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자의 리딩누크] 초월적 초연함을 가진 설교자에게
[설교자의 리딩누크] 초월적 초연함을 가진 설교자에게
  • 황재혁 목사
  • 승인 2024.02.19 10: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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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스 제임스의 『토머스 머튼』

작년 언젠가 인터넷 서점 알라딘에서 책을 주문할 때 무료 배송 금액인 15,000원에 조금 미달한 경우가 있었습니다. 저는 배송비를 내고 책을 주문하는 게 아까워서 저렴한 가격의 책을 한 권 더 구매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적당한 책을 찾는 중에 저는 잉글랜드 성공회 사제 키스 제임스가 집필한 『토머스 머튼』이라는 책을 발견했습니다. 이 책은 2015년에 비아 출판사에 의해 출판되었는데, 정가가 6,000원이었습니다. 목차를 한 번 보고 이 책을 장바구니에 넣어 간신히 총 결제 금액 15,000원을 넘겼습니다. 다음 날 무료 배송으로 『토머스 머튼』을 집에서 받아보았습니다. 별다른 기대감 없이 『토머스 머튼』을 집어서 그 내용을 훑어봤는데요. 예기치 못한 보석을 발견한 느낌이었습니다. 가격도 저렴하고 책이 매우 얇은데도 불구하고, 이 책에 담긴 내용은 전혀 가볍지 않았습니다. 저는 토머스 머튼에 관한 그 어떤 두꺼운 책보다 이 얇은 책을 통해 그에 관한 새로운 관점을 형성할 수 있었습니다.

토머스 머튼은 누구인가

1915년 프랑스에서 태어난 토머스 머튼은 불의의 사고로 1968년에 태국에서 생을 마감할 때까지 로마 가톨릭교회의 수도사이자 문필가로서 명성이 높았습니다. 그는 트라피스트 수도회에 소속되어 대부분의 시간을 수도원에서 보냈는데요. 그가 집필한 『칠층산』과 같은 책으로 인하여 그는 교계를 넘어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1948년에 출간된 『칠층산』은 그의 대표작이자 20세기 가장 뛰어난 영적 자서전으로 평가됩니다. 단테의 『신곡』 연옥편에서 영감을 얻은 『칠층산』에서 토머스 머튼은 출생부터 청년기를 거쳐 게쎄마니 수도원에 이르기까지의 신앙여정을 진솔하게 고백합니다. 잉글랜드 성공회 사제 키스 제임스는 토머스 머튼이 은둔하는 수도자이자 문필가로서 끊임없이 기도하고 글을 썼는데, 그 지향점이 ‘선교하는 교회’에 있었다고 강조합니다. 우리는 흔히 ‘선교하는 교회’라는 말을 들으면, 선교하는 행위 그 자체를 떠올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토머스 머튼은 교회가 행동만큼이나 침묵과 관상을 통해서 선교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이러한 교회의 침묵과 관상은 초연함과 밀접하게 연관됩니다.

초연함과 하나님의 선교

한국교회에서 초연함이라는 단어는 그리 자주 사용되지 않습니다. 그런데 토머스 머튼은 초연함이라는 단어를 하나님에 대한 온전한 신뢰라는 의미로 종종 사용합니다. 초연함은 인기나 성취도에 연연하지 않으며, 인기나 성취도로부터 자유로운 것입니다.

“초연함은 바라던 결과가 나오지 않아 실망을 느낄 때 이를 감추는 것이 아니다. 초연함은 진리를 위해 몸과 마음을 집중하는 것이다. 진리에 집중할수록 결과에 대한 관심은 줄어든다. 초연함을 유지하면 우리는 낙담하는 가운데에도 신실하게 행동을 이어갈 수 있다.” (55쪽)

하나님의 선교에 동참하는 하나님의 사람은 선교 중에 나타나는 다양한 열매에 일희일비할 필요가 없습니다. 하나님의 선교에서 열매로 인해 기뻐하고 슬퍼하는 역할은 우리의 역할이라기보다 삼위일체 하나님의 역할이기 때문입니다. 토머스 머튼은 이러한 초연함이 교회의 침묵과 관상을 통해서 형성된다고 강조합니다. 침묵과 관상을 거친 하나님 나라의 초연함이 우리의 설교에 묻어난다면 우리는 절망의 땅에서도 희망의 새싹을 틔울 수 있습니다.

황재혁 목사<br>예수마을교회 청년부 담당<br>​​​​​​​본보 객원기자<br>
황재혁 목사
예수마을교회 청년부 담당
본보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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