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40세대 한국교회 일반목회 사례 (2)
3040세대 한국교회 일반목회 사례 (2)
  • 김선일 교수
  • 승인 2024.01.08 14: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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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_김선일 교수(웨스트민스터신학대학원 대학)
자료제공_예장통합총회 국내선교부
기독청년의 교회에 대한 인식. 기사연 제공.
기독청년의 교회에 대한 인식. 기사연 제공.

* 본 강의안은 예장통합총회 국내선교부가 주최한 107회기 3040세대 목회전략 세미나에서 김선일 교수가 강의한 내용을 요약한 것이다. 지면의 한계로 각주는 삭제했다_편집자 주

(지난 호에 이어)

1. 3040 목회의 주요 특징들

1) 3040을 위한 독립적 사역: 3040세대의 참여가 활성화되고 있는 교회들에서 나타나는 첫 번째 특징은 이들을 위한 사역이 독립적으로 형성되어 있다는 점이다. 독립적인 사역의 양상은 3040교구, 3040부서, 3040예배, 3040공동체(목장이나 셀)의 형태로 나타난다. 처음에는 3040을 위한 소모임이나 공동체로 시작했다가, 3040을 대상으로 하는 예배가 생겨나고, 점차 기존의 교구를 대체하는 독립 교구로 발전하는 모습을 보인다. 중견 교회들에서는 기존의 교구와는 별도로 3040만을 위한 교구를 만들고, 이를 위한 담당목회자를 세우는 경우도 많이 있다. 3040을 위한 전담 목회자 뿐 아니라 기성세대의 평신도 후견인들이 배치되어 이들의 독자적 사역을 교회가 지원하는 메시지를 주기도 한다. 이처럼 3040을 위한 독립적 사역을 허용하는 이유는 이들의 성향이 50대 이상 기성세대의 관습적인 교회문화와 어울리기 힘들기 때문이다. 3040은 50대 이상의 세대와는 달리 목회자의 권위를 존중하지 않고 개인적이고 실용적인 성향이 강하며, 50대 이상이 봉사중심의 교회생활에 익숙한 반면 이들은 말씀 중심의 양육조직을 선호한다. 하지만 3040사역의 독립화는 자칫 이들을 교회 내의 섬과 같이 만들고 다른 세대의 반발을 초래 할 수도 있다. 수원제일교회는 3040을 위한 로뎀나무 예배를 시작한 뒤, 그들을 제1교구로 편성했다. 3040의 관계적, 영적, 지적 성향이 일반 장년교구의 분위기와는 잘 안 어울리기 때문이다. 그러나 65년의 역사를 지닌 교회에서 목양조직을 개편하는 것은 신중한 과정이 필요하기에, 이를 위해서 목회자는 당회원들과 충분한 대화와 비전 나눔을 했다고 한다. 3040교구나 사역부서에 ‘브릿지’라는 단어가 많이 들어간 것도, 이들을 위한 사역이 청년으로부터 장년으로 이어지는 가교적 성격을 띠기 때문이다.

2) 가족맞춤사역: 3040은 그들의 자녀들과 연계된 상태로 움직이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이들을 위한 사역은 그들의 자녀들을 위한 사역이기도 하다. 3040 사역을 하는 교회들은 거의 모두다 자녀교육, 부부관계, 어머니모임, 아버지모임과 같이 가족을 섬기는 다채로운 사역 프로그램들을 운영하고 있다. 어떤 교회들은 어린 자녀가 있는 가족을 우대한다는 것을 선명하게 드러낸다. 예를 들어, 상도동의 상원교회는 오랫동안 아기학교 프로그램을 해오고 있는데 엄마들이 유모차를 끌고 교회에 도착하면 청년 교사들이 얼른 내려가 유모차를 받아 준다. 인헌동의 시냇가푸른나무교회는 주일에 주차장을 3040세대만 이용하게 한다. 어린 아이들을 데리고 오려면 챙겨야 할 짐이 많기 때문이다. 안양제일교회는 3040을 대상으로 하는 디모데교구를 만들었는데, 담당 교역자가 교구사역과 가정사역을 총괄하는 구조를 만들었다. 분당 갈보리교회의 미어(Mere)3040이라는 공동체는 주일 3시에 3040 부모들이 자녀와 함께 모여 교제, 나눔, 기도, 선교의 시간을 갖는다. 아 이들은 부모와 함께 찬양과 기도를 나눈 뒤 자기들의 모임인 킹스키즈클럽으로 가고, 부 모들은 결혼, 가정, 육아와 관련된 양육을 받는다.

