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학교 소멸 시대에 청소년 생각 알아보기
교회학교 소멸 시대에 청소년 생각 알아보기
  • 김병현 기자
  • 승인 2024.03.05 14: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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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데이터연구소, 청소년의 가치관 조사
목회데이터연구소 제공
목회데이터연구소 제공

가파르게 하락하는 출산율을 국가가 걱정하며 대책을 마련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국가의 미래가 달려있기 때문이다. 한국교회 역시 다음세대가 사라지고 있다. 다음세대는 곧 한국교회의 미래다. 그렇다면 다음세대를 위해 교회는 무엇을 해야 할까? 먼저 다음세대 청소년을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목회데이터연구소는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의 ‘청소년 가치관 조사’ 프로젝트를 참고하여 2012년과 2023년을 비교해 청소년의 가치관 변화에 주목했다.

인생관은 미래에 대한 기대를 바탕으로 현재를 어떻게 살아갈지에 대한 문제다. 그럼 지금 청소년은 어떤 인생관을 가지고 있을까? 가족, 여가, 돈, 친구라는 가치에 대해 2012년(89%)과 2023년(82%)의 청소년은 모두 ‘가족’을 가장 중요한 가치로 여겼다. ‘여가’의 비중은 61%에서 67%로 소폭 상승했다. 하지만 2023년의 청소년은 2012년의 청소년에 비해 ‘돈’의 가치를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비중이 53%에서 64%로 상승했고, ‘친구’라는 가치는 69%에서 48%로 크게 하락했다. 즉 친구라는 관계의 가치보다 돈에 대한 중요성을 더 크게 느끼고 있었다.

가족관에서 결혼에 대한 인식은 ‘결혼은 반드시 해야 한다’라고 생각하는 비율이 2012년 전체 학생의 73%를 차지했으나 2023년에는 30%에 불과했다. 지난 10년 동안 결혼관이 크게 변한 것이다. 더욱이 2023년의 여학생의 19%만이 ‘결혼은 반드시 해야 한다’라고 응답했는데, 한국사회의 남녀갈등의 양상을 여학생이 더 크게 받아들인 것으로 추측된다.

배우자의 기준에 대해 2023년 청소년은 ‘성격’을 주요한 기준으로 선택했다. 남녀 간 선택의 차이가 있었는데 남학생은 ‘외모/매력(52%)’, ‘경제력(24%)’, ‘취미(16%)’를, 여학생은 ‘경제력(43%)’, ‘외모/매력(36%)’, ‘자라온 환경(10%)’을 중시했다. ‘학력/지식’은 남학생(12%)과 여학생(9%) 모두에게 중요한 요소였다.

목회데이터연구소 제공
목회데이터연구소 제공

자녀와 출산에 대해서 2023년 기준으로 성인의 35%가 ‘결혼하지 않고 자녀를 가질 수 있다’고 여긴 반면에, 청소년은 61%로 두 배에 가까운 수치를 보였다. 또한 ‘결혼하면 자녀를 가져야 한다’는 인식도 성인은 65%, 청소년은 20%로 큰 인식 차이가 있었다. 즉 청소년은 전통적인 가족관과 다른 인식을 가졌다. 결혼과 출산이 긴밀히 연결되어 결혼의 감소가 곧 출산율의 감소로 이어지는 기존의 가치관과는 다른 모습이다. 더욱이 동성결혼에 대해 청소년의 절반(52%)이 허용의 입장을 보였고, 혼전 동거(81%)와 외국인과의 결혼(91%)도 긍정적인 인식이 높았다. 또한 청소년의 96%가 ‘반려동물도 가족의 일부이다’라고 응답했고, ‘로봇 인간이나 로봇 반려동물도 가족이 될 수 있다’에 61%가 동의했다.

