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겔 칼럼] 상호변혁적 문화관
[데겔 칼럼] 상호변혁적 문화관
  • 옥성삼 박사
  • 승인 2021.11.29 20: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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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_옥성삼 박사
마틴 루터. 픽사베이 이미지.
마틴 루터. 픽사베이 이미지.

한국교회가 선교 100주년을 지나면서 일천만 신자를 바라보며 대형예배당 건축과 신학교 증설이 붐을 이룰 때, 일부에서는 교회가 사회의 주류가 되어 선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기대도 있었다.

더불어 교회 성장의 정점에서 출판, 신문, 방송, 영화, 음악, 미술, 스포츠 등 문화선교에 대한 관심 또한 활발하게 일어났다. 한국사회가 민주화에서 세계화로 넘어가는 90년대 전후 한국교회의 문화선교는 교회 성장의 도구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한국사회 문화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다.

이러한 문화선교의 신학적 근거로 폭넓은 공감대를 형성한 것이 미국 신학자 리처드 니버의 ‘변혁적 문화관’이다. 변혁적 문화관의 장점은 세상문화에 대한 교회의 책임을 강조한 것이다. 교회와 세상이 상호관계 속에 있기에, 교회는 세상문화에 대하여 책임적으로 참여해야하며, 사회를 기독교 문화로 변화시키는 적극적인 사역(문화선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변혁적 문화관’은 문화변혁에 대한 교회의 사명을 일깨워준다는 면에서 긍정적 기여를 한다. 하지만 ‘변혁적 문화관’의 큰 약점은 변혁의 주체가 되는 교회의 정체성 문제이다. 각 시대별로 세상에 존재하는 교회가 성경 및 그리스도와 일치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16C 종교개혁이 중세교회의 부패와 문화시차에서 시작되었듯, 이 땅에 존재하는 교회는 완전하지 않다. 더욱이 변혁의 주체인 교회가 부패할 경우 변혁적 문화관은 언제든 세속적이고 패권적 문화관으로 변질될 수 있다. 교회가 세상을 변화시키는 역할을 감당하기 위해서는 변하지 않는 상수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불완전성을 인정하고, 각 시대와 환경속에서 성령의 역사 가운데 성육신적으로 끊임없이 재해석되어야 한다.

하나님의 선교를 구체적으로 실천하는 대행자로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개혁교회의 3가지 정체성 위에 서있어야 한다.

개혁교회의 정체성은 첫째, ‘개혁성(reforming)- 개혁교회는 항상 개혁하는 교회이다’-이다.

둘째, 교회의 ‘본질성(ad-fontes) - 교회는 신앙의 근거인 성경과 성령의 역사 위에 존재해야한다‘-이다.

셋째, 교회의 '공동체성(adiaphora) - 본질에는 일치 비본질에는 관용 모든 일엔 사랑’이다. 교회는 신앙의 일치와 함께 말씀의 시대적 재해석과 사회적 소통을 위해 열려 있어야 하며. 생명을 살리고 사랑하는 공동체여야 한다. 교회의 개혁성, 본질성, 공동체성 등은 불완전한 교회의 정체성을 하나님의 선교를 대행하는 선교적 교회(Missional Church)를 구체적으로 세워주는 기둥이기도 하다.

바로 이 지점이 정체성 위기를 맞이한 한국교회의 현실에서 ‘변혁적 문화관’의 한계를 극복하고, 새로운 관점으로서 ‘상호변혁적 문화관’의 필요를 요청한다. 상호변혁이란 신앙의 본질에 대한 교회와 세상의 관계성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세상에 존재하는 불완전한 교회는 세상과 상호작용(선교, 봉사, 협력, 소통)하면서 합리성 윤리성 보편성 등의 잣대로 상호 소통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하나님의 구원행동은 성육신을 통해 성취되었듯이, 교회를 통한 하나님의 선교는 세상을 향한 교회의 일방적이고 승리주의적 활동이 아닌 시대의 언어와 현장의 절박함에 성육신적 대화를 통해 이뤄져야 한다. 세상에 있는 교회가 불완전하다는 것은 역으로 하나님의 역사가 일어나는 현재성을 담고 있고, 동시에 세상을 향해 소통해야하는 교회의 현실성을 나타낸다.

한국 교회가 정체성 위기를 벗어나지 못하는 오늘, ‘상호변혁적 문화관’ 전망이 새로운 교회 공동체를 위한 작은 발판이 되기를 기대한다.

옥성삼 교수 <br>크로스미디어랩 원장 <br>가스펠투데이 기획편집위원
옥성삼 박사
크로스미디어랩 원장
가스펠투데이 기획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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