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과 목회] 한국 사회의 두 가지 불행
[예술과 목회] 한국 사회의 두 가지 불행
  • 장준식 목사
  • 승인 2024.03.15 09: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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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누엘 칸트(Immanuel Kant, 1724~1804)

1. 칸트를 통해서 근대국가 건설을 하지 못한 것

유럽과 미국, 심지어 일본도 근대 국가를 건설하는데 있어 칸트 철학을 근간으로 삼았다. 근대 국가의 특징 중 하나는 '공화주의'이다. 공화주의는 입법권과 행정권, 그리고 사법권을 철저하게 분리하여 서로 견제하게 하는 정치 체제다. 근대 국가는 칸트가 제시한 공화제가 어떻게 작동하느냐에 따라서 정치의 건강 상태가 달라진다.

유럽은 일찍이 칸트 정치철학을 바탕으로 근대 국가 설립에 힘을 쏟았다. 미국은 유럽에서 건너온 칸트주의자들에 의해서 공화제를 수립했다. 일본조차도 칸트에게서 정치철학을 배워 근대 국가를 수립했다. 한국의 정치는 겨우 민주화를 이루었지만, 공화제로 아직 발돋움하지 못했다. 삼권분립이 약하다. 행정권에 입법권과 사법권이 끌려다니는 형국이다. 그래서 한국의 정치는 아수라장이다. 한국의 정치 상황을 변화시키려면, 칸트 공부를 제대로 해야 한다. 정치인들이 칸트 공부를 많이 해야 한다. 그래야 서구 사회와 대등한 관계에서 국제 관계를 이끌어 나갈 수 있다.

정치에서의 도덕의 부재, 그리고 종교에서의 도덕의 부재는 모두 칸트 정치철학을 잘 모르는 데서 오는 부작용들이다. 칸트의 도덕(정치)철학은 정치와 종교의 부패를 막고 비판하기 위해서 고안된 것이다. 서구 사회의 거대한 두 권력, 즉 정치(정부)와 종교는 비판의 대상이다. 비판받지 않는 정치와 종교는 부패할 수밖에 없다. 철학의 임무, 그리고 신학의 임무는 정치와 종교를 비판하는 일이다. 그래서 정치와 종교가 인간성을 훼손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2. 68혁명을 받아들이지 못한 것

한국 사회의 불행 중 두 번째 것은 한국 사회가 68혁명을 받아들이지 못했다는 것이다. 서구 근대 역사에는 아주 중요한 두 개의 혁명이 있다. 하나는 1848년 프랑스에서 있었던 소위 '국민국가들의 봄'(Spring of Nations)이고, 다른 하나는 1968년 프랑스에서 시작돼 온 유럽을 휩쓸고 미국, 그리고 일본을 휩쓸었던 68혁명이다.

1848년 혁명은 그렇다 치고, 1968년에 있었던 68혁명을 받아들이지 못한 것은 한국 사회의 큰 불행이다. 68혁명은 베트남 전쟁 반대를 기치로 일어난 혁명이었는데, 그 당시 한국은 미국의 요청에 따라 베트남 전쟁에 참전했다. 하지만 베트콩의 요청으로 김일성은 1969년 김신조 일당을 남파했고, 그것 때문에 남한은 공안정국에 휩싸여 그 당시 전 세계를 휩쓸었던 68혁명이 일본을 거쳐 현해탄을 건너오려다 막혀버렸다.

일본의 양심적 학자들, 즉 일본의 대동아전쟁의 책임을 통회하는 학자들, 일제 강점기 문제나 위안부 문제에 대해서 일본 정부에 책임을 묻고 한국 정부나 국민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하는 학자들은 모두 68혁명 세대의 일본 학자들이다. 그만큼 68혁명은 세계 정치를 바라보는 관점을 바꾸어 놓았다. 독일이 2차 세계 대전과 아우슈비츠 사건(나치 사건)에 대해서 통감하고 진심으로 사죄하는 이유도 68혁명을 거쳤기 때문이다. 한국이 정치적으로, 그리고 문화적으로 세계의 흐름에 뒤처진 이유는 68혁명의 물결에 휩쓸림을 당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소위 말하는 선진국들은 칸트 정치철학을 바탕으로 근대 국가를 세웠고, 68혁명을 거치면서 정치적, 사상적 진보를 이루었다. 칸트와 68혁명의 물결에 휩쓸리지 않았으면서 선진국 대열에 합류한 나라는 대한민국이 유일하다. 하지만, 면면히 한국 사회를 들여다보면, 칸트와 68혁명을 거친 선진국들에 비해서 부족한 것이 많다. 무엇보다 사상의 토대가 약하다. 한국은 경제적인 측면에서만 선진국 대열에 올라섰을 뿐, 사회, 문화적 깊이와 진보성에 대해서는 아직 전근대적인 성격을 벗어나지 못한 것이 많다. 성(gender, homosexuality)의 문제만 봐도 그렇다.

3. 결론: 칸트와 68혁명 공부를 많이 해야 한다.

한국이 선진국의 반열에 올라 한국보다 앞선 서구의 선진국(일본 포함)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경쟁하려면, 지금부터라도 칸트와 68혁명을 열심히 공부하여 근대 국가의 기틀과 사상을 재점검하고, 사회 속속들이 깊게 칸트와 68혁명의 가치를 내면화시키는 작업이 필요하다. 동시에 단순히 그것들을 내면화시키는 것을 넘어, 칸트와 68혁명을 재해석하고, 그것이 가져다준 부작용들을 최소화시키고, 더 발전시키는 방향으로 사회를 재구성해야 한다.

장준식 목사<br>세화교회 담임<br>예술목회연구원 연구위원<br>
장준식 목사
세화교회 담임
예술목회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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