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밤의 정취가 물씬 풍긴 지난 11일 밤, 전주 한옥마을에 위치한 경기전 특설무대에서는 사단법인 '글로벌 예술단(이사장 백남운)이 주관한 마티 잉골드의 일대기를 그린 '마티 잉골드'라는 연극무대가 펼쳐졌다.
현 전주예수병원의 설립자인 마티 잉골드 여사는 미국인 의사로서 미개한 조선을 품기 위해 이 땅에 의료선교사로 입국하여 뜨거운 열정과 헌신으로 의료선교를 감당했다. 그녀는 1898년 전주 성문밖의 초가 한 채를 사들여 진료를 시작했는데 이것이 현 전주 예수병원의 시초가 되었다. 국내에서 근대식 병원으로는 세브란스의 전신인 광혜원(1885년)에 이어 두 번째이다.
한국최초의 의료선교 병원탄생이 전주에서부터 출발해 1902년 선교사 헤리슨에 의해 최초의 서양식 건물이 완공됐고, 1971년 11월 10일 당시 호남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새 예수병원의 준공식이 거행되었다. 사람들은 이를 '용머리 고개의 기적'이라 불렀다.
그녀는 생전에 '거저 받았으니 거저 주어라'는 정신으로 월급도 받지 않은 채 선교사비로만 검소하게 생활한 것으로 유명하다. 잉골드는 당시 동학혁명 후의 극도로 어렵고 힘든 상황에 있던 사람들을 돌보며, 의료선교를 통해 의료의 본질적 가치와 기독교 가치를 실현했다.
다소 쌀쌀했던 날씨였음에도 불구하고 야외 객석은 가득 찼고, 서 있는 관객들도 많았다. 이를 통해 전주 시민들의 잉골드를 향한 뜨거운 관심을 알 수 있었다.
한편, 글로벌 예술단의 임원이며 이번 공연을 총 기획한 양문섭 목사는 "앞으로도 우리 글로벌 예술단은 지역의 훌륭한 신앙인들을 계속 발굴하여 연극무대에 올릴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