3) 수평적인 교회 문화: 3040세대는 탈권위주의적이며 실용적 개인주의 성향이 강하다. 울산의 다운공동체교회는 수평적인 섬김 중심의 가정교회 구조를 갖추고 있다. 또한 교회의 행정과 예산을 투명하게 공개하는데, 이는 건강한 교회의 모델을 찾는 3040의 요구에도 부합된다고 한다. 시냇가푸른나무교회는 장로, 안수집사 등의 직분이 결재라인처럼 존재하는 것은 젊은 세대로 하여금 교회와 멀어지게 한다고 하며 수평적 목회구도를 강조한다. 예를 들어, 이 교회는 주일예배의 대표기도를 청년이나 젊은 집사들이 주로 담당한다. 교회의 예배나 모임에서도 과도한 의전이나 형식 및 관행을 버리고, 평신도 중심 과 은사 중심으로의 사역 패러다임을 정착시켜왔다. 군포의 사랑빚는교회는 “덜 종교적이며 더 예수 닮게”라는 표어 아래 교회생활에서의 형식이나 강요를 최소화시키려 한다. 이 교회는 성전건축을 경험이 없는 건축가에게 의뢰하였는데 이는 교회가 덜 종교적으로 보이기 위함이었다. 또한, 헌금, 헌신 사역을 강요하지 않으며, 교회에서의 헌신과 봉사가 필요할 경우에는 개인적 관계 속에서 신앙의 성장이 필요할 경우에만 권유한다. 3040세대를 위한 목회에서 형식주의와 권위주의를 탈피하려는 시도가 많은 이유는 단순히 자유롭고 편안한 교회생활을 위해서만이 아니다. 몇몇 교회들에서 나타나는 양상을 보면 교회 사역을 단순화시키는 대신 복음적 신앙 그 자체에 집중하고 진정한 영적 성장을 이루기 위함이다.

4) 양육과 제자도 중심: 2015년에 개척된 인천의 제자들교회는 3040교인이 70-80%인데 가장 중점적인 사역은 그들을 제자 삼는데 있다. 제자가 되고 선교적 삶에 헌신하는 것을 강조하며 건축헌금에도 참여할 것을 요구한다고 한다. 그래야 이들에게도 ‘우리교회’라는 주인의식이 조성될 수 있기 때문이다. 용인에 있는 기쁨의 교회는 제자도와 설교, 전도훈련을 강조한다. 그 교회의 담임목사는 3040은 진정한 신앙의 성장을 갈망한다고 본다. 그래서 단순히 여러 프로그램들을 제공하는데 그치지 않고 각 사람의 신앙 성장 프로세스를 관찰하며 필요한 양육을 제공하는 사역을 중요하게 본다. 동수원장로교회는 교회 사역의 핵심 동력을 ‘사랑 이야기’로 정의한다. 이는 프로그램 보다는 사랑의 경험과 실천이라는 목회철학으로 3040을 섬기려는 것이다. 이를 모토로 영성 훈련과 부모교육, 자녀들을 위한 신앙교육을 유기적 체계로 만들었다. 강동구에 있는 푸른사랑의교회는 연속강해설교와 교회사 파노라마, 소요리문답 등의 양육이 주력한다. 이 교회의 담임목사는 교회들이 3040의 문화적 감각과 필요에 부응하는 프로그램들을 제공하려만 하지 말고, 가장 기본적인 말씀과 성경교육만으로도 충분하다는 믿음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개척교회, 작은 교회들이 대형교회의 고급한 프로그램을 부러워하지 말고 현재 우리교회에 서 제공할 수 있는 집밥을 발견하고 제공해야 한다고 한다. 1956년에 세워진 청주시의 청북교회는 어린이를 위한 교회성경학교만이 아닌 노년을 위한 실버섬머캠프를 진행한 뒤, 그 다음에는 3040을 위한 성경학교를 만들어서 그들을 양육에 참여시키고 있다. 이 교회는 부모가 먼저 복음을 경험하고 자녀에게 복음을 도전하는 선순환 구조로 3040 사역을 건강하게 정착시키고 있다.

