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d's people] 농촌 전도의 새로운 패러다임
[God's people] 농촌 전도의 새로운 패러다임
  • 고해현 기자
  • 승인 2024.01.04 13: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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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찬영 목사(덕계교회)
이찬영 목사
이찬영 목사

Q. 농촌교회에서 첫 사역을 시작하셨군요.

경기도 연천군 청산면에 있는 청산교회에 부임했을 때 제 나이 38살이었습니다. 그 전에는 의정부에 있는 성암교회에서 청년 사역을 8년간 맡으면서 선교사와 목회자도 배출했어요. 당시 저는 담임 교역자가 되면 청년사역을 멋지게 감당하겠다는 꿈으로 가득 차 있던 새내기 목사였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시골교회인 청산교회로 오게 된 것이지요. 주님이 여기서 얼마간 훈련을 시키려는 뜻이라 받아들이고 사역을 시작했습니다. 1년 쯤 지나 강단에서 기도하는 중에 이런 음성을 듣게 되었어요. ‘목회를 하면서 젊은 양, 늙은 양이 어디 있느냐? 모두 내가 사랑하는 양들이다. 네가 이들을 섬기지 못하면 다른 대상은 어찌 섬길 수 있겠느냐?’ 저는 큰 찔림을 받은 후 마음을 고쳐먹고 농촌으로 보내신 하나님의 뜻을 구하기 시작했습니다.

Q. 마을 주민들을 어떻게 섬기셨나요?

제가 있던 청산면은 특수 농작물인 오이 재배를 하는 곳입니다. 6월부터 7, 8월 3개월 동안 번 돈으로 1년을 사는 구조였어요. 그 기간에는 마을 전체가 눈 코 뜰 새 없이, 밥 먹고 세수할 시간도 없이 바쁘게 움직입니다. 동트기 전에 오이를 따서 50개씩 담으면 반접이 되고 즉시 다음날 입금이 됩니다. 즉 움직이는 만큼 돈이 되는 거죠.

그들이 가장 고마워하는 것은 먹을 것을 가져다주는 일이었습니다. 마침 근처 전곡에 있는 평생교육원에서 무료로 빵을 만드는 프로그램이 생겼어요. 아내가 가서 제빵 기술을 배웠고 교회에서 빵을 구워 전도용품으로 사용했죠. 처음에는 탐탁지 않게 생각하는 분들도 계셨어요. 필요한 기계를 구입해야 하는데 가격이 만만치 않았기 때문이었죠. 감사하게도 젊은 목사의 기를 꺾지 말자는 의견이 모아져 중고 기계를 구입할 수 있었습니다.

방금 나온 따듯한 빵과 식혜를 가지고 오이막에 방문했더니 주민들이 “교회 나오라는 소리는 하지 말라”고 했죠. 계속해서 빵을 만들어 오이막 전체를 돌며 꾸준히 섬긴 후 추수감사절에 교회에 한 번 오시라고 초대했습니다. 교회로 초대하면 오지 않을 것 같아서 마을회관을 빌려 잔치를 벌였더니 모두 참석하여 즐거운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농촌 전도가 어려운 이유는 대부분 씨족 사회를 이루고 있기 때문에 그들끼리 의지하고 지냅니다. 예수 믿는 사람들은 제사도 지내지 않는다며 무시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물과 기름처럼 섞일 수 없는 사이와 같았습니다. 그래서 전도가 매우 어렵죠. 그런데 추수감사절 초청 잔치 이후에 마을과 교회 사이의 벽이 허물어졌습니다.

전에 계시던 교역자들은 불신자의 집에 상이 나거나 결혼식이 있을 때 찾아가지 않았다고 들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일일이 찾아다니며 위로와 축하를 전했죠. 그리고 마지막 전략은 농한기가 왔을 때 마을 사람들 모두를 초청해 관광을 시켜드린 것입니다. 버스 4대를 동원해서 에버랜드로 갔죠. 대부분 생전 처음 방문한 곳이라 평생 처음으로 즐거움을 맛보았다며 돌아와서도 그 이야기뿐일 정도로 반응이 좋았습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교인이 늘기 시작했습니다.

