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께 집중하기 위해 잠시 걸음을 멈춘 사람
하나님께 집중하기 위해 잠시 걸음을 멈춘 사람
  • 김찬주 지역기자
  • 승인 2018.10.16 21: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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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정주택연구소 심재용 대표

한국형 협소 주택의 선두주자이며 경기 용인 지역에 적정 규모 주택의 모범 사례를 보이기 위해 애쓰던 건축가 심재용 씨를 만났다.

고문의 자리에서 여러가지 도움을 주고 있는 분당의 카페 가비양에서 지나온 인생 얘기를 솔직 담백하게 전하는 심재용 대표.
고문으로 이런저런 도움을 주고 있는 분당의 카페 가비양에서
지나온 인생 얘기를 솔직 담백하게 전하는 심재용 대표.

심재용 대표는 한국 사회에 적정한 규모의 토지에 적정한 규모의 공사비로 적정한 규모의 주택을 지어 사람이 살기에 적정한 환경을 조성하고 적정하게 관리해 주는 시스템을 도입하고 그러한 주택단지를 조성하여 적정한 주택 문화를 정착시키고자 했다. 그러기 위해 소통의 중요성을 일찍이 깨달은 그는 주택 건설에 있어 건축주와 설계 및 시공자 간의 이해가 얼마나 중요한 가를 역설한다. 쓸 만한 집이 되고 안 되고는 그것이 기본이 되어야 가능하다고 한다. 그렇지 않고 막연한 이미지와 예술적 감성만으로 건축에 덤벼들기 때문에 집 한 번 지으면 십년 늙는다는 소리를 하게 된다는 것이다. 건축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과 현장 경험을 통한 실제적 노하우가 쌓여있어도 대화의 기술이 없어 건축에 문외한인 건축주에게 제대로 전달이 안 되면 오해만 쌓이게 되고 건축 후 쓸데없이 법정 공방까지 가는 사례가 종종 벌어지곤 하는데 이것은 단순한 소통의 문제일 뿐이라고 안타까워 했다. 그는 사업가였고 집을 잘 짓는 사람이었고 아름다움을 보고 만들고 즐길 줄 아는 사람이었다. 건강상의 문제로 예전처럼 활발한 사업 활동을 하지는 못하지만 문화 예술적 달란트를 많이 받은 사람으로서 다양한 문화 활동과 이런 저런 매체들과의 인터뷰와 SNS를 통해 회심 후의 자신의 이야기들을 알리고 있다. 그는 경기 분당 지역의 대중문화 주간신문 ‘id분당'의 초대 발행인이기도 하다. 지금은 월간 ‘행복한 동네문화 이야기’의 이장(里長)으로 활동하고 있다.

 

심재용 대표는남성복 고객 모델로도 활동할 만큼 멋스러운 외양의 소유자다.
심재용 대표는남성복 고객 모델로도 활동할 만큼 멋스러운 외양의 소유자다.

심재용 대표는 어려서부터 청량리 동도교회에서 신앙생활을 했고 거기서 지금의 아내를 만났다. 결혼하고 함께 살아온 인생이 어느새 30년을 훌쩍 넘는다. 58년생인 그는 남녀 학교가 달랐던 시절, 교회 다니는 친구들은 여학생과도 자연스럽게 친구가 되고 편하게 어울리는 자유로운 모습이 좋아보였다. 외동으로 자라서인지 교회의 그런 분위기가 좋았고 주님의 은혜를 알아서라기보다는 그냥 교회가 좋아서 성실히 다녔다. 에벤에셀이라는 봉사 그룹에도 들어가 여름과 겨울 해마다 두 번씩 농활도 다니고 좋은 신앙의 멘토들도 만났다. 그래도 그는 알지 못했다. 하나님께서 그렇게 가까이에 계신 줄을.

2010년에 간경화 판정을 받았다. 그것이 간암으로 진전되고 해마다 한 번씩 수술을 받아야만 했다. 의사들은 간 이식을 권했지만 사업에서 손을 뗄 수 없다는 이유로 버티고 또 버텼다. 여덟 번의 수술을 받은 후 다시 재발이 되었을 때 의사들은 여기서 더 미루면 자기도 손을 떼겠다고 협박 아닌 협박을 해왔다. 간 이식말고는 더 이상 해 줄 수 있는 것이 없다는 거였다. 죽으라는 얘기 같았다. 그런데 살고 싶었다. 둘째 아들이 아버지를 위해서 간을 이식해 주기로 했다.

