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족이 위로받는 대안적 장례문화를 꿈꾼다
유족이 위로받는 대안적 장례문화를 꿈꾼다
  • 김병현 기자
  • 승인 2024.01.02 13: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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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두레협동조합이 전하는 가치
한겨레두레협동조합의 장례식 모습. CBS 휴먼다큐 더 콜링 부르심의 소명 111회 영상 갈무리.
한겨레두레협동조합의 장례식 모습. CBS 휴먼다큐 더 콜링 부르심의 소명 111회 영상 갈무리.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세운 이곳, 상업화된 장례문화를 개선하는 활동을 지속적으로 해오고 있”는 기독교협동조합, CBS TV ‘휴먼다큐 더 콜링: 부르심의 소명’은 한겨레두레협동조합의 활동을 소개했다.

서울시 중구에 위치한 한겨레두레협동조합은 2013년에 설립된 협동조합 장례 서비스 회사로, 유족들의 비용 부담을 줄이며 위로와 추모가 중심이 되는 장례식을 추구한다. 조합원 맞춤형 상조 서비스를 주요 사업으로 하며, 장례 관련 교육 사업과 대관 사업 및 장례물품 공동구매와 장례 서비스 제공 등의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추모의 깊이가 있는 장례 서비스인 ‘채비장례’, 삶과 죽음을 되돌아보고 설계하는 교육 프로그램 ‘채비학교’, 추모식을 비롯한 세미나와 문화공간 대여사업을 진행하는 ‘공간채비’ 등이 있다.

한겨례두레협동조합은 풀뿌리공제정신에 공감하여 공동체의 힘으로 사회문제를 해결하려는 가치 아래, 조합원의 공동 소유와 민주적 운영이 이뤄지는 자발적 경제조직으로서 상업화된 장례문화를 개선하고 올바른 인식을 고취할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2009년에 ‘한국 상조사업의 현황과 대안’ 심포지움에서 한국 상조업 시장의 문제점과 대안으로 전통적 상포계 방식의 상조 서비스 사업 모델이 제시됐다. 이듬해 한겨례두레공제조합연합회 준비위원회를 출범하며 조합원 모집을 시작했고, 그해 12월 故리영희 전 한양대 교수의 민주사회장을 치뤘다. 협동조합기본법 제정 운동에 적극 참여하여 2012년 12월에 협종조합기본법 공표 이후, 2013년에 서울한겨레두레협동조합의 설립을 시작으로 부천, 광주, 충북, 천안, 강원, 창원 지역에 조합이 연이어 설립됐다. 2014년 법인 설립 등기를 마치며, 한겨례두레협동조합 연합회로 조직이 전환됐다. 이후 故백남기 농민 민주사회장, 故박종필 감독 인권사회장, 故정원 스님 시민사회장, 故문동환 목사 한신대학교장, 故백기완 통일운동가 사회장 등을 엄수했고, 현재 약 3500명의 조합원이 소속돼 있다.

한겨례두레협동조합 장례사업은 일반적인 상조회사의 서비스에 비해 30~40% 저렴한 특징을 가진다. 이는 직거래 공동구매 방식으로 장례용품을 원가로 제공하고, 맞춤형을 통해 불필요한 비용을 줄이며, 장례 전반에 걸친 리베이트를 완전히 없앴기 때문이다. 장례사업이 전반적으로 고비용화, 대형화, 독과점화되는 병원 장례식 위주로 이뤄지는 것에 비해, 한겨례두레협동조합은 집이나 마을 공간을 활용한 추모형 장례로 이뤄진다. 더욱이 장례지도사와 접객 도우미가 같은 조합원이기에 한식구처럼 신뢰할 수 있으며, 장례비용과 운영내역이 투명하게 공개된다. 전승욱 목사(한겨례두레협동조합 부장)는 현재의 장례 관행이 “유족들이 조문객의 음식을 대접하다가, 막상 위로받아야 될 때에 유족이 혼자 있게 되는 잘못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겨례두레협동조합의 5가지 운영 원칙은, 직거래 공동구매와 맞춤형 장례, 뒷돈과 리베이트 배격, 조합원 복리 증진, 안전하고 투명한 운영, 장례문화 개선이다.

한겨례두레협동조합의 장례식은 유족이 조문을 받는 하루 혹은 반나절의 시간 동안 고인의 생애를 적어둔 조문보를 조문객이 읽을 수 있도록 하여 고인의 삶에 대해 조문객이 알 수 있도록 한다. 조문객이 메모지에 애도의 말을 적어두면, 이후에 유족에게 전달한다. 유족들이 이를 통해 위로를 받도록 하는데, 어떤 유족의 경우는 입관식에서 고인의 관 안에 조문객의 메모지를 넣기도 한다. 또한 고인의 유품을 정리하며 채비함에 고인과의 추억이 담긴 물건을 넣도록 안내하여 유족이 고인에 대한 추억을 감동으로 나눌 수 있도록 한다. 한겨레두레협동조합의 장례식을 통해 조모를 떠나보낸 이승민 씨는 “누군가의 죽음을 기억하고 또 추모하는 장례를 하는게 꼭 그렇게 반드시 어두워야 하는가 생각이 많이 들었다”면서, 장례식 장소가 “정말 환하고 너무 아름다워서, 예쁜 공간에서 이렇게 아름답게도 추모할 수 있구나에 대한 생각이 가장 크게 바뀌었다”며, 죽음과 장례식에 대한 인식이 전환된 소감을 전했다.

한겨례두레협동조합은 지난 10년간 독거노인들에게 장수사진을 찍어주며 생애 구술사를 기록하며, 저소득층 장례 지원 사업을 함께 진행해 왔다. 현재 창립 10주년을 맞아 ‘채비장례’를 새롭게 선보이고 있는데, 기존의 삼일장 중심의 상포계 서비스에 ‘작고 아름다운 이별’의 추모식을 더하는 것이다. 이처럼 추모 중심의 간소한 장례 의례와 존엄한 죽음이라는 인간중심적 가치를 확산시켜, 현재의 대형 상조회사와 대형 장례식장 주도의 변질된 장례문화를 바꾸어 장례문화 인식 개선 사업을 더욱 확장하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2023 사회적경제 종교계 공동행사에서 기독교최고지도자상을 수상하는 전승욱 목사.
2023 사회적경제 종교계 공동행사에서 기독교최고지도자상을 수상하는 전승욱 목사.

그동안의 수고와 노력으로 올해 11월 2일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에서 열린 2023 사회적경제 종교계 공동행사에서 한겨례두레협동조합은 종교최고지도자상(기독교)을 수상했다. 함께 하는 조합원의 힘과 지혜를 믿고 창립 정신과 운영원칙을 지키며 주어진 사명을 실현하기 위해 묵묵히 정진하는 한겨례두레협동조합의 가치가 앞으로 한국사회의 주도적인 장례문화로 정착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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