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주말 서울 광화문 일대는 문재인 정부를 성토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광화문 일대 곳곳에서 문재인 정부의 실정을 토로하는 집회가 열렸다. 이들 집회 참가자들은 문재인 정부가 판문점 선언으로 국가를 해체하고, 소득주도성장으로 경제를 파탄 냈으며, NLL을 무력화해 영토를 포기하고, 남북군사합의에 의해 국군을 무장해제 시켰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주로 태극기와 성조기를 함께 흔들고 있었고, 빨간 모자에 군복을 입은 다수의 사람들도 보였다.
흔히 태극기 집회로 불리는 이들 집회들은 산발적으로 광화문 일대에서 열리고 있었다. 모두가 문재인 정권 퇴진을 목적으로 하면서도 하나로 통합되지 못한 모습이었다. 지난 탄핵 정국 때 촛불집회란 이름으로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던 목소리가 하나로 결집됐던 것과는 달리 보수의 문재인 정권 퇴진 운동은 여러 갈래로 나뉘어 있다는 사실을 한 눈에 확인할 수 있었다.
이렇게 문재인 정권 퇴진을 주장하는 이들 가운데 극우반공기독교가 한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사랑제일교회 전광훈 목사가 대표적인 인물로 이날 문재인정권퇴진범국민총궐기 3차 대회를 주도했다. 이 집회는 “문재인은 공산주의자다”고 발언한 전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 고영주 변호사와 함께 주최한 것이다.
전광훈 목사는 이날 발언을 통해 “건국 이후 대한민국이 가장 위험한 상태에 놓여있다. 이는 문재인 정권이 북한의 김정은과 손을 잡으며 벌어진 일”이라고 지적하며 “대한민국이 다시 안정되고 발전하려면 한미관계가 회복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전 목사는 “우리나라 역사에서 임진왜란이나 한국전쟁은 선조들의 오판으로 벌어진 일이지만 두 번 다시 이런 잘못을 저질러서는 안 된다”며 “문재인 정권을 반드시 퇴진시켜 자유대한을 되찾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집회에 참가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청교도영성훈련원이란 마크가 새겨진 조끼를 입고 있었는데 청교도영성훈련원은 전광훈 목사가 운영하는 단체로 알려졌다.
한편 광화문 일대에서 태극기 집회에 참가했던 한 청년은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과 친하게 지내는 것을 걱정스런 눈으로 보고 있다”며 “김정은은 북한 주민들을 수탈하고 있고, 자기 뜻에 맞지 않는 사람들을 정치범수용소에 가두는 등 국제적으로도 굉장한 범죄자인데 사과 한마디도 없이 우리나라에 온다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이는 문재인 정권 출범 이후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관계가 한미동맹 중심에서 남북관계 중심으로 축이 이동하면서 발생하는 현상으로 보이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으로 인해 분열된 보수가 재결집을 노리고 산발적으로 정권퇴진운동을 전개하는 것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