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나무들이 모여 하나의 숲을 만듭니다
다양한 나무들이 모여 하나의 숲을 만듭니다
  • 김병현 기자
  • 승인 2024.01.18 13: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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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소통하고 나누는 세상을 꿈꾸는 〈한숲푸드〉 이야기
한숲푸드의 풍경. 한숲푸드 제공.
한숲푸드 소개. 한숲푸드 제공.

기초수급권이 생계를 이어갈 유일한 수단이라면, 그 삶은 어떤 마음을 갖게 될까. 낮은 삶의 질과 떨어지는 자존감이 당연시되는 문화에 저항하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예비사회적기업 ㈜한숲푸드(대표 김소향 사모)다.

경상북도 포항시 북구 불종로 67-4 1층에 위치한 한숲푸드는 기독교 사회적기업으로 한숲농아인교회(안후락 목사)와 연계하여 지역사회 장애인 돌봄 및 체험 활동 지원, 청각 장애인과 지적 장애인의 고용 안정, 지역사회 청년 일자리 창출, 중증 장애인과 여성장애인의 장기고용, 장애인 인식개선, 장애 친화적 근무 환경 조성에 힘쓰며 사회적경제 활성화와 지역사회 상생에 기여하고 있다.

과거 포항제일교회 농인부 교역자로 사역하던 안후락 목사와 김소향 사모는 장애인의 취업 장벽이 높은 현실에 문제의식을 느꼈다(‘농인’은 수어를 사용하는 청각장애인을 의미한다). 2017년에 한숲농아인교회(예장통합)를 세우고 ‘지역과 함께하는 마을목회’, ‘지역 속에 함께 하는 장애인 지역공동체’, ‘지역과 함께하는 일터교회’의 비전을 가지고 일터교회를 지향하며 마을목회 활동을 시작했다.

당시 한숲농아인교회는 교인의 대다수가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였다. 더욱이 청각장애인 여성은 사회생활을 경험할 기회가 매우 적어 직업을 얻기 힘들었고, 기초수급권을 받는 것만이 삶을 이어갈 유일한 생계 수단인 실정이었다. 의사소통의 제한으로 노동 현장에 진입하고 고용을 유지하기 어려워 잦은 이직을 경험하는 현실 속에서, 청각장애인은 자신의 장점을 펼치기도 전에 사회생활에서 차단되어 버리고 있었다. 건청인과의 의사소통 지원체계가 갖춰줘야 함에도 이를 개인의 책임으로 돌리는 사회 문화가 팽배했다. 게다가 농인과 비장애인의 소통 부재는 농인 부모와 비장애인 자녀의 가정에서도 정서적 문제로 재연됐다.

한숲푸드의 풍경. 한숲푸드 제공.

이 목사와 김 사모는 상황을 진지하게 수용하여 목회적 돌봄과 함께 일자리 창출을 추구했다. 이를 위해 장애인 일자리창출 매장인 ‘한숲맛이야기’와 ‘수화식당’ 1호점을 설립했고, 2020년에는 ‘수화식당’ 2호점이 생겼다. 또한 ㈜한숲푸드 수화식당이 2020년에 사회적기업으로 육성되어 장애인표준사업장으로 인증받았고 고용노동부 예비사회적 기업으로 지정됐다. 2022년에는 CTS 동역가게로 선정됐고, 제106회기 예장통합 선교형교회 개척사례공모전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더욱이 같은 해에 사회적경제활성화 종교계 공동행사 노동부장관상을 받았고 장애인고용 우수사업장으로 선정됐다.

한숲푸드의 주요 사업은 수화식당과 케이터링, 한숲 도시락이다. 수화식당은 국내 최초 청각장애인 레스토랑으로, 한식과 양식을 판매하는 식당이다. 수어 메뉴판과 진동 알림 시계 등 청각장애인 친화적 문화가 담겨있다. 한숲푸드 케이터링(catering)은 출장 뷔페 사업으로 15가지 메뉴의 행사 음식을 전달한다. 한숲 도시락은 코로나19로 인해 어려웠던 상황에 커다란 도움이 됐고, 지역사회 내 독거노인과 장애인 취약 계층 등에게 무료 도시락을 제공하여 지역사회 복지에 기여하고 있다. 안후락 목사는 한숲푸드 유튜브 영상에서 수어를 통해 “수화식당은 건청인이든 장애인이든 비장애인이든 누구든 일할 수 있는 평범한 일상을 꿈꿉니다”라는 소개의 말을 전했다.

안후락 목사. 한숲푸드 유튜브 갈무리.
안후락 목사. 한숲푸드 유튜브 갈무리.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일하며 서로 소통하는 세상을 만들어 가는 한숲푸드는 배이어프리(장애 극복) 문화를 확장하고 지역사회통합을 이루어 내고 있다. 다양한 나무들이 모여 하나의 숲을 만드는 한숲푸드의 꿈이 우리 모두의 꿈이 된다면, 분명 하나님나라는 우리 안에 임하리라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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