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비평] 사실과 주장 사이에서 춤추는 클릭 전쟁
[뉴스 비평] 사실과 주장 사이에서 춤추는 클릭 전쟁
  • 김기태 교수
  • 승인 2024.03.18 10: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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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국가대표팀에 대한 언론의 마녀사냥식 보도가 극에 달하고 있다. 도를 넘어도 한참 넘었다. 일방적인 주장을 마치 사실인 양 확대 재생산할 뿐 아니라 거의 창작 수준의 허위 사실을 양산하기도 한다. 이미 드러난 사실 외에 확인할 수 없는 내용들을 상상력에 의존해서 자극적이고 선정적으로 관련 보도를 쏟아내고 있다. 물론 대부분 유튜브를 비롯한 온라인 매체들이 주도하고 있지만 일부 정론 신문과 방송에서도 이런 흐름에 뒤따르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다매체 다채널 디지털 미디어 시대의 무한 경쟁 환경이 낳는 폐해라고 할 수 있는데 이른바 클릭 경쟁이 초래한 참사 수준이다. 아예 ‘클릭 장사’를 한다는 비난이 나올 정도이다.

카타르 아시안컵 4강전 요르단과의 경기에서 국민들의 기대와는 전혀 다른 무기력한 졸전 끝에 패배한 후 축구국가대표팀에 대한 비판 여론이 들끓기 시작했다. 예선전부터 줄곧 실망스런 경기를 해 온 대표팀에 대해 특히 클린스만 감독을 향한 비판이 거셌다. 평소 대표팀을 이끄는 과정에서 보여준 그의 무능, 불성실 등 다양한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퇴출을 주장하고 아울러 감독 선임에 대한 책임을 물어 축구협회 측을 비판하는 여론도 만만치 않았다. 이때까지는 비교적 정상적인 대표팀에 대한 문제점과 대안을 제시하는 보도가 이루어졌다고 할 수 있다. 문제는 4강전이 열리기 전날 대표님 안에서 선수들끼리 물리적 충돌이 있었다는 영국의 가쉽을 주로 다루는 오락지 <더 썬>지에 관련 보도가 나오고 축구협회 관계자가 물리적 충돌 사실을 인정한 뒤부터였다.

주장인 손홍민 선수가 식사 자리에서 팀 단합을 해치는 행동을 한 후배 선수를 나무라는 과정에서 멱살을 잡았고, 이에 대해 이강인 선수가 선배이자 주장인 손홍민 선수에게 주먹을 휘두르며 반항했다는 정도가 지금 알려진 사실의 전부이다. 물론 나이 어린 후배가 선배에게 항명을 했다던가, 손홍민 선수가 후배의 멱살을 잡고 몸싸움을 한 행위 등 보다 정확한 사실관계는 아직도 여전히 정확히 알 수가 없다. 그러나 이런 상황을 보도하는 언론의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보도는 그야말로 사실 보도가 아닌 추측, 가정, 주장. 과장을 넘어 창작과 허위 보도에 이르기까지 잘못된 보도의 전시장 같은 보도로 넘쳐났다.

이강인 선수를 비난하는 보도에서 이런 경향이 더 두드러졌는데, 사건 당일 현장에서의 상황이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는데도 마치 현장을 본 것처럼 후배의 항명 사건으로 규정하고 온갖 이유를 들어 일방적으로 비난하는 보도가 많았다. 물론 이강인 선수의 행동을 항명으로 보지 않고 선수들 사이에 흔히 있을 수 있는 사건으로 보도하는 경우도 없지 않았다. 문제는 어떤 입장이든 확인되지 않은 내용을 보도할 때는 정확한 사실 보도와 기자의 주관적 주장을 명확히 구분하는 보도 태도가 필요하다는 점이다. 더불어 이른바 ‘썸네일 장사’를 통한 클릭 유도 경쟁을 멈추어야 한다. 디지털 미디어 시대 우리가 가장 경계하고 중요시해야 할 언론의 자세가 바로 언론 윤리를 스스로 준수할 수 있는 자정 능력을 지니는 것이다.

김기태 교수 <br>본보 논설위원장<br>호남대 신문방송학과 교수<br>서울 문화교회 장로<br>전 한국미디어교육학회 회장<br>전 CBS기독교방송 재단이사
김기태 교수 
본보 논설위원장
시사문화평론가
언론학 박사
호남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서울 문화교회 장로
전 한국미디어교육학회 회장
전 CBS기독교방송 재단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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