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국가 시대의 이민정책] 이주의 게토화 현상
[초국가 시대의 이민정책] 이주의 게토화 현상
  • 신상록 박사
  • 승인 2024.01.08 14: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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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분리장벽. IDF.
팔레스타인 분리장벽. IDF.

이주의 게토화란?

게토화(C ghettoization)란 지역 내에서 특정 인종, 민족, 혹은 사회 집단이 주로 모여 살아가는 현상을 말합니다. 이는 종종 경제적인, 사회문화적인, 정치적인 이유로 발생할 수 있습니다. 게토화 된 지역은 특정 집단이 점유하고 다른 집단과는 분리되어 있는 경우가 많아, 그러한 지역은 특정 문화, 언어, 식사 습관 등을 유지하게 되고, 이는 해당 지역의 독특한 특징을 형성할 수 있습니다. 게토화는 종종 사회적 격차와 관련이 있을 수 있으며, 그로 인해 이주민, 소수 민족, 경제적으로 취약한 집단 등이 다른 곳에 비해 더욱 제한된 기회에 직면할 수 있습니다.

게토화는 세그리게이션(segregation: 분리, 격리, 차단)의 한 형태로도 볼 수 있으며, 주거, 교육, 고용 등 다양한 영역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게토화는 단순히 지역 내의 특정 집단 간의 밀집된 존재로 이해될 수도 있으며, 모든 게토화 된 지역이 문제를 야기하는 것은 아닙니다. 일부 경우에는 특정 집단이 서로 상호작용하고 문화적인 다양성이 부각되는 장소로서의 역할을 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게토화의 평가는 특정 상황과 문맥에 따라 다르게 이루어져야 합니다.

이주의 게토화가 사회통합과 관련하여 문제가 되는 이유

1) 이주민들은 자신의 출신 국가에서 가져온 문화적인 가치관과 생활양식을 유지하고자 합니다. 그런데 게토화가 되면 이로 인해 이주민 사회는 별개의 문화 체계를 형성하게 되며, 현지 사회와의 상호작용과 이해가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2) 이주민은 자신의 언어를 통해 의사소통을 하고자 합니다. 그런데 게토화 되면 그로 인해 현지 언어에 능숙하지 않은 이주민은 일상생활에서 소외되거나 제한적인 기회에 직면할 수 있습니다. 언어적 장벽은 교육, 직장 및 사회활동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회통합을 저해합니다.

3) 이주민은 종종 경제적으로 취약한 계층에 속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결과 이주민은 좁은 지역에 주로 거주하게 되고, 저소득이나 노동력 부족 등의 문제를 겪을 수 있습니다. 그로 인해 이주민 사회는 경제적으로 제한된 상황에 놓이게 되며, 이는 사회통합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4) 게토화 된 이주민 지역은 종종 강조된 문화적 유사성과 함께, 현지 주민과의 상호작용이 제한되는 공간으로 인식될 수 있습니다. 그로 인해 문화적 갈등, 편견, 불신 등의 사회적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며, 이는 사회통합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 됩니다.

5) 게토화 된 이주민 지역의 위치는 종종 교통 및 기타 시설 접근성이 제한된 지역에 위치하게 됩니다. 그로 인해 현지 사회의 인프라, 서비스 및 기회에 대한 접근성이 낮아지고, 이주민은 평등한 기회와 자원에 제한을 받게 됩니다.

이주의 게토화된 지역 사례

인디언 게토 ‘인디언 보호지역’: 미국은 인디언 원주민의 나라에 세워진 국가입니다. 하지만 유럽의 백인들이 인디언의 나라인 아메리카 대륙에 이주하면서 이주 초기에 독립 국가로 인정한 정책을 버리고, 인디언들을 와해시켜 백인 주류문화에 동화시키려고 하였습니다. 백인들의 국가로 통합시키려면 인디언 국가를 인정해서는 안 된다는 논리였습니다. 19세기 초반과 20세기 중반의 인디언 정책은 미시시피강 서쪽에 ‘인디언 보호지역’을 만들어 추방시키는 계획을 추진했습니다.

미국은 1887년 ‘도스법’(1887년 2월 7일, 당시 클리블랜드 대통령의 서명으로 발효된 일반토지할당법은 흔히 최초 입안자의 이름을 따서 도스법이라고 부른다)으로 불리는 일반 할당법을 만들어 인디언들을 백인 이주민 사회에 동화시켜 그들의 생활수준을 향상시키려는 의도를 가졌으나 도리어 인디언들이 소유하였던 토지가 백인 이주민들의 소유로 넘어감에 따라 인디언들의 생활수준을 더욱 열약하게 되었고, 인디언들을 더욱 궁지에 몰아넣는 결과가 되었습니다.

제2차 세계 전쟁 이후 미국은 인디언 자치 정부를 인정하지 않았고, 인디언 보호구역을 폐지였으며, 연방정부의 인디언 부족 공동체의 사법권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또 한 의료보험, 교육프로그램을 비롯한 재정적인 지원을 철회하였습니다. 이에 인디언들은 부족공동체와 보호구역을 떠나 도시지역으로 생활의 터전을 옮기게 되었습니다. (안용훈, 대구가톨릭대학교, ‘미 연방정부의 인디언원주민 정책’, p.4-17.)

