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 제가 죄인입니다
데스크 칼럼 - 제가 죄인입니다
  • 엄무환 국장
  • 승인 2021.09.08 08: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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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무환 국장
엄무환 국장

적어도 결혼하기 전까지만 해도 주위 사람들로부터 하도 착하다는 얘길 들어서 정말 제가 착한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결혼하고 나서 충격적인 말을 들었습니다. 아내가 제게 한 말이 그것입니다. 아내가 무슨 말을 했느냐 하면 제가 악하다는 겁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제 얼굴 표정이 저절로 일그러졌습니다. 그리고 감정이 매우 상했습니다. 이런 태도는 아내의 말을 받아들이지 않으려는 제 중심의 발로임이 분명합니다. 아내의 말을 조금도 인정하지 않으려는 마음 말입니다.

제가 착하다는 착각 속에 빠져 살았던 것은 일차적으로 주위 사람들이 제게 한 말의 영향 때문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도 그런 말을 받아들인 나머지 제 자신이 저에 대해 ‘난 착한 사람이야’라는 생각으로 의식화를 시킨 결과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 일로 인해 한참동안 아내와의 관계에 차가운 한랭 전선이 드리우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아내와 함께 당시 살고 있던 서울 개포동 인근의 양재천 산책로를 걸으며 대화를 나누다가 아내가 왜 제게 악하다고 했는지 이유를 말해주었습니다.

한 마디로 말해 자기 잘못에 대해 인정하려들지 않고 자기변명을 늘어놓는 모습이 악하다는 겁니다. 맞습니다. 제가 그러했습니다. 자기변명이 저의 주특기였습니다. 아내가 제게 잘못을 지적하면 쉽게 인정하는 법이 없었습니다. 저는 이것이 얼마나 악한 것인지 인식조차 하지 못했습니다. 그만큼 영적으로 어두웠습니다. 이는 착한 신드롬, 즉 의인 증후군에 빠진 결과입니다.

아내가 제게 아주 중요한 조언을 했습니다. 누군가가 잘못을 지적하면 이해가 되든 안되든 일단 인정하는 자세부터 가져보라고 말입니다. 그러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그날부터 실천에 옮겼습니다. 아내를 비롯하여 누군가가 저의 잘못을 지적하면 “맞습니다”라며 인정하는 자세를 취했습니다.

처음엔 용기가 필요했습니다. ‘혹여 사람들이 나를 부정적으로 보면 어떡하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입니다.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는 일은 부끄럽고 수치스런 일이 분명합니다. 하지만 계속해서 저의 잘못을 인정하자 놀라운 결과가 나타났습니다. 제가 죄인이라는 사실을 진심으로 받아들이게 된 것이 그러합니다. 그러자 “건강한 자에게는 의원이 쓸데없고 병든 자에게라야 쓸데 있느니라 내가 의인을 부르러 온 것이 아니요 죄인을 부르러 왔노라”(막 2:17)는 예수님의 말씀이 100% 깨달아지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우리 인간의 죄를 대속하시기 위해 십자가에 달리사 흘리신 예수님의 보혈이 왜 그리 중요한지가 새삼 인식되었습니다.

목회자로 부름받아 설교자로 살아가다보니 나 자신은 하나님 말씀대로 살고 있다는 착각에 빠질 때가 많습니다. 언론인으로서 잘못된 일에 대한 글을 수시로 쓰다보니 제 자신은 의롭다는 착각에 빠질 때가 흔합니다. 그래서 제가 쓴 기사에 오류가 발견되었을 때 당연히 정정보도를 해야 마땅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힘들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제가 죄인이라는 사실을 감추고 싶어서입니다. 그러나 지금은 이것이 비쳐질 때마다 얼론 마음의 옷깃을 여밉니다. 그리고 이렇게 고백합니다. “주님, 제가 죄인입니다. 그래서 주님이 정말 필요합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죄인 중에 내가 괴수”라는 바울 사도의 고백이 저의 고백이 되었습니다. 그렇기에 잠시라도 예수님이 아니면 안되는 인생임을 절감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것이 하나님께서 제게 주신 큰 은혜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런 면에서 전 참으로 하나님의 은혜를 받은 사람입니다. 제가 죄인이라는 사실을 깨달은 것 말입니다. 그렇습니다. 저는 죄인입니다.

“모든 사람이 죄를 범하였으매 하나님의 영광에 이르지 못하더니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구속으로 말미암아 하나님의 은혜로 값없이 의롭다 하심을 얻은 자 되었느니라”(로마서 3:23~24) 100% 아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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