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 기독청년은 왜 교회를 이탈하는가?
‘MZ세대’ 기독청년은 왜 교회를 이탈하는가?
  • 김병현 기자
  • 승인 2023.12.19 13:5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기사연, 기독청년 인식조사 연구
기독청년의 교회에 대한 인식. 기사연 제공.
기독청년의 교회에 대한 인식. 기사연 제공.

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윤길수 이사장, 신승민 원장, 이하 기사연)이 주최하는 ‘기독청년 인식조사: 가치관, 마음, 신앙’ 연구 결과발표회가 12월 13일(수) 한국기독교회관 2층 조에홀에서 열렸다.

기사연은 5년 전부터 해마다 ‘주요 사회 현안에 대한 개신교인 인식조사’ 연구사업을 진행했고, 올해는 한국 사회 청년의 삶에 대한 심층적 이해를 위한 연구를 실시했다. 신승민 원장은 인사말에서 교인수가 감소하는 한국교회의 현실에서 “청년층은 가장 빠르게 교회를 이탈하고 있다”면서 “단지 ‘신앙이 깊지 않아서’ 혹은 ‘세속적인 세대여서’라고 섣불리 단정하기보다는 이들이 가진 생각과 경험을 묻고 살피는 작업이 꼭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첫 번째 발표를 맡은 김상덕 박사(연세대학교)는 ‘기독청년은 누구인가?’에서 기독청년의 정치 및 신앙 성향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를 소개했다. 기독청년은 주로 진보적 성향을 보이며 집단적 가치(78.2%)에서 집단적 권위와 질서보다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이념적 가치(57.2%)에서 시장 자율 및 기회의 공정보다 국가 책임과 결과의 평등을 지향했다. 다만 대안적 가치는 보수적(51.4%)으로 물직적 가치를 더 추구했다. 신앙 유형도 진보적 성향을 보였다. 개인영성 보다 사회참여적 신앙을, 교회 중심적 신앙보다 개인 중심의 신앙 형태를 선호했다. 교회 출석자보다 가나안 성도(교회 비출석자)가 보다 진보적 성향을 보였는데, 이는 스스로를 기독교인으로 정의하나 기존 교회의 담론과 실천과 잘 맞지 않아 교회를 이탈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정경일 박사(성공회대학교)는 ‘기독청년의 사회인식’에서 “사회적으로 발생한 고통을 개인적으로 해결하라고 강요하는 신자유주의 시대의 청년은 고단하다”고 꼬집었다. 조사 결과에서 기독청년은 정치적 현실에 대한 불만, 경제적 상태에 대한 불안, 불공정과 불평등에 대한 분노를 갖고 있었고,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혐오 역시 사회와 유사했다. 이번 조사에서 기독청년의 분노와 좌절이 공통되게 나타났는데, 이는 여성과 경제적 약자에게서 더욱 두드러졌다.

송진순 박사(이화여자대학교)는 ‘기독청년의 마음’에서 각자도생의 경쟁과 장기간의 판데믹이 청년에게 반복된 실패와 좌절 및 인간관계의 고립을 안겨주었다고 진단하며 기독청년의 감정에 주목했다. 자신의 삶을 행복하다고 응답한 기독청년은 43.6%였고, 기혼과 교회 출석자일수록 행복도가 높았다. ‘불안함’과 ‘지루함’이나 ‘우울감’과 ‘분노’의 감정은 남성보다 여성이, 교회 출석자보다 가나안 성도가 높게 나타났다. 현재 생활에 대한 만족도는 평이했으나, 결혼 유무와 학력, 경제적 차이로 인해 만족도가 나뉘어 삶의 만족과 안정감에 대한 물질주의의 큰 영향력을 보여줬다. 기독청년 중 절반이 교회를 안전한 곳으로 여기고 있으나,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할 친구는 교회(36%)보다 사회(58.9%)에 더 많이 있다고 응답했다.

기독청년이 교회를 떠나고 싶었던 혹은 떠났던 이유. 기사연 제공.
기독청년이 교회를 떠나고 싶었던 혹은 떠났던 이유. 기사연 제공.

‘기독청년의 신앙’에 대해 발표한 이민형 박사(성결대학교)는 청년이란 “한국사회에서 가장 관심을 받는 세대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가장 소외당하는 계층”으로 “청년들은 마치 사회적 계륵” 같다고 지적하며, 교회에 대한 기독청년의 속마음을 탐색했다. 조사는 교회 출석자와 가나안 성도의 인식 차이가 부각됐다. 교회 출석자는 기독교와 교회의 이미지를 긍정적으로, 가나안 성도는 부정적으로 인식했다. 또한 한국교회의 개선점으로 전자는 ‘예배와 영성의 회복’을, 후자는 ‘합리적이고 지성적인 신앙’을 꼽았다. 그 밖의 조사 결과에서 기독청년은 교회와 신앙에서 ‘위로’, ‘이해’, ‘평안’을 갈망하고 있었고, 신앙에 대한 회의와 고민의 기간이 길어지면서 교회를 떠나고 있었다.

기사연의 연구는 ‘MZ세대’ 기독청년의 분노와 좌절을 존중하는 소통이 중요하다고 역설하며, 동시에 청년의 감정을 감싸주는 대안적 공동체를 형성하기 위한 단기-장기적 계획이 필요함을 보여준다. 교회를 이탈하는 기독청년의 마음을 이해하는 사랑이 절실한 시점이다.

가스펠투데이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Array ( [0] => Array ( [0] => band [1] => 네이버밴드 [2] => checked [3] => checked ) [1] => Array ( [0] => talk [1] => 카카오톡 [2] => checked [3] => checked ) [2] => Array ( [0] => facebook [1] => 페이스북 [2] => checked [3] => checked ) [3] => Array ( [0] => story [1] => 카카오스토리 [2] => checked [3] => checked ) [4] => Array ( [0] => twitter [1] => 트위터 [2] => checked [3] => ) [5] => Array ( [0] => google [1] => 구글+ [2] => checked [3] => ) [6] => Array ( [0] => blog [1] => 네이버블로그 [2] => checked [3] => ) [7] => Array ( [0] => pholar [1] => 네이버폴라 [2] => checked [3] => ) [8] => Array ( [0] => pinterest [1] => 핀터레스트 [2] => checked [3] => ) [9] => Array ( [0] => http [1] => URL복사 [2] => checked [3] => ) )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종로구 효제동 298-4 삼우빌딩 402호
  • 대표전화 : 02-742-7447
  • 팩스 : 02-743-7447
  • 청소년보호책임자 : 최상현
  • 대표 이메일 : gospeltoday@daum.net
  • 명칭 : 가스펠투데이
  • 제호 : 가스펠투데이
  • 등록번호 : 서울 아 04929
  • 등록일 : 2018-1-11
  • 발행일 : 2018-2-5
  • 발행인 : 채영남
  • 편집인 : 박진석
  • 편집국장 : 류명
  • 가스펠투데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가스펠투데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ospeltoday@daum.net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