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는 디딤돌이자 거울, 精金이 되어가는 과정
실패는 디딤돌이자 거울, 精金이 되어가는 과정
  • 정성경 기자
  • 승인 2018.09.20 0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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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 실패박람회 개최
광화문 광장에서 외치는
“실패를 넘어 도전으로”
교회 안 성공지상주의 지양
성경적인 눈으로 보아야…
지난 16일 실패박람회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은 국민들의 희망 메시지가 전시되어 있는 ‘챌린지 월’에서 ‘국민 모두의 마음을 응원합니다’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청와대 제공
지난 16일 실패박람회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은 국민들의 희망 메시지가 전시되어 있는 ‘챌린지 월’에서 ‘국민 모두의 마음을 응원합니다’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청와대 제공

몇 년 전에는 한국 사회에 ‘루저’라는 단어가 유행처럼 등장한바 있다. 현재 한국사회는 포기한 것들이 많은 청년세대를 N포 세대라고 부른다. 국민들 중 자영업자들이 680만 명이 넘지만 자영업의 폐업률이 87.9%다. 이런 분위기 속에 광화문 광장에 “실패해도 괜찮아”라는 메시지가 울려 퍼졌다.

개인·사업·삶의 좌절과 실패경험을 함께 나누고 재창업과 재도전을 지원하는 ‘2018 실패박람회’가 지난 14일부터 16일까지 광화문 광장에서 열렸다. 행정안전부(장관 김부겸)와 중소벤처기업부(장관 홍종학)가 공동으로 주최한 이번 박람회에 정책토론, 재도전 지원, 문화공연과 전시·체험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실패를 다뤘다.

지난 16일 문재인 대통령도 박람회에 참석해 사업·삶의 좌절과 실패경험을 함께 공감하고 재도전을 응원하고 격려했다. 국민들의 희망 메시지가 전시되어 있는 ‘챌린지 월’에서 문 대통령은 ‘국민 모두의 마음을 응원합니다’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문 대통령은 “요즘 국민들께서, 특히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일자리를 구하고 있는 젊은이들이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며 다시 희망을 품고 꿈을 되찾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실패 박람회를 둘러본 한 남학생(19세)은 “전광판에 ‘실패해도 괜찮아’라는 것을 보는 것만으로 가슴이 뭉클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여청년(35세)은 “이런 박람회가 열린 것이 신기하면서도 나만 실패한 게 아니라는 것에 위로가 된다”고 했다. 남편과 함께 온 중년 여성(56세)은 “박람회를 둘러보면서 집에 있는 중학생 아들이 생각난다”며 “집에 가면 ‘실패해도 괜찮아’라고 꼭 말해줄 것”이라고 했다.

그렇다면 교회는 실패를 어떻게 보고 있을까?

조성돈 소장(목회사회학연구소)은 성경에서는 실패를 긍정적으로 본다고 했다. 조 소장은 “최초로 아담과 이브가 실패했고, 아브라함, 다윗도, 베드로도 그렇고 실패의 연속이었지만 하나님께서 그것을 드라마틱하게 바꿔주셨다”라고 말했다. 실패는 했지만 그때부터 하나님의 개입이 시작되는 기회라는 것이다. 하지만 그는 “간증의 대부분이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에 집중되어 있어 요즘 같은 저성장 시대에는 오히려 절망을 주는 경우도 있다”며 “일상의 삶을 자족하고 하나님의 뜻을 발견하는 것, 가치의 전환이 필요한 시대”라고 했다.

조미라 교수(명지대 객원교수)는 교회에서 흔히 나누는 “승리하세요”라는 인사를 지적했다. 조 교수는 “우리가 신앙을 갖는다는 것은 어떤 난관이 있어도 승리하는 것으로, 좌절은 믿음이 없는 것처럼 보여졌다”며 “이러한 분위기 속에 실패한 사람들의 경험담을 교회에서 말하기 힘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근래 들어서 사복음서 연구를 통해 예수가 한 일이 가난하고 병들고 약한 사람들에게 ‘괜찮아, 너희가 하나님 나라에 주인공이 될 수 있어’라는 메시지를 전하는 것이었다”며 “요즘에는 교회 안에서도 ‘실패해도 괜찮아’라는 메시지가 전해지고 있다”고 했다.

정성진 목사(거룩한빛광성교회)는 “그리스도인에게 실패는 디딤돌이자 거울”이라고 했다. 정 목사는 “그리스도인의 목표는 거룩”이라며 “정금(精金)이 되기 위해 연단 받는 것은 목표가 금(金)이 아니라 정(精)에 있기 때문에 시련을 통해 정금이 되고 순결해지고 거룩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자본주의는 교회 안에서도 성공지상주의를 불러일으켰다. 정 목사는 “만약 원칙을 지키면서 성경적으로 사업을 했는데 세상에서 실패했다면 그 사람은 성공자”라며 “성공지상주의로 솔로몬을 언급하지만 그는 신앙의 실패자”라고 말했다. 그는 “실패를 부끄러워하는 것이 아니라 더러운 것을 부끄러워해야 한다”라며 “하나님은 결과가 아니라 과정을 보신다”라고 덧붙였다.

광화문 광장에서 실패박람회가 열린 이 시대에, 한국교회는 무엇을 해야할까. 정 목사는 “실패자를 위로하며 수단과 방법이 아니라 기본과 근원, 성경적 방법으로 하도록 이끌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세상에는 성공 같은 실패가 있고, 실패 같은 성공이 있는데 그것을 세상적인 잣대가 아닌 하나님의 눈으로 보는 것이 성경적인 눈”이라며 “모든 사람들이 우리와 같은 눈으로 볼 수 있게 하는 것이 교회의 역할”이라고 밝혔다.

김부겸(왼쪽 다섯번째) 장관이 14일 오후 광화문광장(서울 종로구)에서 열린 2018 실패박람회에서 홍보대사 등 관계자들과 개막행사를 하고 있다.
김부겸(왼쪽 다섯번째) 장관이 14일 오후 광화문광장(서울 종로구)에서 열린 2018 실패박람회에서 홍보대사 등 관계자들과 개막행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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