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 에세이] 결정장애 아니고 결정 전에
[목회 에세이] 결정장애 아니고 결정 전에
  • 선우준 목사
  • 승인 2024.02.19 10: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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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옷장 정리를 하고 새로운 옷을 사기 위해 옷 가게를 들리는 일이 많았다. 나름 어떤 물건을 살 때든지 신중하게 고르는 편이라 옷을 한 벌 사려고 해도 여러 번 고민하고 사는 편이다. 결정장애가 있다고 할 정도로 심각하게 고민을 하는 편이다. 그래서 인터넷으로는 옷을 잘 사지 못하고, 꼭 가서 입어보고 사려고 한다. 옷 가게를 둘러보고 있으면 점원들은 항상 친절하다. “마음에 드시면 한번 입어보세요.”

그렇게 옷을 갈아입고 나오면 솔직히 내가 생각했던 것과는 다른 모습을 보게 됩니다. 그래서 “이 옷은 아니다”라고 생각하는데, 그때부터 점원의 작업이 시작된다. “손님 손님은 얼굴이 작고 밝아서 이런 옷이 잘 어울립니다. 몸매도 마르고 이 옷이 딱입니다.” 그러면 다시 거울을 본다. 그러면 왠지 이전보다 얼굴이 작아 보이고 잘 어울리는 것 같다. 점원은 변하는 나의 표정을 보면서 이어서 이야기한다. “이제 이 옷이 전국적으로 거의 품절 상태입니다. 손님에게 정말 잘 어울리는데 바로 구매하시는 게 나을 것 같습니다.” 특히 비싼 옷일수록 점원의 작업은 고단수로 변한다. “이 옷은 아무나 입는 옷이 아닙니다. 손님처럼 귀티 나는 사람이 입어야 잘 어울리는 옷입니다.” 그러면 마음에 조급함이 생기고 왠지 잘 어울리는 것 같아 보이기 시작한다. 그리고 어느새 매장을 나올 때는 쇼핑백과 카드 영수증이 손에 들려있다. 집에 돌아와 다시 입어보면 뭔가 역시 잘 어울리지 않아 장롱 안에만 들어있는 옷이 되어버린다.

그런데 이렇게 몇 번의 실수를 하면서 그렇게 점원들의 말에 속아 넘어가지 않는 방법을 터득했다. 바로 아내에게 전화를 하는 것이다. 점원들이 한참 칭찬을 하다보면 나도 모르게 제가 잘생겨졌다는 착각을 하고 옷을 구입하기 직전이 된다. 그러면 잠깐 점원의 말을 끊고 입은 모습을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어서 아내에게 보냅니다. 그리고 전화합니다. “어때? 이거 나한테 어울려?” 그러면 바로 대답이 돌아옵니다. “안 어울려 사지 마!! 당신은 그런 거 안 어울려.” 그러면 나는 그 한마디에 현실로 돌아오게 되고 잘못된 판단을 하지 않게 된다.

나는 옷을 사면서 기도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우리가 세상을 살다 보면 고민이 되는 결정을 해야 하는 순간들이 있다. 그 결정에 영향을 주는 많은 소리들이 있다. 내 내면의 욕심들, 세상의 가치관들, 자신의 이익을 위해 우리를 속이려는 음성들이 있다. 그리고 우리는 자주 넘어가곤 한다. 마치 내가 점원의 속삭임에 넘어갔던 것처럼 말이다.

그래서 우리는 그런 고민의 순간에, 결정하기 전에 꼭 기도해야 한다. 헷갈리던 내가 잘못된 판단을 하지 않을 수 있었던 이유는 결정을 하기 전에 나를 잘 아는 아내에게 물어봤기 때문이다. 기도는 하나님께 묻고, 하나님의 뜻을 구하는 시간이다. 그래서 우리는 늘 기도해야 한다. 모든 것을 결정하기 전에 우리를 가장 잘 아시고, 우리에게 가장 좋은 것을 주시는 하나님께 묻고, 하나님의 뜻을 구해야 한다.

행복한교회 선우준 담임목사. 이경준 기자<br>
선우준 담임목사
행복한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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