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40세대 한국교회 일반목회 사례 (1)
3040세대 한국교회 일반목회 사례 (1)
  • 김선일 교수
  • 승인 2024.01.04 14: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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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_김선일 교수(웨스트민스터신학대학원 대학교)
자료제공_예장통합총회 국내선교부

* 본 강의안은 예장통합총회 국내선교부가 주최한 107회기 3040세대 목회전략 세미나에서 김선일 교수가 강의한 내용을 요약한 것이다. 지면의 한계로 각주는 삭제했다_편집자 주

3040세대의 상황

3040세대의 공통적인 관심사는 가족과 직장(또는 경제생활)이다. 그중에서도 가족은 3040세대의 실존적 키워드다. 물론 3040세대의 미혼 및 1인 가구 수도 늘어나지만, 다른 세대에 비해서 두드러진 고민거리가 가족과 직장인 것은 분명하다. 통계청 조사에 의하면, 현재 대한민국의 평균 초혼 연령이 남자는 33.35세이고, 여자는 31.08세이다. 또한 여성의 첫 출산 연령은 33.5세인 것을 보면, 30대는 자기들만의 가족이 시작되는 시기이고, 40대는 성장하는 자녀들에 대한 책임과 관계설정이 부각되는 시기라 할 수 있다. 가족의 유대와 결속에 대해서 진지하게 관심을 갖는 연령도 30대부터이다.

“가족은 나의 전부”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20대는 42%이지만, 30대는 55.5%, 40대는 63.5%로 30대에서 부터 크게 상승한다. “가족이라도 함께 살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생각하는 비율은 20대는 78%인 반면, 30대에서는 68.5%로 낮아진다. 따라서 3040세대는 다른 세대보다 가족의 위치와 역할을 중요하게 여기는 세대라 할 수 있다.

3040세대는 일과 삶의 균형을 추구하는 워라벨과 개인의 자유 및 성취를 가치로 표방하기 시작한 이들이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직장생활로 인한 스트레스와 번아웃 증후군에 취약하다. 특히 번아웃 증후군의 경우 여성과 2030대쪽에서 더 심하게 나온다. 남성(34%)보다는 여성(43.2%), 그리고 20대-30대의 젊은 직장인(20대 45.2%, 30대 49.6%)에서 40대(32.8%) 보다 훨씬 높게 나왔다.

40대가 되면 직장에서 상사의 역할을 하는 반면, 30대는 여전히 지시를 받아 근무를 하는 상황에 처하기 때문일 것이다. 대체로 40대가 상대적으로 직장과 경제생활에서 안정을 찾아간다면, 30대는 여전히 치열하게 경제적 자립을 위해 노력하는 상황에 있다고 볼 수 있다.

가족과 직장은 3040세대의 가장 큰 관심사이며 고민이고, 더 나아가 신앙 자체를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들의 일상생활에 스트레스를 주는 주된 문제들은 직장 및 가족과 관련되어 있다. 앞서 언급한 3040세대의 신앙의식을 묻는 지앤컴리서치의 조사에서 71%가 직장/사회생활로 스트레스를 받으며, 53%가 가사 노동 및 육아로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했다. 이러한 가족과 직장으로 인한 스트레스는 신앙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가족과 직장으로 스트레스는 신앙 정체성이 약한 3040세대를 위한 사역에서 유의해야 할 사안이다.

5060세대가 “구원을 위해서”를 신앙생활을 하는 이유 중 1위로 꼽은 것에 비해, 3040세대가 “마음의 평안을 위해서”를 1위로 선택한 것은 현실의 문제와 신앙의 연관성을 더욱 갈망하는 신호로 보인다.

