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절 특별 대담] “나는 죽고 예수로 사는 지혜”
[사순절 특별 대담] “나는 죽고 예수로 사는 지혜”
  • 최상현 기자
  • 승인 2024.02.01 13: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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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담_정영택 목사(예장통합 증경총회장)
진행_박진석 목사(본보 편집인)
정리_최상현 기자
증경총회장 정영택 목사. 최상현 기자.
증경총회장 정영택 목사. 최상현 기자.

Q. 2024년에 맞이하는 사순절은 목사님께 어떤 의미로 다가오는지

다소 착잡하다. 교계적으로나, 국가적으로, 그리고 세계적인 정세 또한 어려운 시기를 지나고 있기에 슬프고 안타깝다. 사순절을 맞이하면서 교인들에게나, 또 내 스스로에게 던지는 질문은 “신앙이 내게 무엇인가? 예수님은 나에게 무엇인가? 그것이 내 삶에 어떤 가치와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가?”이다. 이런 고민이 있어야 한다. 어려운 시기이지만 예수님의 생애와 삶, 고난과 부활이 나에게 어떤 메시지로 다가오는지, 어떤 의미를 부여하고, 또한 도전하게 하는지 돌아봐야 한다. 한 가지 안타까운 점은 교회가 이런 메시지를 전할 수 있는 힘과 영향력이 약화된 것 같다.

Q. 사순절 메시지를 담은 묵상집을 출간하셨다. 이번 묵상집을 통해 나누고 싶었던 내용은 무엇인가?

사순절에는 예수님의 생애를 주로 묵상하게 된다. 예수님의 죽음과 고난, 부활을 깊이 들여다보게 되면 결국 ‘나의 죽음’으로 나아가게 된다. 나는 죽고 예수님은 사는 것, 사도바울이 고백한 “나는 날마다 죽노라!” 그리스도인이 예수님의 고난과 십자가를 생각할 때 그것이 삶의 실존과 연결되어야 한다. 사도바울에게 자기 죽음은 어떤 의미였을까? 이념적, 논리적인 내용, 혹은 사변적인 주제가 아니라 그의 삶의 실존에서 어떤 죽음을 경험했을까? 오늘날 자기 죽음이 나에게는 어떤 삶인지 깊이 묵상해야 한다.

빌립보서 말씀을 보면 바울은 “내가 육체적으로 신뢰할만한 것을 모두 버렸고, 그리스도를 아는 것이 가장 고상하다”고 고백한다. 바울은 모든 것을 버려도 그리스도를 얻는 것이 가장 유익하고, 복음을 위해서라면 죽음도 유익하다고 말한다. 유익이란 무엇인가? 장사를 하면 이익을 남겨야 한다. 그런데 예수님 때문에 어떤 경우에도, 어떤 일이 닥쳐와도 손해가 없다는 것이다. 심지어 목숨을 잃어도 ‘손실’이 아니다!

바울은 디모데에게 이런 고백을 한다. “나는 죄인 중에 괴수다, 보통 죄인이 아니라 어떤 자격조차 없는 죄인”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기 성찰, 회개적인 삶을 살았다. 하지만 그것으로 끝나지 않고 하나님 나라를 바라보며 그 나라를 위해 사는 사명의 삶을 살았다. 즉, 나는 날마다 죽는다는 것은 부활을 증언하면서 살아가는, 소망적이고 종말론적인 삶이다.

묵상집에는 날마다 죽었던, 그리고 실제로 순교한 신앙의 선조들을 모델로 삼아 글을 썼다. 베드로, 스데반, 야고보, 그리고 교회사의 폴리캅, 우리나라의 주기철, 손양원, 이기풍, 문준경등의 순교자들이 있는데 이번 글에는 유명한 사람들 뿐만 아니라 집사, 장로, 전도사들의 이야기도 소개했다.

Q. 목사님께서는 특별히 ‘자기 부인’을 강조하시며 자기 십자가를 지고 주님을 따르는 순교자의 삶을 중요하게 말씀하셨다. ‘나만 살고자 하는’ 극단적 이기주의 시대에 경종을 울리는 말씀이라 생각된다. 성도들이 어떻게 하면 이기심을 극복하고 이웃을 내 몸처럼 사랑하라는 주님의 말씀을 따를 수 있을까?

우리 사회는 극단적인 양극화로 분열되었고 갈등과 증오로 가득하다. 예수님은 한 알의 밀이 땅에 떨어져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다고 하셨다. 땅에 떨어짐은 무엇인가? 낮은 곳으로 ‘떨어지신’ 주님의 성육신이다. 예수님은 땅에 떨어져 죽으셨고, 그곳에는 자신을 위한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 누울 자리, 머리 둘 곳, 묻힐 자리도 없었고 마지막에는 몸에 걸친 옷 한 벌까지 모두 내어주셨다. 그에 비해 오늘 우리의 모습은 어떤가? 자리싸움 뿐만 아니라 자신이 가진 것을 대를 이어서까지 물려주려고 하지 않는가.

정영택 목사가 펴낸 목상집들
정영택 목사가 펴낸 목상집들

Q. 4월 총선을 앞두고 우리사회가 양극단으로 나눠지며 또 한 번 큰 갈등과 충돌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상황에서 사순절을 지나가는 그리스도인들에게 남기고 싶으신 말씀이 있다면?

예수님이 죽으심으로 구원을 이루셨듯이 그 삶이 우리의 기준이 되길 바란다. 주님의 삶으로 분별하고 판단하자. 니편 내편, 좌파 우파, 보수냐 진보냐 등의 문제로 판단하지 말고, 예수님이라면 무엇을 기준으로 판단하실까 생각한 후에 투표할 사람을 선택하자. 쉽게는 이렇게 생각할 수 있다. 그래도 뭔가 희생하는 사람, 거짓말을 덜 하는 사람, 좀 더 인격적인 사람을 선택하면 좋을 것이다. 우리는 도덕적 기준을 넘어서 복음적 기준으로 판단하길 바란다.

Q. 2024년, 특별히 목사님께서 한국 교회를 위해 간구하는 기도제목은?

새해가 되면서 작은 시골교회에서 설교 사역을 시작했다. 그리고 성경 읽기 운동을 1월부터 시작하면서 잠언을 묵상하고 있는데, 좀더 지혜 있는 그리스도인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혜가 무엇인가? 칼빈 신학의 핵심인데, 하나님을 제대로 알고, 사람을 제대로 아는 것이다. 특히 자신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 이것이 바로 ‘명철’이다. 명철은 분별력이고, 그 분별력이야말로 영성의 최고봉이라 생각한다. 산에서 몇 달 기도했다는 것이 영성이 아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분별을 위해 기도하고, 철이 든 그리스도인이 되어야 한다. 특별히 지도자들이 먼저 분별력을 소유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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