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조선교회는 두 개의 문을 만들었는가?
왜 조선교회는 두 개의 문을 만들었는가?
  • 정성경 기자
  • 승인 2019.11.06 17: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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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배당으로 본 한국교회 100년사
최석호‧옥성삼 저자의 한국교회 톺아보기
‘한국교회의 본 모습은 무엇일까?’에 답해

부정적인 교회 뉴스들로 눈도 귀도 어지러운 이 시대에 대한 대답은 한결같다. ‘본질로 돌아 가야된다.’ 그렇다면 한국교회가 돌아가야 되는 모습은 무엇인가? 선교사들이 전한 복음과 오늘날의 복음은 무엇이 다른가? 그때는 교회가 어떠했기에 복음이 전해졌는가? 한국교회의 본 모습은 어떠했나?

이러한 의문에 답하는 책이 나왔다. 10월 14일 가디언에서 출간한 ‘조선교회는 왜 두 개의 문을 만들었는가?’의 부제는 ‘예배당으로 본 한국교회 100년사’다. 예배당을 통해 한국교회 시작에서부터 현재까지 살펴봤다. 장‧감‧성(장로교회, 감리교회, 성결교회) 한국교회 3대 교단이 보유한 문화재 예배당으로 본 한국교회 100년사다. 레저관광사회학을 전공한 최석호 박사와 레저경영학을 전공한 옥성삼 박사는 이 책에 대해 “우리 사회의 편견에 맞서는 책이 아니라 한국교회에 경종을 울리는 책”이라고 소개했다.

경상북도 군위군 군위읍 동부리에 있는 군위성결교회에 1935년 3월 제7대 교역자이자 첫 목사인 이종익 목사가 부임했다. 1937년 이 목사는 예배당을 건축하고자 하지만 낙상사고로 순직한다. 이어 교회 출신이자 맹인이었던 김영수 전도사가 초청한 임도오 목사가 8월에 예배당을 완공한다. 현관 두 개를 툭 튀어나온 포치(porch)로 만들고 용마루에 십자가를 세웠다. 그러나 일제는 1943년 모든 성결교회를 폐쇄하고, 군위성결교회 문화재예배당을 매각한다. 1945년 옥중에서 광복을 맞은 군위사람 천세광 목사는 9월 5일 군위성결교회를 재건했다.

아펜젤러 선교사가 최초로 세운 정동제일교회. 서울특별시 중구 정동에 위치한 벧엘예배당 봉헌예배가 드려졌던 1897년 12월 16일, ‘대한그리스도인회보’는 “2년 반에 걸쳐 지은 아름다운 예배당의 길이는 77척이요, 넓이는 40척, 높이는 25척이다. 그리고 종탑의 높이는 50척이다. 회당 아에 좌우로 좁은 방이 하나씩 있는데 그 길이는 28척, 넓이가 14척이다. 지붕은 함석으로 덮이고 사면에 유리창을 단 명랑한 건물이다”라고 소개했다.

배재학당과 이화학당 사이 언덕에 정동제일감리교회 벧엘예배당이 있다. 왼쪽 언덕 배재학당 학생들과 남자 교인들은 남쪽 출입문(왼쪽 문)으로 드나들고, 오른쪽 언덕 이화학당 학생들과 여자 교인들은 북쪽 출입문(오른쪽 문)으로 드나들었다. 예배당 중앙에 장막을 쳐서 남녀가 서로 볼 수 없게 했다. 주일이면 청준 남녀가 중앙에 있는 교회를 향해 몰려드니 연애당이라 불렸다. 정작 당사자들은 얼굴도 한번 본적이 없다. 남녀를 엄격하게 구분했던 예배공간을 통합한 것은 손정도 목사 재임하던 1915년 경이다. 6.25전쟁 다시 폭격으로 일부 무너지고, 1980년대 화재로 일부 소실되기도 했지만 심한 훼손은 없는 대로 오늘날에 이르렀다.

광주광역시 양림동 양림오거리에서 양림장로교회 십자가 높이 보이는 길을 따라 걸어가면 벽돌 건물이 나온다. 정방형건물 모서리를 중심으로 좌우를 나눠 남녀 출입문을 달리한 ‘오웬기념각’에도 문이 두 개다. 남자들과 숭일학교 남학생들은 북쪽 문(왼쪽 출입문), 여자들과 수피아학교 여학생들은 서쪽 문(오른쪽 출입문)을 사용했다. 출입문을 두 개로 만들어서 남녀의 출입을 유별하게 한 것이다. 그러나 똑같은 크기와 똑같은 모양으로 만들어서 남녀가 평등하다는 것을 알렸다.

현관 정문을 두 개 있는 건물은 드물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솟을대문을 현관으로 세운 경우가 있다. 이 경우 현관은 두 개가 아니라 세 개다. 주로 서원이나 사묘에 솟을대문을 세운다. 여성은 이런 곳에 출입할 수 없었기 때문에 굳이 성별 차이를 두지 않았다. 다만 동입서출(東入西出) 원칙을 지켰다. 오른쪽으로 들어가고 왼쪽으로 나간다. 중앙문은 왕이나 성현만 출입할 수 있다.

두 개인 경우는 정면 현관과 측면 현관을 분리한 경우로 남‧녀 출입문을 달리해 엄격한 유교윤리를 고수하고자 했다. 남성은 정면 현관을, 여성은 측면 현관을 사용했으며 정면 현관은 크고 측면 현관은 작았다.

예외적으로 강릉 경포호반에 위치한 배다리집, 선교장(船橋莊)이 있다. 태종 이방원의 둘째 아들 효령대문의 후손이 살고 있는 집으로 정면에 두 개 현관이 나란히 있다. 남성은 솟을대문인 왼쪽 문을 사용하고 여성은 평대문인 오른쪽 문을 사용한다.

조선교회가 예배당 현관을 두 개로 만든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조선사회를 지배하고 있는 엄격한 유교윤리를 거스르지 않기 위한 것이다. ‘남녀7세 부동석’일 정도로 남녀가 유별하다.

그래서 현관을 두 개 만들었다. 조선사회의 윤리를 거스르지 않았던 것이다. 그러면서 복음은 일점일획도 바꾸지 않고 지켰다. 조선교회가 만든 두 개의 문은 한국교회에 경종을 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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