3040세대가 자기들만의 가족을 꾸리기 시작하는 것은 신앙생활의 중심이 이동하는 현상이기도 하다. 조사에서 이들의 74%는 부모 손에 이끌려 신앙생활을 시작했다고 한다. 3040세대 스스로가 가족 종교에 익숙해있던 셈이다. 그런데 이제는 자기들이 가족을 이루는 주도자가 되었다. 부모의 영향 아래서 유지해왔던 신앙이 자신들이 주체가 되어 목회자 및 교우들과의 관계 아래서 새롭게 정립해야 하는 시기이다. 더군다나 그들의 자녀들에게 자신들의 신앙을 전수해야 할 상황이 왔다. 가정 안에서 신앙의 정체성과 교제가 분명히 세워지지 않으면, 자칫 ‘탈 신앙’이 세대로 이어질 위험도 있다.

또한 직장생활과 신앙을 연결하는 문제, 즉 신앙이 그들의 직장 및 경제생활에 의미를 부여하는 과제 또한 그들의 실용주의적 성향을 고려할 때 신앙형성에서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것이다. 이들은 자신들의 현실에서 신앙의 효능감을 발견하려 할 것이다. 3040세대의 많은 이들이 종교를 갖지 않는 이유가 단순히 관심이 없어서이고, 예배에 돌아오지 않는 이유도 예배를 드려야 하는 마음이 생기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은 신앙의 현실적 의미를 경험하지 못하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3040세대에게는 생활세계 속에서의 신앙이 더욱 적실하게 다가갈 것이다.

3040을 위한 복음

복음의 본질은 예수 그리스도의 대속적 구원과 하나님 나라이다. 그러나 복음이 실제 삶에서 표현되고 삶을 변화시키는 실체가 되기 위해서는 특정한 상황 속의 사람들에게 어떻게 구체적인 의미로 전달되느냐를 다룬다. 이를 복음의 세부적 표현, 혹은 미시적 복음(micro-gospel)이라고 간주해도 될 것이다. 그렇다면 오늘날의 3040세대를 위한 복음은 무엇일까? 필자는 3040세대를 위한 미시적 복음을 안정의 복음, 환대의 복음, 성숙의 복음이라는 세가지 차원으로 접근하고자 한다.

1) 안정의 복음(the gospel of stability)

3040세대의 상당수는 이제 막 가족을 구성하고 가족의 안정을 도모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이들에게 가족 돌봄은 인생의 커리어를 개발하는 것보다 더욱 중요한 삶의 이슈다. 하지만 오늘날 전통적인 준거관계가 와해되고 파편화된 삶의 양식이 확산되면서 가족은 홀로 살아가야 하는 환경이다. 주위에서 가족을 지지해주는 더 큰 체계(원가족, 친척, 이웃 등)가 힘을 잃었다. 그래서 3040의 많은 이들이 가족을 원하면서도 비혼의 길을 선택하기도 한다. 필자는 3040세대 가운데 원 가족의 문제로 괴로워하는 이들을 더 만날 수 있었다. 이는 아마도 3040세대의 주체의식은 높은 반면, 그들의 부모세대는 가부장적이거나 위계적인 가정문화를 만들어서 생겨난 괴리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들에게서는 자신들이 좋은 부모를 경험하지 못했기 때문에 자녀들과의 관계에서도 그 문제가 고스란히 드러나는 경우가 많았다.

육아의 문제는 이들이 안정된 직장과 경제능력을 갖추고 있더라도 갖지 못한 유일한 것이라고 한다. 출산과 육아에 있어서는 주변에 경험자들이 없기 때문이다. 어떻게 자녀를 키워야 할지, 배우자와는 어떠한 관계를 지녀야 할지의 문제를 놓고, 이들이 신뢰할 수 있는 안전한 멘토와 공동체가 필요하다. 교회는 3040세대의 가정적, 개인적 안정을 위한 좋은 공동체가 될 수 있다.

2) 환대의 복음

요즘 환대라는 단어가 유행처럼 많이 쓰인다. 하지만 환대는 단순히 친절한 대접이 아니라, 상대에 대한 동등한 존중과 인정이어야 한다. 환대의 반대말은 적대이며 편견이다. 3040세대에게서 자주 나타나는 개인주의적 성향은 엄밀히 말해서 개인 존중주의에 더 가깝다고 볼 수 있다. 이들은 자신을 존중하는 것만큼 타인을 존중해야 한다는 의식이 높다. 그런데 한국교회는 이러한 존중과 환대의 영역에서 과연 모범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가? 3040세대에게 교회 출석 의향에 장애가 되는 첫 번째 요인으로 꼽힌 것이 목사의 정치적 설교라는 점은 우리에게 반성할 숙제를 안겨준다.

