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다시 새기는 한경직 목사의 설교 “건국과 기독교”(1947. 12. 2)
[사설] 다시 새기는 한경직 목사의 설교 “건국과 기독교”(1947. 12. 2)
  • 편집부
  • 승인 2024.03.07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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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한경직 목사
고 한경직 목사

오는 4월 10일은 국회의원선거일. 이날에 대한 국민적 관심과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때, 한경직 목사의 설교 한 편이 우리 그리스도인에게 큰 울림으로 다가온다. 그 제목이 “건국과 기독교”이고, 영락교회 창립 2주년(1947. 12. 2.) 주일예배 설교였다. 이 설교에서 그는 건국(建國)의 여정을 제시했다. 이때의 한국은 1945년 8·15해방과 더불어 다양한 정치세력들이 심각하게 권력투쟁을 하는 가운데, 새 나라의 국체를 모색하는 상황이었다.

한경직은 “새 나라의 정신적 기초는 반드시 기독교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한경직, 『건국과 기독교』 (서울: 기문사, 1949), 193이하). 우리나라가 민주주의 국가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 민주주의의 실체는 낱낱의 사람(個人)을 인격적으로 존중하며, 모든 개인이 자유를 충분히 누리고, 그렇지만 그 자유가 자유방임으로 가는 것이 아니라 더불어 사는 공동체 속에서 만인(萬人)의 평등을 실현하는 것이다. 이 민주주의는 신구약 성경에 기반 해 있는바, 태초에 하나님이 당신의 형상대로 사람을 지으셨다는 신앙에 기초해 있고 또 그리스도 안에서 어떤 사람도 차별이 없다는 신앙에 기초해 있다. 한경직은, 민주주의를 “기독교문화의 밭에서 아름답게 피어나는 꽃”으로 비유하면서, 기독교를 이해하지 못하면 민주주의를 제대로 알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므로 “새 나라(한국)에는 반드시 기독교가 (나라의) 정신적 기초가 되어야 한다.”고 선포했다.

그런데 이 민주주의는 “양대(兩大) 강적”을 이겨내야 하는데, 한경직은 그것이 “유물주의”와 “속세주의(세속주의)”라고 지적했다『한경직목사설교전집』 제1권 (한경직목사기념사업회, 2009), 87.). 유물주의는 “공산주의라는 말을 타고 사회 정의와 무산자 해방이라는 간판을 내걸고 인간의 최대 본능인 물욕에 호소하여 인간을 동물로 환원케 하며, 하나님도 모르는 유물론적 견지에서 인간 생명을 보아 때로 방축(放逐) 약탈(掠奪) 등을 일삼고 기독교를 멸하려” 하고 있다(위의 설교집, 86-87.). 또한, 속세주의는 “하나님의 일을 세상의 것과 타협하려 하여 세속생활의 오락과 향락을 마음껏 누리고, (그러면서) 예수도 믿고 구원을 얻으려 한다. 술도 먹고 담배도 태우고 투전도 하고 극장에도 가고 (...) 그야말로 넓은 길로 가면서 예수도 믿자고 하는 자들인 바 이는 소위 기독교 국가라고 하는 미국을 통해서 들어온 것이다”(위의 설교집, 87.) 한경직은 이처럼 -기독교 정신에 대립하는 무신론적 유물주의와 유신론적 속세주의를 경계하면서- 이 양대 강적을 반드시 “정복”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북한에서 공산당을 몸소 경험한 한경직은 1947년 당시 공산주의가 민주주의의 탈을 쓴 “독재주의와 전체주의”라고 보았다. 그는 공산주의자들의 인간 이해에 대한 문제를 지적했다. 그들은 지금 “사회개조니 혁명이니 운운하면서 대중을 경제적으로 먹고사는 문제해결에만 몰두하게 하는데 이것은 인간이 단순히 먹고만 사는 동물 이상이라는 점”을 놓치고 있다고 보았다(한경직, 『건국과 기독교』, 162이하). 그러므로, 유물론은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받은 인간이 영적 존재임을 알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한경직은 이어서 북한의 현실 공산주의에 대응하는 ‘기독교사회(민주)주의’를 언급했다(1947년 3월 3일 설교). 이 사상은 모든 인간을 -빈부귀천노소의 차별 없이-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받은 존엄한 인격체로 존중하는데 기초한다. 인간 개인의 존엄성과 자유 그리고 모든 인간의 조화로운 공생공존(共生共存)을 지향했다.

한경직은 현재(1947년)의 교회가 민주주의 사상을 교육하고 그것을 실천한다고 보았다(한경직, 『건국과 기독교』, 105). 장로교회의 정치가 바로 민주주의 원리를 실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개(個)교회에서 장로와 집사를 선거하는 것과 목사 청빙, 노회에서 실행되는 의사결정 과정은 모두 다 민주주의를 실천하는 것이다. 그리해서, 우리나라의 근대화 이래로 민주주의 정치훈련을 실제로 받은 사람들은 교회 안에 있다고 한경직은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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