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월 3일 대림1주일을 기점으로 새로운 교회력이 시작되었습니다. 새로운 교회력을 맞을 마음의 준비를 마치기도 전에 불쑥 찾아온 대림절이 당혹스럽지만, 평화가 없는 이 땅에 평화의 왕으로 오신 예수님을 생각하며 새로운 희망을 바라봅니다. 이러한 대림절에 크리스마스 선물처럼 정기적으로 출판되는 책이 하나 있습니다. 그 책은 비아 편집부에서 펴내는 대림 절기를 위한 기도 노트입니다. 이번에는 『주여, 우리와 함께하소서』라는 제목으로 지난 11월 20일에 출판되었습니다. 기도 노트는 신자가 대림절 기간에 스스로 말씀을 묵상하고 기도할 수 있도록 잘 편집되어 있습니다.
10년 동안 한길을 걸은 비아
2023년은 비아 출판사가 처음 만들어진 지 1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비아 출판사는 여러 가지 면에서 한국의 기독출판에 신선한 바람을 몰고 왔습니다. 먼저, 비아 출판사는 성공회 신학을 바탕으로 많은 책을 출판하고 있습니다. 사실 한국교회에서 성공회는 주류라고 말하기에는 교세가 작은 편입니다. 독자층의 협소함에도 불구하고 비아 출판사는 다양한 성공회 관련 도서를 꾸준히 출판하며 지난 10년간 기독출판의 포지셔닝에 성공했습니다. 또한, 비아 출판사는 ‘독서운동’이라고 하는 정기 후원제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비아 출판사는 책의 제작 및 장기적인 기획이 가능하여 출판사 유지에 큰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독서운동’의 회원은 연말이 되면 비아 출판사에서 여러 선물을 받습니다. 그 선물은 바로 다음해에 사용할 수 있는 탁상달력과 대림 절기를 위한 기도 노트입니다. 물론 이 탁상달력과 기도 노트는 ‘독서운동’의 회원이 아니더라도 다른 경로로 구매가 가능합니다.
주여, 우리와 함께하소서
이번에 비아 출판사에서 만든 대림 절기를 위한 기도 노트는 성공회 신학자 로완 윌리엄스의 글로 책이 시작합니다. 비아 출판사의 민경찬 편집장은 로완 윌리엄스를 가리켜 “비아의 대표 저자이고, 제가 번역자로도 가장 많이 참여한 저자인 만큼 그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았다”라고 평했습니다. 로완 윌리엄스는 대림절에 아기 그리스도를 찾는 여정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여러분의 뒤엉킨 모습과 재능, 곧 우리를 우리로 만들어주는 수많은 뿌리를 거부하지 마십시오. 모든 걸음은 여정의 일부입니다. 심지어 잘못된 출발조차 이 여정의 일부입니다. 모든 경험은 여러분이 진리를 향해 나아가게 해줄 수 있습니다.” (3쪽)
대림절을 맞아 우리는 아기 그리스도께로 나아가지만, 그 길은 직선이 아니라 곡선이고, 밝히 드러난 길이 아니라 숨겨지고 가리어진 길입니다. 그래도 참으로 감사한 것은 저 높고 높은 곳에 계신 성자 예수님이 우리를 만나시기 위해 이 낮고 낮은 땅에 직접 오신 겁니다. 대림절은 희망의 계절입니다. 최근에 ‘정신 병동에도 아침이 와요’라는 넷플릭스가 서비스를 시작했는데요. 대림절을 맞아 우리는 이 드라마의 제목을 차용해 ‘악한 세상에도 예수가 와요’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매일 라디오나 TV를 통해 뉴스를 접하면 좋은 소식보다 나쁜 소식을 더 많이 만나게 됩니다. 가난한 사람들은 더 가난해지는 것 같고 한번 시작된 전쟁은 그칠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이 대림절에 이렇게 믿음으로 고백해야 합니다. “주님이 오십니다. 주님이 우리와 함께하십니다. 그가 우리의 모든 순간에 함께하십니다”라고 말입니다.