Q. 가족들의 반응은 어땠나요?

어머님 이야기부터 시작해야겠습니다. 저는 복음 1세대로, 8남매 중 막내로 태어났습니다. 아버지는 제가 태어나기 전에 돌아가셨고 주위에는 아무도 예수 믿는 사람이 없었어요. 초등학교 2학년 때 친구 손에 이끌려 교회를 나간 후 복음을 받아들였고 하나님께 붙들림을 받아 목사가 되었습니다. 어머님은 권사가 되시고 누님들과 형님들 그리고 조카들까지 모두가 주님을 영접하게 되었습니다. 주 예수를 믿으라, 그리하면 너와 네 집이 구원을 받으리라(행16:31)는 말씀이 이루어진 것이죠.

저는 남편 때문에 제빵사가 된 아내 조진흥 사모, 그리고 2남 1녀와 한 가정을 이루고 있습니다. 장남은 의대를 졸업 후 레지던트로 근무하고 있으며 둘째 아들은 지금은 군에 있지만 음악을 전공하여 찬양 사역자를 준비 중이며, 막내딸도 잘 자라주어서 고려대학교 2학년에 재학 중입니다. 농촌에서 자랐지만 모두 잘 자란 것은 하나님의 크신 은혜임을 고백합니다.

Q. 덕계교회로 오시게 된 숨은 사연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덕계교회에서 38년 간 섬기신 임덕모 원로목사님과 저는 같은 노회를 섬기고 있었습니다. 제가 농촌교회를 섬기는 것을 보고 4년간이나 저를 위해 기도하셨다고 합니다. 은퇴 1년을 남긴 시점에 찾아오셨는데 저는 기도 가운데 청빙을 수락하게 되었고 1년 간 부목사로 섬기다가 취임하는 조건이었는데 6개월 만에 장로님들과 교인들의 사랑, 지지를 얻어 담임으로 취임하게 되었어요.

Q. 목회비전은 무엇입니까?

저는 두 기둥 비전을 가지고 있습니다. 첫째, 다음세대를 살리고 잘 양육하여 주님의 군대를 만들어 세상에 파송하는 일입니다.

둘째, 올바른 선교입니다. 저희 교회에서 파송한 임준표 선교사가 사역하고 있는 서부 아프리카의 최빈국 니제르를 지난여름, 장로님 네 분과 함께 다녀왔습니다. 수도 니에메 공항에 도착했을 때 저는 크게 놀랐습니다. 국제공항 수준이 우리나라의 버스 터미널 수준에도 미치지 못했습니다. 선교사님은 사막 한 가운데 버려진 땅에서 30년 동안 섬기신 것입니다. 국민들이 이슬람교도라서 전도가 매우 어려웠고 목숨도 위협받을 수 있는 환경이었습니다.

니제르의 교육부 장관이 먼저 만나자고 연락을 해왔는데 그는 “대한민국을 잘 알고 있다. 한국 전쟁 이후 빨리 회복되어 잘 사는 나라가 된 배경은 교육열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나라에 학교를 세워달라”고 요청했습니다. 그들은 땅을 무상으로 제공했고 건축은 모금으로 이루어졌습니다. 초등학교가 먼저 세워졌고 현재 그 나라에서 최고로 명문인 중학교가 세워졌습니다.

저는 열악한 환경과 여독이 겹친 탓에 선교지를 다녀온 후 몹시 앓았습니다. 그러면서 선교사님에 대한 존경이 우러나오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오직 성령이 너희에게 임하시면 너희가 권능을 받고 예루살렘과 유다와 사마리아와 땅 끝까지 이르러 내 증인이 되리라 하시니라.” (행1:8)

이처럼 선교를 위해, 하나님 나라를 위해 순종하고 헌신하고자 하는 비전을 품고 있습니다.

말씀에 순종하고, 말씀이 그대로 이루어지는 현장에서 말씀대로 사역하며 살아가기를 소망하는 하나님의 사람, 덕계교회의 이찬영 목사를 만나 보았습니다. 가스펠 투데이의 고해현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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