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 인터뷰] “소소한 일상의 행복이 회복되기를”
[스페셜 인터뷰] “소소한 일상의 행복이 회복되기를”
  • 최상현 기자
  • 승인 2023.12.15 15: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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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노회장협의회 신임회장 심영섭 목사(삼양제일교회)

진행: 편집인 박진석 목사
인터뷰 중인 심영섭 목사. 최상현 기자.
인터뷰 중인 심영섭 목사. 최상현 기자.

메리크리스마스! 목사님께 성탄절은 개인적으로 어떤 의미인지 말씀 부탁드린다.

우리는 성탄절이 되면 서로 축하하고 감사를 표현한다. 기쁘고 행복한 성탄절은 우리를 ‘기대’하게 만든다. 성탄절은 기다림이고, 설레임이다. 또한 우리에게 기대감을 가져다주는데, 기다린다는 것은 무언가 ‘얻는 것’에 대한 소망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가 성탄절을 좋아하는 것 같다. 힘든 일이 있으면 평소에 나를 도와주던 사람이 생각나고, 또 그에게 기대고 싶어진다. 그렇듯 나에게 성탄절은 주님을 기다리고, 기대하고, 또한 기대고 싶은 날이다.

삼양제일교회는 1957년에 설립되어 지금까지 지역을 섬기는 대표적인 교회로 자리매김했다. 심영섭 목사님은 “행복하게 예수 믿는 교회”가 되는 것을 목표로 지금까지 사역해오셨는데, ‘행복하게 예수 믿는 것’이란 무엇인가?

사실 정확한 캐치프레이즈는 ‘섬김을 통해 행복을 나누는 교회’다. 지난 2010년에 교회를 건축하고 입당할 때 '삼양 3030 비전 선언문'을 발표했는데, 제6항에  “행복한 가정, 가정과 같은 따스함이 있는 교회를 세우는 꿈을 꿉니다"라는 내용을 삽입하면서 여기에 ‘행복’이라는 개념을 추가했다.

또한 섬김을 통해 행복을 나누는 교회가 되기 위해 건물 구조를 지역 사회에 오픈했다. 처음에는 어린이집을 시작해서 정원 99명에 지역에서 가장 우수한 어린이집으로 성장했다. 그렇게 주민들이 교회를 드나들게 되었고 신앙인이든 비신앙인이든 관계없이 자유롭게 공간을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한편, 문화센터도 시작했다. 당시 문화센터는 인기를 잃어가는 분위기였다. 백화점, 지역주민센터에서 진행하던 문화센터도 문을 닫는 상황이었기에 굳이 교회가 나설 필요가 있느냐는 의견도 있었다. 서울장신대 총장 황해국 목사님이 일산세광교회에서 문화센터 사역을 매우 잘 이끄셨는데, 황 목사님을 초청해서 문화센터 사역 노하우를 배웠다.

2010년 9월에 시작해서 지금까지 지속해온 문화센터 사역은 현재 평균 5-600명이 참여하고 있다. 예상치를 초월한 결과였다. 우리교회 교인이든 그렇지 않든 관심이 있는 누구나 쉽게 찾아와서 문화를 공유할 수 있게 하고, 서로 공감하는 과정을 통해 소소한 일상, 소소한 행복을 나눌 수 있었다.

다채로운 문화센터 프로그램이 소개된 안내지를 지역 신문에 끼워서 3개월에 한번 씩 돌렸는데, 예수 믿으라고 강요하는 내용도 없고 편안하게 드나들 수 있다 보니 지역 사회에서 교회의 이미지가 좋아졌고 등록하는 이들도 있었다.

목회를 하시면서 여러 가지 어려움과 고난도 많으셨겠지만, 특별히 오늘날 한국 사회를 보면서 느끼는 ‘과제’는 무엇인가?

잠언을 보면 우상숭배, 정직, 언어에 대한 말씀이 많이 기록되어 있다. 우리 사회와 교계를 지켜보면서 좀 더 정직한 목회자, 정직한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제가 그렇지 못하다보니, 우선 나부터 자신을 잘 돌아보아야 한다는 다짐을 하게 된다. 사회에 편만한 거짓, 위선, 독선, 자기 의... 나부터 정직하게, 그리고 건강한 목회를 하고 싶다.

