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위원 칼럼] “갈등사회와 갈등해소 방법”
[논설위원 칼럼] “갈등사회와 갈등해소 방법”
  • 김기태 논설위원장
  • 승인 2024.02.01 13: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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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갈등, 지역갈등, 이념갈등, 남녀갈등, 노사갈등 등 사회적 갈등의 골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사회적 갈등 뿐 아니라 개인의 심리적 갈등과 가족을 비롯한 작은 공동체 안에서의 갈등도 점차 심각해지고 있다. 갈등의 양상도 다양하고 정도도 급속도로 심해지고 있다. 갈등으로 인한 개인적, 사회적 피해 또한 엄청나다. 각종 폭력, 범죄, 자살, 이혼 등 갈등으로 인한 폐해는 사회 전체의 질서와 안녕을 파괴하는 수준으로 증가하고 있다.

최근 잇달아 유력 정치인에 대한 테러가 발생하고 있다. 과거 정치인의 연설에 항의하는 차원에서 달걀이나 밀가루를 던지는 수준의 정치적 의사표시 행위와는 근본적으로 다른 범죄행위로 번지고 있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이런 범죄행위를 모방하는 사람들이 생겨나면서 일종의 잘못된 유행처럼 번지지 않을까 하는 점이다. 일종의 해프닝이나 일시적 일탈행위로 가볍게 다룰 일이 아니다. 심각한 사회문제로 보고 갈등을 근본적으로 해소하거나 해결하기 위한 사회 전체의 노력과 지혜를 모아야 할 때이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갈등 없는 개인이나 사회는 없다. 개인의 내적, 심리적 갈등에서부터 다양한 사회적 갈등에 이르기 까지 갈등은 인간이 피할 수 없는 생활환경의 일부다. 그런만큼 갈등사회를 현명하게 살아가는 지혜가 필요한 세상이다. 따라서 갈등이 발생하면 무조건 피하거나 외면하기보다 갈등의 원인과 내용을 정확히 파악하고 상황에 맞는 현명한 대처방안을 찾아 적극적으로 해소하고 해결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갈등은 잘 관리하면 오히려 개인이나 사회를 건강하게 만드는 계기로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갈등을 파괴적이고 두려운 존재로만 여기는 부정적 태도를 가지기 보다 갈등은 언제나 노출될 수 있는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여기고 충분히 관리가 가능한 문제로 여기는 긍정적인 자세가 우선 필요하다.

갈등은 자신이 추구하는 목적과 상대방이 추구하는 목적이 서로 달라 서로가 서로의 목적 달성을 방해할 때 발생한다. 이 때 사람들은 크게 세 가지 목적을 가지는데 도구적 목적, 관계적 목적, 정체성 목적 등이다. 도구적 목적은 자신이 계획하고 있는 특정한 일을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성취하고자 하는 것을 의미한다.

예컨대 노조협상에 임하는 노조 간부들은 보다 높은 임금 수준을 달성하고자 하는 도구적 목적을 가질 수 있다. 관계적 목적은 상대와의 관계를 어떻게 형성하고 유지할 것인가에 관한 것이다. 상대방과 얼마나 친근한 관계를 형성할 것인가 또는 상대방 권위를 얼마나 인정하고 자신의 권위를 얼마나 세울 것인가 등을 포함한다. 정체성 목적은 자신의 이미지를 긍정적으로 유지하고자 하는 욕구를 의미한다. 일종의 체면 욕구인 셈인데 자신의 체면을 어느 정도로 세우고 상대방의 체면을 얼마나 세워줄 것인가에 관한 것이다. 이와 같은 세 가지 목적을 달성하는 과정에 상대방과의 사이에서 나타나는 이견이나 차이가 갈등으로 표출되는 것이다.

문제는 갈등을 얼마나 잘 관리하느냐에 달려있다. 흔히 갈등대응 전략에는 회피형, 경쟁형, 통합형 전략 등이 제시된다. 갈등 상황에서 가급적 상대방과 충돌하지 않고 문제를 해결하려는 소극적인 전략이 회피형 전략이다. 경쟁형 전략은 갈등을 투쟁으로 인식하고 전쟁에서 승리해야 한다는 자세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상대방과의 갈등에 대응하는 전략이다. 마지막으로 통합형 전략은 갈등을 두려워하여 회피하거나 싸워서 이겨야 하는 투쟁으로 생각하지 않고 서로의 관계 속에서 존재하는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장으로 인식하는 전략이다.

물론 통합형 전략으로 갈등을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갈등의 내용과 성격 그리고 처한 상황에 따라 그에 맞는 전략을 선택해서 활용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김기태 교수&nbsp;<br>본보 논설위원장<br>호남대 신문방송학과 교수<br>서울 문화교회 장로<br>전 한국미디어교육학회 회장<br>전 CBS기독교방송 재단이사
김기태 논설위원장
한국갈등해소센터 이사
전 호남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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