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인 노무자도 우리의 형제요 동포
고려인 노무자도 우리의 형제요 동포
  • 김성수 지역기자
  • 승인 2018.12.05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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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의 발 빠른 대처, 생명을 살리다
페이스북으로 사랑 전해
“남은 생 복음과 하나님 영광 위해 살고 싶어”

충북 보은의 한 회사에서 10개월 정도 노무자로 일하던 고려인 3세 알렉(사진: 병실에서 아내와 함께)이 조부(祖父)의 나라 한국 사람들이 전해준 동포애로 죽음의 위기에서 생명을 구한 미담이 알려져 화제가 되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플라스틱 사출 전용기 제작회사로 우진플라임 산하에 있는 소재공장 ‘재경엔지니어링’의 김재천 사장(사진)이다.

재경엔지니어링 김재천 사장(아들과 함께)
재경엔지니어링 김재천 사장(아들과 함께)

러시아 볼고그라드에서 사역하고 있는 총회파송 정균오 선교사는 지난달 19일 아침, 급한 전화를 받았다. 한국에서 일하던 알렉이 쓰러져서 뇌수술을 받았다는 소식을 접했다며 알렉의 부인 인나가 울면서 도움을 요청했다. 정 선교사는 급하게 수소문하여 회사의 김재천 사장과 연락이 닿았다. 김 사장은 알렉이 뇌종양으로 뇌 속에서 혈관이 터져서 급하게 청주에 있는 하나병원으로 옮겨서 8시간동안 수술이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김 사장에 따르면 알렉이 19일 아침에 출근해서 토하고 쓰러졌다는 것이다. 김 사장은 그가 체했겠지 하고 집으로 돌아가 쉬라고 하려다가 간호사인 자기부인에게 전화를 해서 상황설명을 했다. 그의 부인은 매우 심각한 상태이니 바로 청주에 있는 큰 병원으로 가라고 했다. 사장은 직접 운전을 해서 알렉을 데리고 청주의 뇌종양 전문병원인 ‘하나병원’으로 달려갔다. CT 검사를 했으나 별 문제가 발견되지 않아 다시 MRI를 찍었다. 그 결과 뇌 속에서 혈관이 터진 것을 발견했다. 급하게 수술을 해야 하는데 알렉의 가족과는 전혀 연결이 닿지 않았다.

의사는 알렉이 죽을 수도 있고, 전신 마미가 올 수도 있고, 말을 못할 수도 있다는 내용을 말하며 수술 동의서를 내밀었다. 빨리 수술을 하지 않으면 알렉이 죽을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환자의 직계가족만 사인을 할 수 있는데, 김 사장은 자신이 책임질 것을 약속하고 사인을 해서 수술이 진행될 수 있었다. 수술을 집도한 의사는 알렉이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아서 살 수 있었다고 말해줬다.

고려인 3세 알렉 (병실에서 아내 인나와 함께)
고려인 3세 알렉 (병실에서 아내 인나와 함께)

김 사장은 그 후에도 회사를 운영하느라 바쁠 텐데 거의 매일 2시간이 넘는 거리의 병원을 왔다갔다 하며 알렉을 챙겼다. 그는 알렉을 단순히 한 사람의 외국인 노무자로 보지 않고 식구와 형제와 동포로 대하고 있다. 지난해에도 우즈베키스탄의 노무자가 암이 발견되어 수술하자 병원비와 비행기 값은 물론 돌아가서 회복하는데 쓰라며 돈까지 들려 보냈다.

정 선교사는 전화를 통해 김 사장에게 감사함을 표현하자 “한솥밥을 먹은 사람으로서 당연하게 할 일을 한 것 뿐”이라며 겸손해 했다고 전했다. 정 선교사는 "외국인 노무자를 한 식구로 생각하고 따뜻하게 돌보아 주는 사장을 보면서 한국은 아직도 사람이 살만한 따뜻한 세상"이라며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앞 줄 맨 오른쪽이 정균오 선교사, 뒷 줄 오른쪽에서 네 번째가 알렉이다.
앞 줄 맨 오른쪽이 정균오 선교사, 뒷 줄 오른쪽에서 네 번째가 알렉이다.

또한 정균오 선교사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소식을 접한 장신대 김영동 교수의 요청으로 청주 상당교회가 처음 사랑의 손길을 내밀었다. 그 후 이 소식을 접한 서초 신동교회, 청주영광교회, 대전제일교회, 제자교회, 새순교회 등 중부권교회와 새문안교회 해외선교부에서도 고려인 3세 믿음의 형제라는 한 가지 이유만으로 이 사랑에 동참했다. 애초 수술비와 입원비로 예상했던 500여만 원이 다 채워졌다.

알렉은 총회 파송 러시아선교사인 정균오 목사의 동역자이자, 때로 특별한 예배에서 10년 넘게 정 선교사의 통역을 맡아 수고하는 사역자 ‘인나’의 남편이다. 아내를 따라 여러 해 교회문턱을 넘어 다녔지만 오랜 기간 복음을 알지 못하다 몇 년 전에야 예수님을 인격적으로 만나고 세례를 받았다. 세례를 받는 날 그는 담배를 끊었다. 그는 세례 후에 신실한 크리스천이 됐다.

알렉은 2년 전에 한국에 와서 외국인 노무자로 일하며 죽을 고비를 한 차례 넘겼다. 통영에서 일하다가 대형크레인이 무너져서 죽을 상황에서 5분차로 살아났다. 그리고 이번에 하나님께서 또 살려 주셨다. 그는 “하나님과 사장님, 그리고 한국교회에 감사한다”며 “돌아가면 남은 생을 복음과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살겠다”고 다짐했다.

알렉은 지난달 19일에 수술하고, 한 달 넘게 입원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빠르게 회복되어 4일 보름 만에 기쁨으로 퇴원했다. 정 선교사는 “알렉이 잘 회복되고 러시아로 돌아와서 ‘복음을 위해서’,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서’ 나머지 생을 헌신하여 살 수 있게 되기를 기도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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