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룩과 진주] 사임으로 책임지는 대통령
[거룩과 진주] 사임으로 책임지는 대통령
  • 편집인
  • 승인 2024.02.13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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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룩한 것을 개에게 주지 말며, 너희 진주를 돼지 앞에 던지지 말라”(마태 7:6)
자기의 잘못과 죄를 회개하지 않고 총회 석상에서 권력의 맛에 향취하고 있다면 그들이 개돼지이다. 픽사베이 이미지.<br>

첫 여성이자 49세 최연소 헝가리 대통령, 노바크 커털린이 지난 10일(현지시간), ‘아동 성범죄 사면’ 논란에 취임 1년 9개월이지만 사임을 발표했다.

AP·AFP통신 등에 따르면 노바크 대통령은 TV 연설에서 “제 실수였다. 사면이 많은 국민에게 당혹감과 불안감을 안겼다”며 “오늘이 대통령으로서 연설하는 마지막 날”이라고 밝혔다고 한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4월 성범죄 관련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남성을 사면한 사실이 이달 초 언론에 보도돼 야권으로부터 거센 사퇴 압력을 받았다. 전날에는 수천 명이 대통령실 앞에 모여 사퇴를 촉구하는 시위를 벌였다”고 보도됐다.

노바크는 잘못을 인정하고 “상처받은 분들과 제가 자신들 편에 서 있지 않다고 느꼈을 피해자들에게 사과한다. 저는 어린이와 가족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해 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동시에 버르거 유디트 전 법무부 장관도 사면과 관련한 정치적 책임을 인정한다며 의원직을 사퇴하고 오는 6월 유럽의회 선거에도 불출마하겠다고 한다.

헝가리는 대통령을 의회에서 선출한다. 대통령은 국가를 대표하는 상징적 자리로서 실권은 총리에게 있는 나라이다. 아무리 대통령이 상징적 명예직이라고 해도 대통령 중심제인 우리 시각으로는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동네 통반장이나 학교 반장 자리도 분명하게 비리 의혹이 드러났는데도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끝까지 버티고 임기를 채운다. 심지어 사회 법정까지 가서도 ‘이것은 모함이다, 공작이다. 음모이다’라며 또 다른 비본질적 프레임으로 역공하는 사회 풍토가 우리 현실이다. 무슨 의혹이 있어도 나를 지지하는 자들이 적어도 30-40% 무조건 있다는 철옹성 지지층과 뒷 배경이 있다는 의식구조이므로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나 정치적 책임을 지는 모습을 찾아보기 힘든 사회 정치적 현실이다.

교계는 어떤가? 최근 몇 교회에서, 누구라고 하면 다 알만한 교계 지도자들의 비리 의혹이 세간에 벌거벗은 임금님 이야기처럼 떠돌고 있다. 무엇이 사실이고 어디까지 진실인지는 교회라는 특수한 구조에서는 판단하기 어렵다. 교회를 지킨다는 명분과 성직자의 명예와 복음 전파의 선교적 사명 앞에서 하나님의 정의는 불투명하고 책임지는 주체도 불분명하다. 더구나 카르텔로 둘러싸인 집단적 정치 구조에서는 쉽게 ‘당신은 지금 벌거벗었소’라고 비판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그러기에는 많은 자기희생이 따르기 때문이다. 헝가리 전 법무장관처럼 자기 자리를 모두 포기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성경은 의역한다. “거룩한 복음과 공적 가치를 벌거벗긴 줄도 모르고 이 동네 저 동네 다니며 짓는 개들에게 주지 말며, 진주 같은 지도자로서의 리더십을 자기희생도 없이 책임지지 않으려는 돼지들 앞에 던지지 말라.”

지금, 나라나 교회나 엉망진창이다. 지도자라는 사람들의 무지, 무능, 무감각한 행보와 결정들에 우리는 당혹감과 불안감에 떨고 있다. IMF 금융 위기 때보다 더 어렵다며 ‘사는 것이 사는 것이 아니다’라고 아우성들이다. 왜냐하면, 자기 결정에 책임지는 자가 없기 때문이다. 자기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하는 지도자들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니 지도자들을 뒤에서 돕는 자들도 방관자가 된다. 자기들은 명예직 상징적 위치이지 책임지는 자리가 아니라는 자세이다. 아무리 상징적 봉사직이며 임기가 남아있어도 사임으로 책임을 지는 헝가리 대통령의 모습이 참 부럽다. 우리 국민과 그리스도인은 이런 책임지는 리더십을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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