5) 신앙의 공적, 사회적 가치 제공: 3040은 기성세대에 비해서 사회에 관심이 많으며 신앙을 실제 삶 속에서 적용하고 싶어 한다. 한국교회의 배타적이고 비상식적인 태도나 교회중심적 이원론은 이들의 영적 성장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광주다일교회는 자녀교육 문제나 인문학적 관심사에 대해서 기독교적 가치를 알려주는 것이 3040을 위해서 중요한 사역으로 본다. 사회와 소통하는 교회가 소외되지 않는다는 신념으로 마을학교를 설립하여 사회적 혁신 플랫폼 사업에 선정되었으며, 교회의 카페를 통해서는 지역 사회 이슈를 나누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도 한다. 푸른사랑의교회는 신앙 양육뿐 아니라 지역사회와의 연대를 중시한다. 착한교회 프로젝트라고 하는 집 고치기 사역이나 ‘아프리카 어린이를 돕기 위한 걷기 대회’와 같은 사회적 활동을 3040이 주도하고 거기에 참여하게 한다.

2. 성찰이 필요한 세 가지 주제

위에서 제시한 다섯 가지의 특성들은 3040목회의 사례로 거론되는 교회들의 대표적인 사역들을 유형별로 분류한 것이다. 필자는 이와 관련해서 좀 더 성찰이 필요한 세 가지 문제점들을 제기하고자 한다. 그것은 3040사역의 동질집단화, 문화자본적 사역, 작은교회의 문제다.

1) 동질집단화: 3040 사역의 특징인 독립성, 가족맞춤사역, 수평성은 3040의 동질집단적 문화에 기초한 것이다. 이는 물론 3040에게 교회에 대하여 친숙함과 개방적 감각을 부여할 것이다. 3040세대의 문화를 청년문화에 더 가깝게 이해하는 동시에 5060세대와는 더욱 거리가 멀어지게 하는 과제가 부상할 수 있다. 3040세대의 전 구성원들은 항상 같은 코호트집단으로 존재하기란 불가능하다. 점차적으로 5060세대에 편입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자신들이 낯설어하는 기성세대 교회문화와의 간격은 어떻게 매울 것인가? 더불어, 이들의 목회사례들을 보면 기성세대의 교회문화는 권위적이고 기능적이라는 식의 부정적인 묘사가 많다. 3040세대에게 필요한 복음을 거론하면서 필자는 성숙의 복음을 말하였다. 성숙이란 인내와 헌신을 요구한다. 3040의 실용성과 가족주의에 맞추는 것 자체를 탓 할 수 없지만, 그것이 나의 필요를 위한 신앙, 내 가족의 행복을 위한 교회로 전락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 3040세대를 교회에 더 오게 하는 목회 전략 뿐 아니라, 그들을 어떻게 교회 내에서 책임을 공유하는 성숙한 구성원으로 발전시킬지에 대한 고민이 동반되어야 한다.

