 유튜브로 송출하면서 청소년들이 성경 말씀을 보다 더 쉽고 친근하게 접할 수 있도록 했다.

이번 대회를 개최한 배경에는 다음 세대 담당 사역자들의 철저한 준비가 녹아있었다.

이들은 e스포츠를 연계한 복음 전도 사역의 긍정적인 측면을 영상으로 제작하여 당회에 소개했고, 청소년들에게 교회가 ‘진부한 곳, 올드한 곳’이라는 인식이 팽배한 현실 속에서 교회가 눈높이를 대폭 낮출 필요가 있음을 피력했다.

이에 교회의 기성 세대와 리더 그룹은 젊은 사역자들의 사역 방향에 공감하면서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게 됐다.

김기동 목사는 “가정에서 아이들의 게임 이용을 제한했더니 결국 음지화 되는 역효과를 낳게 됐다”면서 “우리는 게임을 두고 무조건 좋다, 나쁘다고 이분법적으로 생각할 것이 아니라 청소년과 교회가 만나는 선한 도구로 활용하자는 생각에서 밝은 곳으로, 음지에서 양지로 아이들을 초청했다”고 전했다.

단체전 MVP상은 김종천 과천시장이 수여했다.

행사 이후 김 목사는 동료 목회자들과 다음 세대 사역자들로부터 기획안을 공유해달라는 요청을 받았고, 어떤 목회자는 대회 당일에 청소년들과 함께 과천 교회를 방문하기도 했다.

또한 김 목사는 e스포츠 사역은 과천교회의 다음 세대 사역 중 한 부분일 뿐이며 그 외에도 다양한 사역을 시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과천교회는 4단계로 운영하는 체계적인 신앙 교육 외에, 지역 청소년들과 수험생들의 실질적인 고민을 돕기 위한 코칭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각 분야의 전문가와 현직 대학 교수를 초청하여 진행한 진로 코칭 및 모의 면접, 자소서 요령 특강 등의 프로그램은 지역 사회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았다.

내년 2월에 문을 여는 과천교회 청소년 센터에서는 학생들이 편안한 환경 속에서 학업을 이어갈 수 있도록 스터디 카페를 개설한다. 지역 청소년 누구나 와서 이용할 수 있고 음료는 무료로 제공한다. 또한 카페를 이용하는 학생들을 위해 각 분야 전문가와 교수를 초청하여 특별 강좌를 정기적으로 오픈할 예정이다.

한편, 오는 2022년 과천교회 e스포츠 대회에서는 사전 행사를 열고 e스포츠에 관심 있는 청소년과 학부모를 초청한 강연을 선보일 계획이다. 또한 취미로 즐기는 게임이 ‘중독’으로 발전하지 않도록 예방하고 극복하는 특강도 준비 중이다.

과천교회 주현신 목사와 참가 학생들.

김기동 목사는 “사실 이러한 사역에 대해 다음 세대 사역자들은 거부감이 없고, 필요성을 공감하고 있다. 학교 앞에서 팝콘을 튀겨주고 먹을 것으로 전도하는 시대는 끝났다는 것을 체감한다”면서 “비록 어려운 시기이지만, 이러한 문화 행사를 통해 한국 교회에 좋은 모델이 되는 교회학교가 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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