청소년의 직업관은 직업 선택 시 가장 고려하는 사항을 통해 짐작할 수 있는데, 청소년의 절반(55%)이 ‘경제적 수입’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다. 그 외 ‘자신의 적성(43%)’과 ‘자신의 능력(38%)’, ‘안정성(21%)’이 뒤를 이었다. 2012년과 비교하면 ‘경제적 수입’에 대한 요인은 9% 상승했고 ‘자신의 능력’ 요인은 9% 감소했다.

교육에 대한 인식에서 청소년의 25%, 4명 중 1명은 ‘학교는 반드시 다닐 필요 없다’고 응답하여, 2012년의 22%보다 공교육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소폭 상승했다. 또한 학력주의에 대한 문항에서 ‘학력은 중요하다’ 81%, ‘학벌은 중요하다’ 76%가 ‘그렇다’고 응답하여, 청소년 10명 중 8명은 한국의 학력주의 가치관에 큰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초등학생보다 중학생이, 중학생보다 고등학생이 더 높은 비율로 동의했다.

사회 인식에서 청소년은 ‘나보다 능력 있는 사람이 더 대우 받는 것이 당연하다’에 65%가 동의했고, ‘부자는 존경의 대상이다’에 48%가 동의하여 ‘능력주의’와 ‘부자’에 대한 긍정적 인식이 상승했음을 보여줬다(2012년 ‘능력주의’ 58%, ‘부자’ 37%). 또한 집단과 공동체에 대한 인식에서 ‘내가 속한 집단의 이익을 위해 나의 이익을 희생할 수 있다’고 답한 비중은 55%로 2012년(66%)에 비교하여 11% 하락했다. 사회 갈등에 대해서는 ‘세대 갈등이 심각하다(71%)’, ‘빈부 갈등이 심각하다(70%)’, ‘남녀 갈등이 심각하다(61%)’고 답했다. 주목할 점은 남녀 갈등에 대한 인식에서 성인의 50%가 ‘남녀 갈등이 심각하다’고 답한 것으로 비교할 때, 청소년이 더욱 남녀 갈등에 대해 심각하게 인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다문화에 대해 ‘나와 다른 인종이나 민족에 속하는 또래를 친구로 사귈 수 있는지’ 묻자 96%가 ‘사귈 수 있다’고 답했고, ‘다른 인종이나 민족을 이성친구로 사귈 수 있는지’도 86%가 그렇다고 응답했다. 난민 수용에 대해 76%가 찬성하여, 성인(44%)보다 높은 찬성률을 보였다. 이렇듯 2023년의 청소년은 다문화와 난민에 대해 수용적인 태도를 나타냈다.

목회데이터연구소는 청소년의 가치관 조사를 통해 한국의 교회학교 현실에 대해 우려했다. 현재 교회학교는 학령 인구 자체의 빠른 감소, 교육전도사 구인난, 3040 부모 세대의 믿음 약화, 교인의 고령화 등의 문제를 겪으며 교회학교가 소멸하는 일이 도처에서 발생하고 있다. 따라서 물질 우선주의 같은 세속적 가치관이 만연한 상황에서 청소년에게 ‘결혼과 가정이 하나님의 뜻과 축복’이라는 기독교적 가치관을 분명히 제시하고, 전통적이고 규범적인 기성세대의 교회 문화와 다른 청소년 문화를 인정하며 담당 사역자에게 신뢰와 권한을 주어 청소년 문화에 맞는 예배 환경과 활동을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통적 가족관과 결혼관이 해체되고, 물질 우선주의가 강화되며, 개인주의 성향이 더욱 강해지고, 기존 사회 규범과 다른 다양성이 강조되는 현세대의 모습을 교회는 인정할 필요가 있다. 이를 부정적으로만 바라보며 극복하자고 하는 것은 도리어 다음세대를 잃어버리는 길이 될 수 있다. 따라서 한국교회는 변화를 인정하며, 교회가 진정 매력적인 가치관과 대안을 제시하고 있는지 돌아보고, 대화와 소통을 통해 서로의 신뢰를 쌓아 불변하는 진리가 새로운 양식과 조화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새 포도주를 새 부대에(막2:22)” 담는 지혜가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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