수술실로 들어가면서 내가 어떻게 되면 혼자 남을 아내가 너무 걱정이 됐다. ‘이 사람이 혼자 어떻게 살아갈까....’ 그때 마음 깊은 곳에서 어떤 음성이 들려왔다. ‘걱정하지 마. 내가 있잖아?’ 순간 ‘그리스도의 신부’라는 말이 생각났다. 아내를 나의 ‘신앙적 스승’이라고 부르기 주저하지 않을 만큼 33년간 흐트러짐 없는 신앙의 모습을 보여 온 아내였다. ‘그래, 내가 어떻게 되더라도 예수님이 남편 되어 주시는데 무슨 걱정이람.’ 전에는 ‘내가 남편인데 나 말고 또 무슨 남편이 있단 말이냐’고 ‘그리스도의 신부’라는 말을 그렇게 떨떠름해했는데 그 순간 그 말이 그렇게 고마울 수가 없었다. 주님의 말씀으로 위로를 받고 수술을 받았는데 중환자실에서 듣게 된 말은 청천벽력이었다. 아들이 깨어나지 못 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정맥이 파열돼서 혼수상태에 빠진 것이다. 아들을 죽여 내 목숨 이어가면 무엇하나? 온몸에 여덟 개의 관을 꽂고 꼼짝도 할 수 없는 상황에서 아들의 소식에 애타하는 아비의 심정은 뭐라 설명할 수가 없다. 깃털 하나의 무게도 견딜 수 없어 죽어버릴 것 같은 무력감. 속이 타들어 가는 것 같았다. 하루를 꼬박 애태운 끝에 무균실 창 너머로 아들의 모습이 보였을 때, 기쁨과 환희 속에 아들과 부둥켜안고 울던 그 순간은 다시 태어남을 맛본 순간이다.

아내는 인생의 동반자요 그리스도의 신부의 길을 함께 걷는 친구요 신앙의 스승이다.
아내는 인생의 동반자요 그리스도의 신부로서의 길을 함께 걷는 친구요 신앙의 스승이다.

 

살아오면서 네 번의 사업 실패를 겪었다. 그 중 기억에 선명한 일은 30층에 살던 때 ‘내일 저기서 뛰어내려 다 끝내야겠다’고 마음먹고 있을 때 아내를 데리고 ‘크리스천영성치유센터’에 함께 가자던 지인의 말에 순순히 따라나서 아주 어렸을 적 출생에 관한 상처를 치유 받았던 일이다. 최일도 목사의 ‘화클리닉’에 가서 150명 중에 마지막 남은 세 명 중 한 사람이 되었던 경험도 했고 지구촌교회에서 가정치유 사역도 받았다. 지금은 이런 저런 삶의 질곡 속에서 하나님의 인도하심 가운데 치유와 은혜가 있었던 일들을 돌아보며 두 해 전에 받은 간이식 수술 후의 회복기를 지내고 있다. 하나님은 그렇게 늘 곁에 함께 계셨었는데 그땐 그게 하나님의 손길인 줄을 몰랐고 그 하나님과 대화할 줄을 몰랐다. 이제 달려가던 길을 멈추고 인생을 돌아보고 주위를 둘러보며 가까이 계신, 아니 내 안에 계신 하나님을 느끼고 하나님의 세미한 음성을 듣고 친밀한 동행을 계획한다.

십자가를 만들면서 죄에 대한 강박증이 사라졌다.
십자가를 만들면서 죄에 대한 강박증이 사라졌다.

