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 에세이] 성경을 벤치마킹하라 (4) 인생의 기근을 만난 이들에게
[목회 에세이] 성경을 벤치마킹하라 (4) 인생의 기근을 만난 이들에게
  • 김상용 목사
  • 승인 2024.01.29 15: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삼국시대에 신라(新羅)는 B.C.57년~A.D.935년까지 992년간 우리나라의 고대 역사를 장식한 천년왕국(千年王國)이었다. 신라에 대한 기록은 김부식의 『삼국사기(三國史記)』와 일연 스님의 『삼국유사(三國遺事)』에 상세하게 남아 있다. 특히 『삼국사기』에는 가뭄과 홍수, 역질, 메뚜기떼 습격, 지진 등 기상재해와 관련한 기록이 많이 있다.

신라가 멸망할 무렵 도성(道成)이었던 경주(慶州)의 인구만 70~80만 명이었다고 삼국사기는 기록하고 있다. 이 많은 사람이 가뭄에 오랫동안 노출되다 보니 국력은 약해지고, 결국엔 신라의 마지막 왕이었던 경순왕이 고려 태조 왕건(太祖 王建)에게 나라를 바침으로 신라는 결국 패망하고 만다. 이렇듯 기근은 나라의 존폐(存廢)에도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 재해인 것이다.

기근에 대한 성경의 첫 기록은 ‘복의 근원, 축복의 사람’ 아브라함 때이다.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에게 축복을 약속하셨으니 뭘 해도 잘 되어야 마땅한데 오히려 아브라함이 감당키 어려운 기근을 그가 살고 있는 땅에 보내셨다. 아브라함은 하나님의 축복의 약속이 아직도 귓가에 생생함에도 기근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살고 있는 곳을 떠나 애굽(이집트)으로 내려간다. 그럼에도 아브라함은 혼란스러워 하거나 불평하지는 않았다.

하나님의 개입하심으로 아브라함은 왕에게 빼앗겼던 아내 사라를 되찾아 가나안 땅으로 돌아온다. 애굽에서의 일이 아브라함에게는 뼈아픈 기억이다. 아내를 빼앗기는 과정에 아내를 지켜내기 위한 어떤 노력도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아브라함은 아내와 많은 하인들의 주인으로서 체면이 박살 나고 말았다. 요즘 말로 아브라함은 이 일로 ‘쪼잔남’, 곧 쪼잔한 남자가 되고 말았다. 오히려 애굽왕이 너그러운 사람처럼 되어 버렸다.

당시 아브라함은 기근이 문제가 아니라 세상 말로 ‘쪽팔림(embarrassing)’ 때문에 마음이 괴로웠을 것이다. 다른 남자들이 아브라함을 바라보는 시선은 ‘남자 망신 혼자 다 시킨다’가 아니었을까? 그런데 아브라함은 이 중대한 실수를 한 번으로 끝내지 못하고 똑같은 실수를 또 반복하고 만다. 가나안 땅에 올라갔을 때 그랄왕 아비멜렉에게 또 저항 한번 못 해보고 아내를 빼앗기고 말았다.

기근은 결코 환영할 만한 것이 아니지만 만약 우리 삶이 그런 환경에 처한다면 하나님만을 바라봐야 한다. 기근은 우리에게 고통을 전달하는 게 목적이 아니다. 기근은 누구에게 집중해야 할 것인지 방향을 제시해 주는 이정표(Milestone) 같은 것이라 생각한다. 그렇다고 이런 사건들을 통해 아브라함의 실수가 끝난 것은 아니었다. 아브라함은 사라가 임신하지 못하자 86세에 여종 하갈을 통해 아들을 얻는 실수를 또 반복하고 만다.

이렇게 기근은 반갑지 않은 인생의 불청객인데 누구나 예외 없이 이런 기근에 노출되어 있다는 것이 문제이다. 그러나 두려워할 것은 없다. 우리가 하나님께 집중하는 한 기근은 해소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하나님을 찾는 한 절망에서 반드시 벗어나게 하실 것이기 때문이다.

아브라함이 믿음의 조상이 된 것은 믿음을 타고났기 때문이 아니라고 본다. 자신의 연약함을 수정해 가면서 하나님을 온전히 경험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특별히 순종이 아브라함의 삶을 세우는 기둥이었다고 생각한다. 아브라함은 순종을 잘하는 사람이었다. 훗날 외아들 이삭을 모리아산에서 번제로 드리라는 하나님의 말씀에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순종한다. 자식을 죽이라는 결코 가능하지 않은 일을 아브라함은 해낸다. 이러한 순종이 축복의 원인이 되고, 믿음의 조상이라 일컬어지는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믿음으로 아브라함은 부르심을 받았을 때에 순종하여 장래의 유업으로 받을 땅에 나아갈새 갈 바를 알지 못하고 나아갔으며(히11:8).”

김상용 목사<br>장로회신학대학교 신학대학원 졸업<br>하늘소망교회 담임목사<br>예수터치 대표<br>
김상용 목사
장로회신학대학교 신학대학원 졸업
하늘소망교회 담임목사
문학n천국(구 예수터치) 대표

 

 

가스펠투데이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Array ( [0] => Array ( [0] => band [1] => 네이버밴드 [2] => checked [3] => checked ) [1] => Array ( [0] => talk [1] => 카카오톡 [2] => checked [3] => checked ) [2] => Array ( [0] => facebook [1] => 페이스북 [2] => checked [3] => checked ) [3] => Array ( [0] => story [1] => 카카오스토리 [2] => checked [3] => checked ) [4] => Array ( [0] => twitter [1] => 트위터 [2] => checked [3] => ) [5] => Array ( [0] => google [1] => 구글+ [2] => checked [3] => ) [6] => Array ( [0] => blog [1] => 네이버블로그 [2] => checked [3] => ) [7] => Array ( [0] => pholar [1] => 네이버폴라 [2] => checked [3] => ) [8] => Array ( [0] => pinterest [1] => 핀터레스트 [2] => checked [3] => ) [9] => Array ( [0] => http [1] => URL복사 [2] => checked [3] => ) )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종로구 효제동 298-4 삼우빌딩 402호
  • 대표전화 : 02-742-7447
  • 팩스 : 02-743-7447
  • 청소년보호책임자 : 최상현
  • 대표 이메일 : gospeltoday@daum.net
  • 명칭 : 가스펠투데이
  • 제호 : 가스펠투데이
  • 등록번호 : 서울 아 04929
  • 등록일 : 2018-1-11
  • 발행일 : 2018-2-5
  • 발행인 : 채영남
  • 편집인 : 박진석
  • 편집국장 : 류명
  • 가스펠투데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가스펠투데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ospeltoday@daum.net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