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레> 서광(瑞光) 정순돈
모함 속 올가미에 걸려 재판받던 날
떨리는 마음으로 법정에 섰다
간절히 기도 하는 마음이었고
판사에 판결만 기다리던 찰나에 판사 얼굴을 보았어 인자한 얼굴로 피고 779번 징역 4년에 처한다 넋 잃은 내 영혼은 법정 천장 허공을 맴돌고 있었다
지칠 대로 지친 내육신은 교도소 가는 호송 버스에 올라 멍하니 창 밖을 보는데
길 가던 사람들은 아무 일도 없던 것처럼
바람으로 스쳐 지나갔다
9척 높은 담장이 침묵하고 날 맞이하고
소름 끼치는 쇠냄새와 차가운 쇳소리, 교도소문이 쾅 열리면서
내 마음도 쿵 하고 어둔 지옥으로 떨어졌다
좁은 5평 남짓한 감방은 온몸에 문신을 하고
황소만 한 장정이 15명 저마다 무거운 죄로 갇힌 자들
고단한 코골이 소리가 방안을 흔들고
잠도 쉬 오지 않아 이리뒤 척 저리뒤 척이다가
방 안을 둘러보니 우리 집은 간데없고 내가
좋아하는 가구도 없고 쇠창살사이로
비집고 들어오는 달빛만이 날비웃 기나 하 듯 환하게 쏟아져 빛나고 있었지
사악한 인간들이 쳐놓은 덫에 걸려 빠져나오려고 발버둥 치며 울부짖었으나
그러면 그럴수록
목의 씌운 덫은 옥죄여 오고 난 한 마리 사육하는 짐승 일뿐이었다.
* 매일 성경 말씀 묵상 중에 자기를 찾는 시 한편을 세상 밖으로 던지는, 감옥으로부터의 기도
* <편집자 주: 기고자는 현재 수감 생활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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