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과 목회] 새로운 마음가짐
[예술과 목회] 새로운 마음가짐
  • 최정주 교수
  • 승인 2024.01.27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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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렘브란트〉 책을 읽는 예언자 안나, 1631. 암스테르담 국립미술관.
〈렘브란트〉 책을 읽는 예언자 안나, 1631. 암스테르담 국립미술관.

새해가 되었다. 누구나 그러하듯이 새해가 되면 새로운 마음가짐을 하게 된다. 나는 렘브란트의 그림 속에서 내가 어떤 마음가짐을 가져야 할지 찾아보았다,

암스테르담 국립미술관이 소장한 <독서하는 노파, 아마도 예언자 안나, 1631>를 본다. 미술관 홈페이지에는 이 작품에 대해 ‘그녀는 성경에 따르면 금식과 기도를 통해 하나님을 섬긴 늙은 과부 안나 선지자일 수 있습니다. 전통적으로 렘브란트의 어머니가 이 그림을 위해 포즈를 취했다고 합니다’라고 쓰여 있다.

작품 속 주인공 안나 선지자에 대해서는 성경 누가복음에 언급되어 있다(눅2:36~38).

“또 아셀 지파의 바누엘의 딸인 안나라는 여자 예언자도 있었습니다. 안나는 나이가 많았는데 결혼해서 남편과 7년 동안 살다가 그 후 84세가 되도록 과부로 지냈습니다. 안나는 성전을 떠나지 않고 밤낮으로 금식하고 기도하면서 하나님을 섬겼습니다. 바로 그때 안나가 그들에게 다가와 하나님께 감사하고 예루살렘의 구원을 간절히 고대하는 모든 사람에게 그 아기에 관해 이야기했습니다.” 성경 속 장면은 바로 요셉과 마리아가 아기 예수님을 데리고 예루살렘 성전에 왔을 때의 이야기다. 성전을 떠나지 않고 밤낮없이 금식하고 기도하면서 하나님을 섬긴 안나는 아기 예수님을 단번에 알아보고 메시아의 오심에 감사했다는 것이다.

그림을 보자. 렘브란트는 성전을 떠나지 않고 밤낮없이 금식과 기도로 하나님을 섬긴 안나를 성경을 열심히 읽는 모습으로 그렸다. 성경을 읽는다는 것 그리고 묵상을 한다는 것 바로 그 부분에서 안나의 영성이 깊어지고 있음을, 그래서 마리아와 요셉이 아기 예수님을 성전으로 데려왔을 때 안나는 오랫동안 기다려 온 메시아로 즉시 알아봤음을 렘브란트는 표현하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빛의 화가답게 렘브란트 특유의 강력하고도 섬세한 빛이 여인의 뒤쪽에서 들어와 안나가 읽고 있는 성경과 성경 위의 그녀의 주름진 손을 비추고 있다. 그녀의 얼굴은 잘 보이지 않으므로, 렘브란트가 바로 그녀의 주름진 손과 성경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성경의 글귀를 주름 가득한 손으로 한 줄 한 줄 더듬으며 읽어 내려가는 듯한 이 장면은 그 어떤 성화보다도 경건하며 그 어떤 성인의 모습보다도 깊은 감동을 준다. 렘브란트는 그의 어머니를 모델로 하며 신심이 깊은 안나를 표현함으로써 그의 어머니에 대한 존경과 사랑도 함께 나타내었다. 안나의 경건한 삶과 깊은 영성은 그녀의 영혼의 눈을 밝혀 그토록 기다렸던 메시아로 오신 아기 예수님을 단번에 알아보게 한 것이다. 주님의 말씀과 기도로 겸손히 하루하루를 밝혀가는 삶. 그래서 주님의 모습과 주님의 뜻을 알고 주님이 인도하시는 삶을 사는 것. 그것이 새해에 내가 크리스천으로서 가지고자 하는 모습이다.

그림을 보며 바로크시대 베네치아 작곡가인 마르첼로의 오보에 협주곡 2악장 아다지오를 들어보자(<A. Marcello> Oboe Concerto in d minor mov.2 Adagio). 아름다운 오보에 멜로디에 매료되어 같은 시대의 작곡가 바흐가 건반악기용 협주곡으로 편곡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현악 합주가 숨죽이며 흐르는 가운데 어둠 속에서 빛이 비추 듯 아름다운 오보에 선율이 퍼져 나간다. 오보에란 어떤 악기인가? 오보에는 오케스트라가 연주 전에 튜닝(tuning, 조율)을 위해 기준으로 삼는 A음(보통 440Hz)을 부는 악기다. 모든 악기를 제치고 오보에가 그 기준이 되는 이유는 주위 환경이 변해도 음정의 변화가 크게 나지 않는 안정적인 소리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마치 우리를 비추는 주님의 빛이 우리 삶의 기준이 되는 것과 같지 않은가? 현악 반주 위로 흐르는 오보에의 신비하고 아름다운 선율은 렘브란트 그림 속 안나에게 비추는 빛이요 우리 삶의 기준이 되는 주님의 말씀이다. 오보에의 맑은 선율은 그림 속 안나가 주름진 손으로 성경을 한 구절 한 구절 짚어가며 살짝 입을 벌려 말씀을 읽는 바로 그녀의 나지막한 음성이다. 묵상을 통해 주님의 음성을 듣고 매일 매일 주님의 뜻에 따르는 나날들로 금년을 채워가길 소망한다.

최정주 교수<br>​​​​​​​아트앤뮤직 큐레이터<br>성주재단 크리에이티브 디렉터<br>한국예술융합연구소 대표<br>한양대학교 IAB 자문교수<br>​​​​​​​온누리교회 권사
최정주 교수
아트앤뮤직 큐레이터
성주재단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한국예술융합연구소 대표
한양대학교 IAB 자문교수
온누리교회 권사
예목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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