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 에세이] 성경을 벤치마킹하라 (3) ‘거시기’ 하자
[목회 에세이] 성경을 벤치마킹하라 (3) ‘거시기’ 하자
  • 김상용 목사
  • 승인 2024.01.02 13: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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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황산벌>의 내용이다. 신라와 당나라의 나당연합군이 백제를 공격하려 한다는 소식을 듣고 백제의 의자왕(義慈王, 오지명扮)은 계백 장군(박중훈扮)과 독대하며 술을 몇 차례 권하고 나서 어렵게 입을 연다. “니가 거시기 해야겄다.” 계백은 이 말을 알아듣고 ‘거시기’ 하기 위해 일어난다. 그리고는 그의 처자를 칼로 베고 황산벌로 나가면서 군사들에게 죽기까지 싸우기 위해 갑옷을 벗지 못하도록 꿰맬 것을 지시하면서 “갑옷을 거시기 해라”라고 명령한다.

신라군과의 일전(一戰)을 앞둔 백제군을 모아놓고 계백 장군은 소리친다. “황산벌에서 우리가 머시기 하기까지 갑옷을 거시기 해부러라!” 신라군 첩자가 이 말을 엿듣고 김유신 장군(정진영扮)에게 보고하자 신라군은 ‘거시기’를 암호라고 판단하고 이것을 해독하려고 한바탕 소동을 일으키는 내용이 등장한다. 백제 사람들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표현을 신라 사람들은 해석하면 할수록 더 어렵게 만들어 버린다. 실제로 전라도 사람들 사이에는 대부분 ‘거시기, 머시기, 저시기’ 하면 대화에 막힘이 없이 충분히 소통할 수 있다.

구약성경에 언어 문제로 대형 사건이 일시에 종료되는 일이 기록되어 있다. 바벨탑 사건이다. 홍수 이후에 태어난 사람들은 하나님의 심판에 대해, 특히 홍수 심판에 대해 두려움을 가지고 있었을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제2의 노아의 홍수에 대비하고 싶어 했을 것이다. 그 생각의 결과물이 바벨탑이다. 가능한 하늘에 닿을 만큼 높은 건물을 지어 멸망을 피하려 했다. 미래에 대한 불안이 사람들을 한마음 한뜻이 되게 했다. 아마도 바벨탑 건축을 반대하고 나서는 사람은 없었던 것 같다. 모두가 바벨탑 같은 안전장치(safeguard)가 자기들에게 필요하다고 생각했었던 것 같다.

하나님은 그들의 계획을 중단시키고자 하셨다. 그래서 그들의 허를 찌르는(catch off guard) 방법을 행하셨다. 바로 그들의 언어를 혼잡케(confuse) 하신 것이다. 세상 말로 미치고 펄쩍 뛸 상황이었다. 어제의 동역자가 하루아침에 이방인이 되고 만 것이다. 말이 통하지 않으니, 공사를 계획대로 진행할 수 없었다. 결국 건물을 세우는 공사는 중단되었다. 바벨(Babel)은 히브리어로 '혼돈'이라는 뜻이다. 하나님께서 그들에게 혼돈의 상황을 내리셨기 때문에 붙여진 건물 이름이 바벨탑이다.

바벨탑, 사실은 대형 건물인데 이것을 중단시킨 분이 하나님이시다. 하나님께서 백성들을 엄중하게 징계하신 것은 백성들의 계획과 시도가 하나님을 대적하는 방향으로 흘렀기 때문이다.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는 것이 인간의 존재 목적인데 이 목적에 역행한 것이다.

우리는 하나님의 통제 안에 머물러야 한다. 사실 이것이 행복이다. 울타리 안에 머물러 있는 양(羊)은 안전하다. 주인이 모든 것을 책임져 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양 우리를 벗어나는 양(羊)은 곧 위험에 맞닥뜨리게 된다. 우리는 하나님 안에 있을 때가 가장 평안하고 행복하다. 바벨탑을 쌓은 사람들은 하나님으로부터 벗어나고자 했다. 자기들을 지으신 하나님을 배반하려 한 것이다. 하나님께서는 단순히 공사를 중지시키신 것이 아니다. 하나님을 떠나려는 백성들을 붙잡으신 것이다.

바벨탑을 쌓는 수고를 하지 말아야 한다. 그것은 하나님을 위한 것이 결코 되지 못할 뿐 아니라 우리 자신을 위한 것도 결코 되지 못한다. 우리의 삶이 흩어짐을 겪는 것은 하나님에게서 벗어나려 하기 때문이다. 오히려 우리는 하나님의 은혜에 깊이 잠기기 위해 힘써야 한다. 하나님을 찾아야 한다. 하나님을 만나야 한다.

김상용 목사<br>장로회신학대학교 신학대학원 졸업<br>하늘소망교회 담임목사<br>예수터치 대표<br>
김상용 목사
장로회신학대학교 신학대학원 졸업
하늘소망교회 담임목사
예수터치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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