2년 전에 필자가 참여했던 한 프로젝트에는 믿지 않는 이들도 있었다. 이 프로젝트에는 짧은 국내 여행도 포함됐다. 여행에 함께 한 이들 대부분은 그리스도인이었지만, 소수의 비 그리스도인도 있었다. 목적지에서 함께 식사와 회의를 하는 도중에, 40대의 비 그리스도인인 참여자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근처에 유명한 사찰이 있는데 한번 가보면 좋을 것 같다고. 그때 그리스도인 참여자들이 선뜻 좋은 생각이라며 가보고 싶다고 대답했다. 그러자 제안자는 약간 놀란 표정으로 다시 물었다. 교회 다니시는 분들인데 괜찮겠냐고. 우리는 기독교 신앙인이지만, 사찰에 대해서는 종교가 아니라 문화적인 차원에서 가도 된다고 했다. 함께 간단한 사찰 투어를 한 뒤, 저녁에 차를 마시며 대화하는데 그 제안자가 고백했다. 자신은 그동안 기독교 신앙에 관심은 있었지만, 일부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의 배타적 태도가 늘 걸림돌이었다고. 우리는 반갑고 즐겁게 대화를 나누며 그에게 신앙을 가질 것을 더 적극적으로 권했고 그는 이 일로 인해서 교회에 대한 신선한 인식의 전환을 갖게 되었다고 했다. 지금 그는 자녀들과 함께 전부터 관심 가졌던 동네의 교회를 출석하고 있다.

3) 성숙의 복음

3040세대는 경제적 활동이 왕성하며, 개인적 성취에 대한 욕구도 강하다. 따라서 이들에게는 단순히 직장과 비즈니스가 자아실현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더 큰 목적의 소명을 위한 것임을 일깨우는 복음의 가르침이 필요하다. 또한 이들은 부모에 대한 의존에서 벗어나 경제적 자립과 가족을 책임지는 주체적 역할을 감당해야 할 시기를 통과한다. ‘부족한 것이 없는 사람에게 왜 복음이 필요한가’(IVP, 2022)의 저자 윌리엄 윌리몬은 기독교는 단순히 연약하고 미숙한 자들을 위로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하나님께서 베푸신 구원의 은혜에 응답하여 자기 두 발로 서서(행26:16) 그가 부르시는 소명의 삶을 사는 것이라고 한다. 성숙의 복음은 경제적 능력과 자아실현을 목표로 삼고 매진하는 3040세대에게 깊고 높은 차원의 소명을 부여한다. 이 복음은 하나님께서 주신 것들에 감사하고, 자신이 가진 것과 은사를 선하고 의미 있게 사용하는 청지기의 삶으로 초대한다.

필자와 인터뷰했던 30대 중반의 카페 사장은 비즈니스를 시작할 때 주변의 권면으로 교회를 처음 방문했는데, 그날 설교에서 삭개오 이야기를 통해 정직하고 정의로운 경제 활동에 대한 가르침을 듣고 인상 깊은 도전을 받았다고 한다. 그 설교가 돈을 벌어야 하는 그의 현실적 필요에 딱 맞아 떨어지는 방법을 알려주지는 않았지만, 자기가 하는 일에도 성경의 가르침이 연결된다는 사실로 인해 신앙에 더욱 관심을 갖게 되었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내면 깊은 곳에서 개인적 욕구 이상의 더 높은 가치를 추구한다. 어쩌면 3040세대는 그러한 길을 안내하는 성숙의 복음에 더욱 준비된 자들일 수 있다. (다음 호에 계속)

김선일 교수웨스트민스터신학대학원대학교
김선일 교수
웨스트민스터신학대학원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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