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비평] 선거제 개편, 국민의 시각으로 봐야
[뉴스 비평] 선거제 개편, 국민의 시각으로 봐야
  • 안기석 장로
  • 승인 2024.02.01 12: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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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총선을 향해 여야의 공천 움직임이 바쁘다. 공천과 선거 운동에 앞서 선거제 개편 문제가 정리되어야 하는데 정치권은 유불리를 계산하느라 갈피를 못 잡고 있다. 현재 시행 중인 준연동형 선거제도는 소수 정당의 원내 진입을 쉽게 하지만 위성 정당의 출현이라는 부작용을 낳기 때문에 예전의 병립형으로 회귀하자는 것이 여당인 국민의힘의 주장이다. 준연동형은 득표율이 낮은 소수 정당도 비례 대표 선출에서 혜택을 볼 수 있지만 병립형은 득표수대로 비례대표를 가져가기 때문에 양당 체제에 유리하다. 거대 야당인 더불어민주당도 병립형에 구미가 당기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의 사정이 간단치 않다. 김두관 의원을 비롯한 80여 명의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반윤연대’의 전선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소수 야당의 몫을 배려하는 현 준연동형을 유지하되 위성 정당 출현의 폐해를 최소화하는 방안을 모색하자는 것이다. 이에 반해 정청래 의원은 실리를 주장하면서 병립형으로 회귀하자는 주장이다. 새로 임명된 임혁백 더불어민주당 공관위원장은 절충안인 권역별 병립형을 슬며시 제안하기도 했다.

열쇠를 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애초에 “멋있게 지면 무슨 소용이냐”며 실리적인 주장을 했다가 당 내외의 반발이 거세자 한동안 침묵 모드에 들어갔지만 선거 일정상 입장을 밝힐 수밖에 없다. 어떤 결정을 하더라도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다.

문제는 선거제 개편이 당리당략에 따라 좌우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투표 행위의 주체는 국민이고 국민이 원하는 정당과 후보가 선택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일반 여론조사를 거칠게 살펴보면 여야와 무응답을 포함한 제3지대의 지지율이 ‘30:30:40’이라고 할 때 40에 해당하는 국민의 선택지를 선거제도가 어떻게 마련해줄 것인가가 핵심이다. 투표일이 다가오면 40은 여야 양당으로 수렴되게 마련이라는 고정 관념은 이제 통하지 않는다. 국민들의 정치적 기호는 다양해졌고 민생 이슈도 복합적이고 다양하다. 극단적인 예를 들면 진보와 보수라는 정치적 이념보다는 ‘하루 8시간 수면을 보장하는 정당’도 나올 수 있다. 뇌의학적인 관점에서 건강하고 창의적인 삶을 위한 8시간 수면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노동이나 교육뿐 아니라 우리 사회의 모든 분야에서 혁명적인 제도 변화가 있어야 한다. 이런 정당들이 가능하려면 흑과 백의 양자택일적 선거제가 아니라 다양한 색깔의 배치가 가능한 선거제를 채택할 필요가 있다. 이슈에 따라 정당이나 국회의원들이 이합집산을 하면 된다.

이 지점에서 선거제 개편과 관련해서 언론의 여론 수렴과 계도적 기능이 중요하다. 그동안 사설이나 칼럼을 보면 병립형과 준연동형의 장단점을 비교하거나 한쪽 편을 든 주장들은 있으나 국민의 입장에서 어떤 선거제를 채택하는 것이 옳은지 논지를 제대로 펼친 경우는 찾기 어려웠다. 국민 개개인의 입장에서는 자신이 투표한 정당과 후보가 ‘무존재’나 ‘비존재’가 되지 않고 ‘존재’가 되도록 하는 선거제가 최선일 것이다. 물론 연령과 학력에 관계없이 투표 방법은 쉬워야 한다. 이번 4월 총선을 앞두고 여야 양당은 자기들에게 유리한 프레임을 설정하고 여야가 포섭하지 못한 40이 이 프레임 안으로 들어오기를 바랄 것이다. 3지대에서 40을 바라보고 창당한 신생 정당들도 양당 체제를 혁파하려는 프레임을 만들 것이다. 국민이 투표를 통하여 정당들에 주권을 위임하는 것은 국민들의 삶에 봉사하라는 명령이다. 정치 권력을 그들이 누리라는 것이 아니다. 언론이 국민의 입장에서 선거제 여론을 수렴하거나 계도하지 못했다면 점검할 의무를 소홀히 해서는 안 될 것이다.

안기석 장로<br>​​​​​​​도서출판 ‘세상의 모든 선물’ 대표
안기석 장로
도서출판 ‘세상의 모든 선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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