심재용 대표는 하나님께서 주신 것이 많은데 내가 가장 잘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그 일을 못하게 되었으니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일은 무엇일까 생각하고 기도한다고 한다. 심 대표는 아름다운 십자가를 만들고 싶다. 기독교인이 아니더라도 보면 갖고 싶을 만큼 아름답고 이야기가 담긴 그런 십자가를 만들고 싶다. 예전에 전시회를 할 목적으로 많이 만들어 두었다가 어느 날 생각이 바뀌어 갖고싶어하는 사람들에게 다 나누어 주고 이제 두 개밖에 안 남은 십자가가 있다. 심대표의 십자가는 고재, 돌, 크리스탈과 같은 자연물을 소재로 만들어진다. 십자가를 만들면서 주님의 용서와 죄로부터의 해방을 느끼고 마음에 평안을 얻었던 경험을 사람들과 나누고 싶다. 심대표는 “나는 돈이 없으면 하루도 못 살 사람이었다”고 말한다. 하지만 마지막 수술을 할 때는 수술비가 없을 정도였다. 주변 친구들과 공동체 식구들이 돈을 모아 수술비를 대줬다. 지금도 돈이 하나도 없다. 하지만 돈 없이도 살아갈만하다. 장애인이 되어 복지 카드가 나오니 지하철도 무료고 혜택이 많아졌다. 누가 점심을 사주면 먹고 없으면 굶기도 한다. 이제는 수중에 가진 돈이 행복의 근원이 아니기 때문에 아무래도 상관이 없다. 하나님께서 내 안에 계셔서 나와 일체가 되어 있는 실제적인 이 느낌과 경험을 다른 어떤 것과도 바꾸고 싶지 않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돈을 주시면 그것으로 좋은 일을 했으면 좋겠다.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자연 경관이 아름다운 곳에 한 두 사람 들어갈 정도의 작고 아름다운 예배실을 만들고 싶다. 그냥 거기 그 곳 자연 경관과 어우러지는 하나의 작품처럼 거기 있어서 그 자연을 만드신 하나님을 느끼고 경배하고 찬양하는 장소를 만들어 주고 싶다. 사람들이 거기서 하나님을 찾고, 느끼고, 자기 곁에 계셔 가만히 말 걸어오는 하나님을 만나는 은혜가 있었으면 좋겠다. 그 일에 대한 준비도 한다. Church-A 라는 사이트를 만들어 아름다운 건축물로서의 교회와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자연을 더 깊이 있게 느낄 수 있게 해주는 교회의 모습들을 공유하며 후에 직접 만들고 싶은 이미지를 쌓아간다.

유일하게 남은 십자가다. 고재에 스와로브스키 크리스탈을 박았다.
유일하게 남은 십자가다. 고재에 스와로브스키 크리스탈을 박았다.

심재용 대표의 인생에 있어 또 하나의 키 워드는 ‘소통’이다. 가훈도 ‘축복의 통로가 되는 가정’이다. 인간에게 있어 하나님과의 소통이 중요하고 내 속의 진짜 나와의 소통도 중요한 것 같다. 그래야 가식적이지 않은 본래의 나로 살아갈 수 있으니까. 건축 일을 할 때도 건축주와 설계자 간의 의사소통은 중요한 문제였다. 가정에서도 남편과 아내, 자식들과의 소통은 또 얼마나 중요한가. 하나님과 소통하게 된 후 심 대표는 우주관이나 세계관보다 신앙관이 가장 중요하고 최우선적으로 바르게 형성되어야 함을 알게 되었다. 하나님과 대화가 없으니 세상에서 배우는 대로 혼재된 가치관 속에서 어지럽게 살아왔던 것 같다. 자기와 같은 많은 사람들이 있을 거라는 생각에서 심 대표는 이런 이야기들을 적극적으로 나누기를 즐긴다. 자신의 경험을 소탈하게 나누는 ‘바보 부부 이야기’ 페이지도 있고 SNS 활동도 활발히 한다. 내가 살아있다는 것이 기적이고 내가 애태우게 하고 힘들게 했던 사랑하는 주변 사람들이 귀해서 매번 지하철을 거꾸로 타는 해프닝 같은 소소한 이야기를 나누며 즐겁게 산다. 철없던 사람이 철 들어가며 나누는 하나님의 지혜가 다른 사람들의 공감을 얻는다면 그것으로 또 좋은 일이다. 관계에 있어 소통의 중요성을 알게 된 뒤로 자신의 치유와 회복의 경험을 살려 가정 치유 사역에 헌신된 도우미도 되었다. 교회도 가정사역을 위해 지어진 경기도 광주 진새골교회로 이적했다. 그렇게 지금, 여기, 이 순간을 기쁘게 감사하며 살아가지만 하나님께서 심재용이라는 사람을 지으신 그 목적대로 살고 싶은 생각이 항상 있다. 그렇게 사는 것이 가장 잘 사는 길인 것 같다. 그것을 찾기 위해 지금 심재용 대표는 하나님의 ‘멈춤’ 표지판 앞에서 서성인다. 

마음과 몸을 쉬고 영혼의 안식을 얻는 기도처요 예배당인 진새골 교회를 사랑한다.심재용 대표 부부는 이 교회에서 가정치유사역을 돕고 있다.
마음과 몸을 쉬고 영혼의 안식을 얻는 기도처요 예배당인 진새골 교회를 사랑한다.
심재용 대표 부부는 이 교회에서 가정치유사역을 돕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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