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룩과 진주] 인간 존엄과 언론의 공기능이 사라진 야만의 시간
[거룩과 진주] 인간 존엄과 언론의 공기능이 사라진 야만의 시간
  • 편집인
  • 승인 2024.01.04 13:5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거룩한 것을 개에게 주지 말며, 너희 진주를 돼지 앞에 던지지 말라”(마태 7:6)
공동취재단 제공.
공동취재단 제공.

지난 연말 마약 투약 혐의로 수사받던 중 사망한 배우, 영화 ‘기생충’에 출연한 고(故) 이선균 씨에 대한 논란이 우리 사회와 언론에 뜨겁다. 고인은 경찰조사에서 “마약인 줄 몰랐다”며 혐의를 부인했다고 한다. 알려진 대로 고인의 소변, 모발, 다리와 겨드랑이 체모에서 모두 음성이 나왔다. 그러나 그는 생을 마감했다. 그의 죽음과 경찰 수사에 대해 책임론이 연초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의 머리에 충격과 슬픔으로 오가고 있다.

세계적 뉴스 채널 CNN은 29일(현지 시각)은 “한국의 보수적인 정부가 마약 단속을 강화하고 경찰이 실적을 내야 한다는 압박을 받는 상황에서 불법 마약 사용 혐의로 조사를 받던 중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31일 2023 KBS 연기대상 시상식에서도 조연상을 받은 한 배우는 소감에서 “얼마 전 영화 ‘행복의 나라’를 같이 찍은 후배(이선균)가 먼저 세상을 떠났다”며 “다시는 야만의 세월이 반복되지 않도록 정신을 바짝 차려야겠다”고 피력했다고 한다.

유튜브도 논란에 가세했다. 고인을 협박해 5,000만 원을 뜯어낸 여성의 신상이 공개됐다. 지난 30일 유튜브 채널 ‘카라큘라 범죄연구소’는 20대 여성 A씨의 얼굴 사진 3장과 신상 정보를 커뮤니티에 공개했다. 논란이 일자 “언론이 녹취록 공개한 건 공적 제재였냐”며 “유명인 포토라인에 세워서 사생활 다 까발리고 앞 다투어 기사 낸 것은 언론의 순기능이었고, 유튜버가 범죄자를 들춰내면 마녀사냥이냐”고 반박했다. 우리 사회의 인간 존엄과 언론 기능에 대한 근본적 문제를 제기한 것이다.

한 유명 변호사는 ‘합법을 가장한 불법’으로 수사 경찰이 “고인의 명예나 인권은 심각하게 훼손되어 가게 한 것이 아닌가”라며 경찰의 책임론을 제기했다.

그러나 경찰은 적법 수사였다고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경찰의 강변 속에서 한 인간의 존엄은 누가 책임을 져야 하는가. 협박범의 존엄은 얼굴을 꽁꽁 보호해 주고 피해자는 언론에 다 까발려지는 사회, 행복한 나라는 아니다.

그래서 성경을 의역하면, “거룩한 인간의 명예와 인권을 개보다도 못하게 취급하는 국가 행정 집행 기관에게 주지 말며, 비판과 감시로 진주같이 빛낼 사회를 야만의 세월에 일조하는 돼지같이 배부른 메이저 언론에게 주지 말라”고 한다.

국민의 안전과 공공 기관으로서 바른 법의 질서를 집행하는 책임을 다하지 못하고, 언론의 순기능으로서 개인의 명예와 인권을 지키는 비판과 감시의 역할을 못한다면, 그 사회와 나라는 야만의 시간이다. 특히 정권 유지를 위해 맹종하는 공공 기관이나 언론은 자기의 기능을 못하는 타락한 공기관이다. 24년에는 개인의 명예와 인권이 최대로 보호되는 행복한 세상이 되기를 바란다. 그러기 위해 국민이 정신 차려야 한다.

가스펠투데이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Array ( [0] => Array ( [0] => band [1] => 네이버밴드 [2] => checked [3] => checked ) [1] => Array ( [0] => talk [1] => 카카오톡 [2] => checked [3] => checked ) [2] => Array ( [0] => facebook [1] => 페이스북 [2] => checked [3] => checked ) [3] => Array ( [0] => story [1] => 카카오스토리 [2] => checked [3] => checked ) [4] => Array ( [0] => twitter [1] => 트위터 [2] => checked [3] => ) [5] => Array ( [0] => google [1] => 구글+ [2] => checked [3] => ) [6] => Array ( [0] => blog [1] => 네이버블로그 [2] => checked [3] => ) [7] => Array ( [0] => pholar [1] => 네이버폴라 [2] => checked [3] => ) [8] => Array ( [0] => pinterest [1] => 핀터레스트 [2] => checked [3] => ) [9] => Array ( [0] => http [1] => URL복사 [2] => checked [3] => ) )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종로구 효제동 298-4 삼우빌딩 402호
  • 대표전화 : 02-742-7447
  • 팩스 : 02-743-7447
  • 청소년보호책임자 : 최상현
  • 대표 이메일 : gospeltoday@daum.net
  • 명칭 : 가스펠투데이
  • 제호 : 가스펠투데이
  • 등록번호 : 서울 아 04929
  • 등록일 : 2018-1-11
  • 발행일 : 2018-2-5
  • 발행인 : 채영남
  • 편집인 : 박진석
  • 편집국장 : 류명
  • 가스펠투데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가스펠투데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ospeltoday@daum.net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