이스라엘의 가자 지구 봉쇄 조치로 인한 게토: 팔레스타인 무장 세력이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침공 작전에 대한 보복으로 로켓 공격을 펼치자 에후드 바라크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물자 공급로를 차단하기 위해 가자지구로 연결되는 모든 통로를 잠정적으로 폐쇄하였습니다. 가자지구에서 벌어지고 있는 전쟁은 점점 확대되고 있어서 제3차 세계 전쟁으로 발전할 수 있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주민이 스스로 형성한 게토화 사례: 오늘날의 게토화 현상은 어느 특정지역에 이주민들을 강제로 이주시켜 관리하는 것이 아닌 이주민 스스로 자신들의 필요에 따라 형성되는 게토화 현상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제조업 사업장이 밀집되는 지역에 이주민이 증가하면서 그들의 거주지가 민족별로 특정 지역에 쏠리는 현상이 나타나게 되면서 게토 화 문제가 사회적으로 논의되기 시작했습니다. 다문화가족이나 유학생이 아닌 이주 노동자들에게서 게토화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는 계약 노동자 신분이라 동반한 가족이 없고, 종교가 같거나 경제적으로 주거비용이 저렴한 지역을 선호하고, 언어나 문화 소통이 가능할 뿐 아니라 스스로를 보호하는 데도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주민들이 집적하여 형성되는 지역(밀립지역)을 게토화 지역이라고 칭하기에는 지나친 확대해석이라는 점에서 논의가 필요합니다.

종교 게토화: 전통적인 종교인 기독교, 불교, 천주교인들은 종교 게토현상을 찾기 보기 어렵지만 소위 이단이나 사이비 종교는 그 실체와 성격을 일체 비밀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스스로 게토화를 택하고 있습니다. 이는 그들이 믿고 따르는 교주를 신격화하고 있고 반사회적인 교리를 가르치기 때문입니다. 그들에게서는 정상적이고 보편적인 사회화 과정을 찾을 수가 없습니다. 따라서 그들 스스로 게토를 택한다고 밖에 볼 수 없습니다. 신천지, 통일교, 하나님의 교회가 대표적 사례입니다.

그런데 한국교회에 대한 게토화를 우려하는 이들이 최근 많아지고 있습니다. 예전의 교회는 어려운 이웃의 친구나 사회의 정의를 위해 일하는 인식이 있었으나 지식인들과 청년들 사이에서 부정적 인식이 퍼져나가면서 교회의 게토 화가 심화되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이들의 주장에 따르면, 1980년도 이전까지 한국교회는 이 땅의 가난한 사람들과 소외된 사람들을 돌보는 교회, 이들의 권익을 대변해 주는 교회, 나눔과 섬김을 실천하는 교회였으나 1980년대 한국교회는 자기 게토화에 빠져 변질되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이에 대해 강연안 교수는 이렇게 말했다. “교회가 자기만의 언어를 사용하고, 자기만의 삶을 추구하면서, 주위의 문화와 사회로부터 격리되는 현상이지요. 보편 언어나 공통언어에 대해서 너무 무지해요. 교회 안에 갇히게 된 것이죠. 교회는 타인의 고통에 대해 공감할 수 있느냐, 없느냐 라는 것이 지금 큰 숙제이고, 도전입니다.”(세월호 사건, 이태원 참사 사건, 산사태나 오송 지하도 홍수사태, 일본의 핵 오염수 방류 관련 어민들의 아픔 등)

이주민 밀집지역 (게토)에 대한 교회의 역할

1) 교회와 교회 안의 게토화를 막기 위해서는 교회나 목회자는 나눔의 실천이 일상화되어야 합니다. 나눔은 마음이 열려야 합니다. 물질을 나누고, 아픔을 나누고, 삶을 나눌 때 교회의 게토화는 극복될 수 있습니다. 필자가 운영하는 다문화국제학교와 다문화센터는 2023년 12월 뜻밖의 선물을 받았습니다. 16곳의 기관이나 교회가 모은 선물 상자를 기아대책본부를 통해 받은 것입니다.

2) 사회적 역할에 충실해야 합니다. 교회의 사회적 책임은 하나님께서 교회에 맡기신 사역입니다. 즉 문화적 사명이지요. 교회는 지역사회를 회복하는 창의적 문화를 만들어가야 합니다. 특히 다문화 사회에서의 교회의 역할은 지역주민들과 이주민들의 사회화를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사회화는 이주민들이 우리 지역사회에 성공적으로 정착하도록 돕는 일입니다.

3) 교회의 성결성이 회복되어야 합니다. ‘털어 먼지 안 나는 방석은 없다는 속담’이 있습니다.’ 초등학교 때부터 알고 있었는데 그 어린 나이에 무슨 잘못이 많아서 그걸 기억하고 있는지는 알 수 없지만 허물이 없는 사람은 정말 아무도 없습니다. 필자는 신학을 공부할 때 들은 말 중에 세 가지가 기억이 납니다. 목사는, ‘물욕, 성욕, 명예욕’ 이 세 가지를 조심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한마디로 ‘성결한 삶’이고, ‘청빈의 실천’입니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목회자들조차 이 세 가지에 실패할 때가 많습니다. 이단이 번성하는 이유는 교회가 무속화, 세속화를 극복하지 못하고, 사회적 행동(사회적 책임)에 침묵했기 때문은 아닌지 반성하고, 회개해야 합니다.

신상록 박사(포천다문화 국제학교 교장, 행정학 박사)
신상록 박사
포천다문화 국제학교 교장
행정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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