지난 11월, 전국노회장협의회 회장으로 섬기게 되셨다. 오늘날 교단과 노회가 함께 힘을 합하여 나아가야 할 목표가 있다면 무엇인가?

3개 종단, 개신교와 천주교, 불교에 대한 국민의 호감도를 보니 우리 개신교가 가장 낮았다. 대사회적 이미지를 회복하기 위해 우리가 기도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교계와 교단에도 산적한 과제들이 있지만 우선 교회가 지역 사회에서 사랑을 받고, 인정받고 신뢰도를 쌓는 과제가 급선무다.

사실 전국노회장협의회가 단순히 친교 모임이라는 인식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앞으로 교계 리더들이 함께 협력하여 도덕성을 회복하고 사회적인 이슈들, 예를 들어 사학법이나 동성애 관련법에 대한 내용을 임원들, 전국 노회장들과 의논하면서 적당한 시기에 입장을 발표하는 등의 신선한 바람을 일으켜야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삼양제일교회 전경
삼양제일교회 전경

총회임원들이 실무자라면, 노회장들은 실제 교단의 리더들이다. 목사님이 전노협 회장으로서 바른 리더십이 발휘될 수 있도록 잘 이끌어주시길 바란다. 특별히 사학법 문제를 두고 입장을 표명하고 힘을 실어야 한다는 여론도 있다.

말씀하신대로 몇 가지 이슈를 두고 전노협 차원에서 논의하길 바라는 요구가 있다. 이와 같은 주제를 두고 입장을 견고하게 해서 총회의 일을 뒷받침하는 힘이 되기도 하고, 때로는 우려를 표하며 상황에 따라 필요한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는 인식에 공감하고 있다.

오늘날 ‘갈등’에서 ‘화합’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요구가 있지만 사실 그것을 실행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며, 양보와 지혜가 필요한 경우가 많다. 교단, 노회, 그리고 교회 내에서 발생하는 크고 작은 분란들 속에서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어떤 자세로 문제 해결을 위해 힘써야 하는가?

교단에 발생한 이슈들 중, 어떤 문제는 10년이 지난 후에 마무리되고, 또 어떤 사안은 15년이 지난 후 해결되는 것을 봐왔다. 그 과정에서 무수히 많은 제안과 합의안들이 만들어졌다. 하지만 여러 번 화해를 시도해도 결국 무너지고 해결되지 않았다. 결국 세월이 흘러야 해결되는 것을 보며 사람의 힘, 사람의 제도로는 불가능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칫 무능력해 보이는 말로 들릴 수 있다. 역사를 보면, 우리 인간은 늘 직선으로 나아가기 원하지만 역사는 나선형으로 흘러갔다. 길이 보이고, 쭉 바로 가면 될 것 같지만 멀리 돌아가고, 또 돌아오면서 흘러가는 것이다. 문제의 해결은 하나님이 하셔야 한다.

그럼 우리는 무엇에 힘써야 할까? 원론적인 이야기 같지만 결국 기도가 답이 아닌가 싶다. 다윗은 사울을 헤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지만 하나님께 맡겼다. 물론 우리가 할 수 있는 제도개선이나 여러 가지 의지를 갖고 나서는 것도 중요하지만 가장 근본적인 해결책은 기도라고 생각한다.

이것은 지금까지 있었던 다양한 갈등상황을 지켜보면서 깨달은 것인데, 최근 발생한 이슈들도 마찬가지다. 너무나 많은 문제들이 뒤섞여 있다 보니 사람이 해결하기 어려운 것이다. 답이 명백히 보이는데도 불구하고 그 답을 향해 곧장 나아가지 못하고 늘 비켜가 버린다. 결국 한국 교회가 새로워지려면 기도 운동이 더욱 활발히 이뤄져야 할 것이다.

지난 사역을 돌아보며 어떤 점이 부족했고, 어떤 점이 감사했는지?

