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림줄] 목소리를 낮추는 지혜가 필요하다
[다림줄] 목소리를 낮추는 지혜가 필요하다
  • 김남응 기자
  • 승인 2018.07.25 16: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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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예장통합 내 일부 인사들의 반동성애 발언이 위험수위를 넘고 있다. 동성애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한 것이라고 이해하기에는 그 도가 지나치다는 평가다.

예장통합 총회 대사회문제(동성애) 대책위원회는 지난 17일 동성애에 대한 교단의 입장을 밝히는 세미나를 열었다. 그러나 이날 주목을 받은 것은 교단의 동성애에 대한 입장이 아니라 대책위원장인 고만호 목사의 ‘동성애 사상은 이단’ 발언이었다. 사회적 민감 사안에 대한 교단의 공식 입장을 밝히는 자리에서 교단의 공식입장도 아닌 ‘이단 운운’ 발언으로 공식입장은 뒷전으로 밀리고 논란만 일었다.

이달 초 경주에서 열린 예장통합 전국장로회연합회 수련회에서는 학내 동성애 문제에 미온적이라는 이유로 장신대 총장 해임 건의 서명운동이 펼쳐졌다. 이로 인해 놀란 장신대 측이 이례적으로 당일 해명 성명서를 내는 소동까지 벌였다. 뒤늦게 주최측이 아니라 반동성애 운동에 적극적인 한 노회가 주도한 일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장신대측은 ‘대응이 너무 가볍다’는 빈축만 샀다.

최근의 이같은 예장통합 내 일부의 반동성애 움직임은 1950년대초 미국을 공포로 몰아넣었던 ‘매카시 광풍’을 연상시킨다. 당시 미국 상원 국내치안분과위원장이었던 매카시 의원은 ‘국무성 안에 205명의 공산주의자가 있다’는 발언으로 미국을 발칵 뒤집어 놓았다. 이 발언을 계기로 매카시는 자신의 반대파 정치인들을 공산주의자로 몰아 공격했으며, 예술계와 언론계에까지 심각한 인권침해 문제를 낳았다.

교계는 최근 동성애 뿐만 아니라 차별금지법과 군대체복무제 등 여러 민감한 사회적 이슈에 대해 의견을 내고 있다. 중요한 것은 누굴 향해 의견을 적극적으로 펼칠 것인가다. 여론 전의 대상, 즉 누구를 공략할 것인가가 성패를 가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동성애도 마찬가지다. 동성애자들이나 그들을 옹호하는 소수를 향한 싸움으로는 교계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다. 침묵하며 양쪽의 논리와 대응을 저울질하고 있는 다수의 국민을 설득시켜야 한다. 특히 동성애의 경우 이미 생각이 굳어진 장년층이 아니라 이제 생각을 정립해 나가는 젊은층이 공략대상이어야 한다. 한데 최근의 교단 내 반동성애 발언과 활동은 젊은층을 포용하기에는 크게 부족해 보인다.

많은 여론조사에서 나타났듯이 다수의 젊은이들은 한국교회를 보수와 동일시하고 있다. 또 그들에게 보수는 개혁의 대상이며, 교회 또한 그렇다. 이런 상황에서 교회가 동성애자를 포용하기 보다 정죄하기 바쁘다는 인상을 줘서는 그들의 마음을 얻기 힘들다. 이러한 상황에서 최근의 교단 내 일부 강경 발언이나 행동은 이적행위일 수밖에 없다. 자신의 이름을 내거나 입지를 넓히기 위한 것이 아니라면 때로는 목소리를 낮추는 지혜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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