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자의 리딩누크] 깨어있는 역사의식의 설교자에게
[설교자의 리딩누크] 깨어있는 역사의식의 설교자에게
  • 황재혁 기자
  • 승인 2024.01.02 13: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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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트리히 본회퍼 외 4인의 『역사의 그늘에 서서』

새해가 밝았습니다. 2024년에는 프랑스 파리에서 올림픽이 개최되고, 22대 총선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2024년 새해 첫날인 1월 1일부터 선거일인 4월 10일까지 총선 D-100일이라고 합니다. 지난 대선에서 경험한 것처럼 선거가 가까울수록 여당과 야당을 막론하고 비방과 막말이 난무합니다. 중심을 잡아야 할 교회마저 한쪽에 편승해 사회의 갈등을 부추기는 사례도 있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선거가 끝나면 승자와 패자 가릴 것 없이 모든 국민이 만신창이가 됩니다. 좌로나 우로나 치우치지 않고 진리의 터 위에 굳게 선 설교자가 필요한 시대입니다. 깨어있는 역사의식의 설교자가 필요한 시대입니다. 그런 점에서 과거 암흑의 시대에 진리의 등불을 환하게 밝힌 설교자의 설교문을 다시 읽는 건 결코 시간 낭비가 아닙니다. 지난 2022년 8월 16일 도서출판 감은사에서는 『역사의 그늘에 서서』라는 설교집을 출판했습니다. 이 책은 히틀러 치하 독일 신학자들의 설교를 하나로 모은 설교집인데요. 우리가 익히 잘 알고 있는 디트리히 본회퍼와 칼 바르트가 직접 회중을 향해 선포한 설교문이 이 책에 들어 있습니다.

 

오늘날의 신학 실존은 어디에

『역사의 그늘에 서서』는 전체 본문이 1부와 2부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1부는 히틀러 치하의 역사적 배경이 기록되어 있고, 2부는 신학자들의 설교문이 담겨 있습니다. 그래서 1부는 설교의 컨텍스트이고, 2부는 설교의 텍스트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히틀러라는 문제적 인물이 독일에서 부상할 때 대학교수로 재직 중인 바르트는 캠퍼스에서 신학 연구에만 집중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바르트는 새로운 잡지를 하나 창간했습니다. 그 잡지의 이름은 바로 ‘오늘날의 신학 실존’이었습니다.

“1933년 교회 선거로 인해 혼란한 가운데 바르트는 신학 저널을 창간했다. 그는 매달 발행되는 그 저널을 통해 교회 투쟁에 대한 신정통주의의 목소리를 더할 수 있었다. ‘오늘날의 신학 실존’의 창간일은 1933년 6월 25일이었으며 순식간에 3만 부가 판매되었다. 이 저널의 타이틀은 바르트가 설교자와 교사의 역할을 얼마나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는지 반영하고 있다. 즉, 당대의 질문은 ‘교회와 설교자들과 교사들이 어제나 내일이 아니라, 바로 오늘 자신들의 신학에 따라 어떻게 살 것인가’였다. 하나님은 체념하거나 나치 기독교에 순응하기보다는 급진적인 믿음을 요구하고 있었던 것이다.” (90쪽)

 

하나님의 계획이 바로 우리에게

바르트가 ‘오늘날의 신학 실존’이라는 잡지를 창간하기 약 4달 전에 디트리히 본회퍼는 독일의 베를린에서 ‘기드온’이라는 제목의 설교를 전했습니다. 이 설교문에는 어둠의 시대에 교회를 향한 하나님의 위대한 계획이 담겨 있습니다.

“어제와 오늘의 기드온인 여러분! 하나님이 여러분을 불렀으니 그것으로 족합니다. 듣고 계십니까? 의심하는, 또 묻고 의심하는 기독교인 여러분! 하나님은 여러분을 향한 계획을 가지고 계십니다. 바로 여러분입니다. 각오를 다지고 확인하십시오. 결코 잊지 마십시오. 여러분이 무력하여 바닥까지 짓눌려 있을 때에도, 하나님은 당신을 향한 기이하고, 놀라우며, 위대한 계획을 갖고 계십니다. 내가 너와 함께 하리라!” (143쪽)

당시 바르트가 ‘오늘날의 신학 실존’을 창간하고, 본회퍼가 ‘기드온’이라는 제목의 설교를 선포했지만, 나치 히틀러 제국은 무너지기는커녕 더욱더 흥왕하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이후 나치 히틀러 제국은 바르트를 교수에서 쫓아냈고, 본회퍼를 체포하여 사형시켰기 때문입니다. 설교자는 무능하고 무력합니다. 그렇지만 무능하고 무력한 설교자를 통해 하나님은 위대한 일을 시작하십니다. 역사적으로 나치 히틀러 제국은 무너졌지만, 하나님의 나라는 영원합니다. 새해에 우리의 설교가 오늘의 신학적 실존을 바탕으로 하나님의 위대한 계획을 선포하는 설교가 되길 기대합니다.

황재혁 목사<br>예수마을교회 청년부 담당<br>​​​​​​​본보 객원기자<br>
황재혁 목사
예수마을교회 청년부 담당
본보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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