노회에서 부노회장으로 출마했을 때 노회의 회원들을 다 만나보았는데 의외로 우리 강북노회에 성경공부 모임이 많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모임의 리더들은 매우 출중한 분들이셨고 목회를 하시면서 성경 원어 연구에도 열심인 분들이었다.

반면, 목회하느라, 개인적인 일들로, 또 이중직을 하느라 여유가 없어서 공부에 힘쓰지 못하는 분들도 있었다. 저 또한 말씀을 묵상하고 연구하고, 기도에 힘쓰지 못했던 것 같아서 이 부분이 부족했던 것 같다.

감사한 일은 지난 2006년, 우리교회 4대 위임목사로 부임했을 때 뉴타운 사업이 시작되면서 개발지구로 지정되어 교회를 새로 지어야 하는 상황에서 일이 순적하게 흘러갔던 일이다. 부임 당시 건축할 수 있는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에 막막했지만 주님의 은혜로 사고 없이, 2008년 철강파동으로 인한 공사비 증액도 없이 건물을 잘 신축할 수 있었다.

2010년 새 성전에 입당한 후 노회를 위해 큰 행사도 감당 할 수 있을 만큼 넉넉한 공간이 생겼고, 교회도 2배로 성장한 것이 참 감사하다.

다가올 새해, 목사님이 꿈꾸시는 비전이 있다면?

총회에 디아스포라 위원회가 조직됐다. 강북노회에는 동두천 지역이 포함되어 있는데 그곳에 난민 지위를 인정받지 못한 아프리카 사람들이 2천 명 정도 거주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 디아스포라 인구가 300만 명 정도 된다고 하는데, 5-6년 내에 쉬이 천만을 내다본다는 분석이 있다.

한편, 우크라이나 사태로 고려인들이 난민으로 인정받아 전라도 광주에 기거하고 있는데 그들을 돕는 손길이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이제 노회 조직, 총회 안에서도 디아스포라를 섬기는 제도가 안착할 수 있기를 바란다. 이를 위해 도울 수 있는 길을 모색하고자 하는데, 오늘날 우리 사회가 고심하고 있는 저출산 문제와도 관련이 있는 만큼 이주민들에게 복음을 전하면서 소외된 이들을 돌볼 수 있는 일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뿐만 아니라 생활이 어려운 교역자들 문제도 외면할 수 없다. 어떤 이들은 기회가 닿아서 좋은 형편이고, 어떤 이들은 기회를 얻지 못해 어려운 상황 속에서 목회를 이어가고 있다. 사실 우리가 사용하는 ‘미자립교회’라는 표현도 당사자에게는 유쾌하지 않을 것이다. 그저 함께 어울리는 동무, 친구가 되어야 하는데 함께 모이면 자연스럽게 구분이 되어버리는 안타까운 현실이다.

그래서 지난 14일에 노회 사무실에서 임원들과 함께 연합 사업을 기획했는데, 내년 4월 정도에 바자회를 열어 어려운 교회를 돕는 일이다. 그렇게 모은 기금으로 어려운 교회와 사역자를 돕고, 어떤 식으로든 힘을 실어주고 싶다.

가스펠투데이 독자들, 그리고 동료, 후배 목회자들을 위한 제언을 부탁드린다.

모든 기관들의 상황이 어렵겠지만 꿋꿋하게 서서 진리의 말씀, 사회정의를 위해 애쓰고 있는 가스펠투데이에 주님 은총이 함께하길 기도한다.

오늘날 세계가 전쟁과 분쟁 속에 빠져있다. 우리는 평화롭기를 원하지만 현실은 전쟁의 소식을 실시간으로 접하고 있다. 아이들의 눈물과 신음을 접하면서 세계 평화를 위해 더 많이 기도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한반도에서도 계속해서 우려되는 일들이 발생하고 있는데 하나님이 보호하셔서 평화롭기를, 교회와 가정이 행복하기를 소망한다. 전쟁이 없는 사회, 소소한 일상이 회복되고, 전쟁의 포성이 아니라 아이들이 태어나는 울음소리가 회복되기를 간절히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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