2) 문화자본적 사역: 3040세대를 위한 목회 사례들은 많은 인적, 물적 자본이 투입된 것을 볼 수 있다. 그들의 필요에 맞는 가족의 이슈들을 다루는 새로운 사역을 개설하고, 그들을 우대하는 사역자와 지원책들이 마련되었다. 물론 이러한 문화자본만 투입된 것이 아니라, 복음적 성장을 도모하는 영적 자본도 투입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교회가 3040세대의 가정을 돕기 위해 존재하는 것 같다. 3040을 위한 교회 사역이 마치 그들을 위한 맞춤 프로그램을 가동할 수 있는 자원이 있을 때에나 효과적인 것처럼 보일 수 있다. 게 다가 기독교 신앙과 제자도를 만족스럽고 세련된 문화적 프로그램으로 인식시킬 수도 있다. 예를 들어, 3040세대와 관련된 사역 프로그램들은 통상적인 사역의 용어나 구조와 다르다. 브릿지 미니스트리, 내 영혼의 닭고기 수프, 남성블레싱, 로뎀나무, 헵시바, 위드사역, 어미에징터치, 러브스케치, 킨더마을 등. 이와 같은 개별적 이름들 그 자체가 문제가 있다는 것은 아니지만, 이러한 용어들의 일반화는 기독교 신앙의 문화적 연성화를 초래할 수 있음을 유의할 필요는 있다.

3) 작은 교회들의 소외감: 위의 두 지적은 자연스럽게 동질집단화 할 수 있는 규모나 문화적 자본을 갖추지 못한 작은 교회들은 소외되는 문제로 이어진다. 거의 모든 3040 목회 사례들이 실제로 사역의 생존을 위해서 몸부림치는 작은 교회들과는 무관해 보인다. 하지만 소수의 작은 교회들이 하는 3040사역은 주목할 만하다. 낮은우리교회는 작은 개척교회로서 교인의 주 구성원이 3040세대로 이루어져 있다. 이들은 처음부터 교회 사역을 단순화하여 신자 대표들도 운영위원회를 구성하며, 온 교인이 함께 하는 통합예배를 정착시키고 있다. 즉, 이 교회는 3040사역의 대표 브랜드인 가족맞춤사역을 별도 프로그램으로 할 필요 없이 교회 전체가 하나의 가족공동체와 같은 성격을 지니고 있다. 필자는 이 교회를 작은 교회 3040사역의 대안으로 제시하는 것이 아니다. 다만, 개척교회나 작은 교회들은 처음부터 회중 안의 교제와 공감을 충분히 다지면서 모든 세대를 아우르는 공동체로서의 교회를 지향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앞서 거론했던 일관된 성경과 말씀 양육은 교회 규모와 무관하게 3040세대 목회에서 핵심이 되어야 한다는 주장도 참고할 필요가 있다. 3040 세대는 진정한 신앙, 진정한 교회를 찾는다는 또 다른 사례의 목회자가 말하는 주장도 경청해야 한다. 그것은 문화자본적 사역에 선행하는 근본적 과제이기 때문이다.

3040세대를 위한 복음은 따로 없다. 그들만을 위한 사역도 특별히 따로 존재하지 않는다. 오직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이 그들의 실존적 상황에서 바르게 선포되면, 그 복음으로부터 비롯되는 평안과 용납과 소명이 그들에게 안정의 복음으로, 환대의 복음으로, 그리고 성숙의 복음으로 설득력 있게 표현될 뿐이다. 발전하는 사회는 늘 젊은 세대가 미래를 선도한다는 말이 있다. 젊은 세대의 진취적인 열정과 실험정신은 그 사회를 신선하게 변혁시킨다. 한국교회의 약한 허리로 불리는 3040세대는 단순히 돌봄의 대상만이 아니라, 한국교회 전체를 혁신시키는 주체가 될 수 있다. 이를 위해서 그들의 상황과 복음사역을 면밀하게 연구하며 그들을 복음과 하나님 나라에 헌신하고 성숙해 나아가는 제자이자 동 역자로 삼는 일은 한국교회의 미래가 될 것이다. (끝)

김선일 교수<br>​​​​​​​웨스트민스터신학대학원대학교
김선일 교수
웨스트민스터신학대학원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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